◆안영란씨 가족
『주교님을 모시게 됐다고 다른 교우들의 부러움이 대단합니다。저희 가족에게도 큰 행운이자 영광이지요』
민박신청자가 모자라 애태우는 사정을 듣고 막판(?)에 민박봉사를 자원했다는 안영란씨 가족은 이제 생각해보니 정말 잘했다 싶다고 민박봉사의 소감을 밝혔다。
안씨 가정에 찾아온 손님은 페루의 아우구스또 바르가스 주교로 성체대회 기간 내내 머물렀다。
미국유학에서 돌아온 지 6개월도 안 돼 집안도 마음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박봉사를 결정하기란 그리 쉽지 않지만 자신의 방을 선뜻 외국손님을 위해 내어준 10살짜리 딸아이의 협조가 결심에 큰 역할을 했다고。
『주교님의 소박하고 온화한 성품 덕분에 집안에 외국손님 혹은 고위성직자가 오셨다기보다는 할아버지가 오신듯 합니다』
늘 자애로운 미소로 아이들을 안아주는 바르가스 주교를 아이들도 따라 저녁때 모여앉은 자리에서 5살 지석군은 유치원에서 배운 무용과 노래를 곧잘 해 안씨의 집안에는 전보다 더 웃음꽃이 피어졌다。
바르가스 주교는 따뜻하고 친절한 한국인의 심성에 호감을 표시하면서 모처럼 머무는 민간인 집에서의 생활이 불편하지 않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특별히 준비한 것 없이 평소 사는 모습 그대로 손님을 맞았고 아침식사를 빵으로 전환시킨 것 외엔 민박봉사기간에 변한 것이 없다는 안씨는 오히려 매일 기도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은총을 느끼게 돼 봉사를 했다기보다는 은혜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그 어느 때보다 마음에 남고 뜻 깊은 성체대회가 될 것』이라는 바르가스 주교와 『주교님이 계셔서 한결 든든하고 안정을 찾았다』는 안씨 부부 그리고 아이들은 이제는 헤어짐이 아쉽고 서운하기만 하다。
◆권태완ㆍ김현수ㆍ윤대봉씨 가정
한국외방선교회가 선교사제를 파견하고 있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세계성체대회참가 차 내한한 주교ㆍ신부ㆍ수녀ㆍ평신도 등 4명의 방문단은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풍 아파트내 3개 가정에서 10월 3일부터 8일까지 민박했다。
파푸아뉴기니 마당대교구장 베네딕또 토바르핀 대주교는 12동 203호、야까와 신부와 평신도 아누드씨는 14동 707호、그리고 삼부이 수녀는 20동 101호에서 각각 숙식했다。
이들을 모신 40~50대 세 부부들(권태완 바오로、김원석 아니시아、김현주 야고보 안정옥 로사、윤대봉 베드로 정천혜 로사)은 한결같이 순 한국식으로、자신들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방식으로 정성을 다했는데 이들 일행이 모두가 만족해했다고 입을 모았다。
고구마 감자 옥수수 산나물 등을 주식으로 하는 파푸아 뉴기니 방문단 일행은 식사 때마다 밥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생전처음 먹어보는 국수와 김치찌개ㆍ부침개 등도 맛있게 먹었으며 온돌방 취침도 편안히 했다고 삼풍 아파트 세부부들은 밝혔다。
젓가락사용법을 몰라 포크를 사용한 야까와 신부와 아누드씨가 쇠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좋아해 안종옥씨가 이유를 물었더니 파푸아뉴기니에서는 돼지 한 마리 값이면 소 3마리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돼지고기 값이 비싸다는 것。
토바르핀 대주교와 신부를 모신 가정에서는 빨래를 하다가 일들 성직자들의 속옷 곳곳이 기워져있었을 뿐 아니라 도저히 다시 입을 수 없을 정도로 헤져있었다는 사실도 발견、『이들 선교사들의 청빈정신에 감복했다』고 말했다。
파푸아 뉴기니 방문단일행은 『너무 부유한 가정에서 생활하게 돼 처음엔 주눅이 들었으나 별나게 대접하지 않고 한 가족처럼 여겨줘 마음 편했으며、불편한 점도 없었다』고 만족 하면서 이곳 아파트는 한국의 부자계층만 누리는 특별한 수준이 아닌가고 몇 번이나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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