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ㆍ헬더ㆍ까마라 대주교의 행동은 오래전부터 나의 특별한 관심사중의 하나였다. 브라질을 포함한 라띤아메리카에서의 불의와 억압, 착취에 대해서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규모에서의 그것들에 대해서 취한 대주교의 감연한 저항적 행동이 현대 가톨릭교회의 특별한 사명과 더불어 제3세계와 선진제국에서조차 이제 막 거세차게 불붙기 시작한 새로운 해방운동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음정신에 명백히 위배되는 인간 이하의 비참한 빈곤과 부정한 방법에 의한 부(富) 사이의 고통에 찬 격차와 모순이 현실이라면 교회는 마땅히 그것에 항거해서 싸워야 한다.
그 모순이 한줌도 못되는 봉건적 특권세력과 선진제국의 신식민주의자(新植民主義者)들의 억압과 착취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 교회는 마땅히 그것을 규탄해 나서서 싸워야 한다. 그리스도는 그렇게 싸우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 그대로 대주교는 이제껏 싸워왔고 또 싸우고 있다. 「정의에 목마른 소리」에서 대주교는 아시아를 향하여 물었다. 『아시아에도 라띤 아메리카처럼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개발 착취와 수백만의 동포들을 불행하게 만들면서 부(富)를 쌓아올리는 몇몇 특권계급 즉 국내 식민주의가 있는가? 』라고. 거기에 『그렇다』라고 대답해야만 한다. 국민의 절대 다수 인근로대중은 국내 권력 및 외국의 독점자본과 야합한 80명 안팎의 대자본가에 의하여 노예의 처지나 별다름 없는 비참한 상태에서 착취당하고 있다. 도시와 공장에서 노동자들은 외국 독점자본과 국내 대자본가들에게 그들의 노동력을 가축의 사료값보다 별로 나을것없는 헐값으로 팔아야만 하며 그들의 권리주장을 위한 일체의 행동은 억압되고 있다. 농촌에서는 미공법 480조와 같은 악질적인 조건이 붙은 외곡 도입에 의한 저곡가 정책과 함께 농공부 등가교환(農工不 等價交換) 3정보 이상 토지소유 상한선 철폐 그리고 도시자본에 의한 대량 농지매입과 각종 부채의 압력으로 인한 봉건적 소작제의 부활이 농민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다. 그위에 모든 비판 모든 대화는 침묵을 강요당하고 민중은 숙명론에 빠지고 교회 지도자는 비겁하다. 이러한 상태는 분명히 대주교가 심히 우려하여 마지 않는 사태 즉「폭력의 악순환」을 몰고 올것이다. 어떻게 할것인가? 싸워야 한다 어떻게 싸울것인가? 결연히 완강하게 그러나 「비폭력」투쟁의 방법에 의하여 어디서 그 힘과 그 방법의 현대적 모범을 찾을것인가. 복음의 전투적실천 사랑의 치열한 조직화 정의평화 운동의 모범을 마하트마 간디 말틴 루터킹 돔ㆍ헬더ㆍ까마라 대주교의 행동속에 나타난 그리스도로부터 그리고 이 땅, 이 민중 자신의 슬기로운 저항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대주교의 「정의에 목마른 소리」는 우리가 스스로 그와 똑같이 『그렇다』의 외침을 과감한 행동으로서 소리쳐 그에게 대답할 때에만 비로소 전세계의 고통에 대한 보다 확실한 그리스도의 대답으로 완성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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