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차 서울세계성체대회가 성대한 막을 내렸다. 성체대회에 참석한 외국인들을 통해 한국교회 및 이번 성체대회에 대한 소감과 느낌을 알아보았다.
▩괌 도로레스보라 수녀
괌 아가나교구의 마리아 도로레스보라 수녀는 제44차 서울세계성체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10월 4일 한국을 방문했다.
성체대회 참석소감에 대해 『한국교회는 깊은 신앙과 고운 심성을 가진 교회임을 느꼈다』면서 『특히 기도하며 침묵하는 모습에서 큰 감동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5일에 봉헌된 개막미사에서 『2만여 신자들이 경건하고 고요하게 묵상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글귀가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총24개 본당이 있으며 괌 주민의 95%가 가톨릭신자인 괌 교회와 비교해 『전체비율은 높지 않지만 한국신자들의 신앙은 소수정예부대와 같다고 느꼈다』는 마리아수녀는 『한국교회에는 젊은 신자들이 많아 희망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자들을 만나면서 의혹을 느낀 점은 성호를 잘 긋지 않는 점이라고 지적한 마리아수녀는 『대중 앞에서 자신이 신자임을 알리는 것을 왜 부끄러워하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한편 서울 경복궁ㆍ절두산성지ㆍ롯데월드 등을 둘러봤다는 마리아수녀는 『신앙』과 어우러진 경제적 발전을 보며 하느님의 축복받은 교회라고 느꼈다』고말했다.
▩미국 이덕효 신부
『한국신자들이 열심히 신앙의 심화를 위해 노력하며 뛰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 기뻤습니다』
미국 워싱턴교구 라플라타 매릴랜드성당에서 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이덕효(바오로)신부.
79년 도미、 미국교회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관심은 늘 한국에 있다는 이덕효 신부는 제44차 서울세계성체대회 참석자 모국을 방문했다.
성체대회 공식행사 중 가장 인상 깊은 행사로 한 가족 만찬을 든 이 신부는 『신앙이 같다는 이유 하나로 충분히 한 가족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서 성찬의 의미를 맛보았다』고 밝혔다.
또한 여의도대미사를 『진심으로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된 큰 잔치였다』고 평한 이 신부는 『교회는 행사 위주의 교회가 아닌 실천하는 교회로서 성찬제의 정신을 심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덕효 신부는 『이번 성체대회를 통해 문규현 신부、 임수경양 사건이 해결되기를 기대한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라면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른 기본적인 이해에서 남ㆍ북상호 이해와 대화로 통일문세에 접근하는 것이 우리교회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독일 가브리엘라씨
1956년 한국에서 활동했던 AFI회원 가브리엘라씨는 제44차 서울성체대회 참석차 다시 한국땅을 밟았다.
『제가 활동하던 50년대 후반과 지금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어요. 물론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소외된 이들도 있겠지만 기도하는 신자들의 모습에서 평화와 기쁨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국 방문의 소감을 밝힌 가브리엘라씨는 『평신도들이 스스로의 역사 안에서 주체적으로 서있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성체대회 기간 중 평화의 날 축제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그는 『민중운동사를 한국적인 문화로 소화、 대동굿의 형식으로 꾸민 것은 여러모로 뜻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 가족 만찬 중 다를 가정에서 음식을 보내오는 등 따뜻한 형제애를 보여줘 매우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으로 한국교회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어느 행사가 어디서 개최되는가에 대한 안내가 잘 안 돼 불편한 점도 있었다』고 지적한 그는 『어느 정도의 불편은 신자들의 친절함으로 무마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브리엘라씨는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의 성장을 바라보면서 아프리카나 아시아 빈곤지역과의 나눔 프로그램이 제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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