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 사상과 언어학에 조예가 깊었던 프란치스꼬 회원 故 也人 김익철옹의 추모문집으로 꾸며진「민속과 서학」은 우리 한국사회에서 가톨릭이 그 토착화작업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생생한 시금석의 하나다. 특이한 유우머리스트로서 그가 젊음을 예찬하면서 평생을 누구보다 젊게 산 비결은 이 책 한권만으로도 역력히 취득할 수 있다. 그의 젊음이 복음에 대한 성실성의 반영일 뿐만 아니라 진실을 추구하는 척도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더 없는 친근감을 주는 것이다.
也人은 박학다식한 가톨릭 지성의 표본적인 위인으로 당대의 귀재임에 그치지 않고 신앙인의 멋을 풍긴다. 그의 고향이 대구도 서울도 아닌 로마일 수 밖에 없다는 충정이야말로 한국적 타성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신앙의 차원을 대변하는 것이 된다. 그에게 형식주의는 무의미하다. 그는 언제나 문을 열어놓고 살며시 하느님이 베풀어준 언어의 모든 가능성을 쉬지않고 뿌렸다. 산언어 목창적인 사색의 활력 그리고 행복의 열매가 다소의 괴로움이 앞선다 하더라도 결국 그의 것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일 수 있음은 매우 대견스런 일이다.
제2편 논설ㆍ수상 제2편 번역문 제3편 문학론 제4편 소론ㆍ단문 제5편은「야인문집」그 첫째권으로 기념 출판된 것인데 생활속에 파고든 가톨릭의 참모습이 퍽 인상깊다. 성바오로 출판사 B6판 370면 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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