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기쁜 소식을 전파하시는 설교를 시작한 대목부터 지금까지 해설해 내려온 대목까지를 간추려 보자.
예수께서 갈릴래아의 한 산언덕에 올라가셔서 드디어 입을 열어 가르치기 시작하신 것은 새 나라에 약속된 행복이었다. 그것은 가난한 이에게 하느님나라, 슬픈 이에게 위로, 온유한 이에게 땅, 옳은 일을 갈망하는 이에게 만족, 자비로운 이에게 자비、깨끗한 마음이 하느님을 뵙게 됨、평화도모에 하느님아들 자격、박해받는 이에게 하늘나라였다.
이 진복팔단(眞福八端)의 선포는 권세와 재력으로 행복을 추구하던 세상 사람들에게 신앙의 나라의 강령을 선포한 것이었고, 당신 자신이 사형재판을 받는 법정에서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있지 않다」고 선언하신 것과 대칭된다.
그리고 옛 율법과 새 법에 관한 첫 설교가 뒤따른다. 살인불가는 물론 온화한 마음이 필요하며、간음불가는 물론 깨끗한 마음이 필요하며, 가정생활을 거룩하게 할 것이며, 지키지도 못할 맹세에 하느님의 이름을 둘러대지 말 것이며,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선으로 대할 것이며,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6가지 조항으로 사회윤리의 변혁을 일으켰다. 예수님의 설교는 둘째단계 위선, 셋째 단계 충고와 권고의 순으로 뒤따르게 될 것이다.
오늘은 지금까지 해설한 것을 정리하는 뜻으로 율법의 혁신이 어떤 뜻을 지니는가를 알아보기로 한다.
율법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예수의 일생을 이해할 수 있다. 원조아담의 원죄로써 하느님께 대한 충성을 저버린 지 몇 천 년이 흘렀다. 그 후 사람들은 하느님께 불충하여 죄스러운 생활을 한 것으로 성서는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러다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 하나 있었다. 아브라함이다. 그는 신앙으로 하느님께 충성하였기 때문에 불림을 받았다. 그 충성심에 대한 보상으로 하느님은 그와 성약(聖約)을 맺으셨다.
앞으로 번영하는 백성의 아버지가 될 것이며, 그 백성을 하느님의 백성으로 삼으시겠다는 것이었다. 하느님은 이 백성에게 충성심 하나만을 요구하셨다. 이 백성은 훌륭한 성조들의 영도로 처음에는 잘 나아가는 듯 하다가 에집트로 집단이민을 간 후 거기서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세속에 물들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거기서 고기반찬으로 배불리 먹으며 세속의 안락과 태평세월에 젖어 있었다(출애16, 3). 그들의 마음은 굳어졌고 귀를 틀어막고 하느님의 말씀을 외면하였다. 그들은 하느님께 복종하기를 거부하고 하느님께서 떨어져 나아가 목에 힘을 주어 뻣뻣하게 되었다(출애32, 9).
이에 하느님은 배은망덕한 백성을 저버리지 않고 이들을 구해낼 방도를 다시 강구하셨다. 모세를 민족의 영도자로 세우시고 그와 새로운 성약을 맺으셨다. 아브라함과의 첫 성약에서는 자유로운 믿음으로 충실성만을 요구하셨지만 이번에는 계명을 내리시고 그 계명을 지킬 것을 요구하셨다. 그리고 하느님은 계명을 지키는 백성에게 구원을 약속하셨다.
이것이 시나이산에서 모세에게 주신 십계명이며 모세는 이 십계명을 광야에서 방황하는 백성에게 선포하였다. 십계명은 인류에게 만대에 불변하는 하늘의 도리이며 인간이 지켜야할 인륜의 줄거리이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유대아인들에게는 그 근본정신이 왜곡되어 전해졌다
십계명은 본래 인간을 구원하는 조건으로 주어졌지만 오히려 인간을 속박하는 율법으로 변질되었다.
십계명은 당신백성을 불행에서 건져주기 위한 하느님의 성약으로서 「…하지 말라」는 금지명령으로 성문화한 자연법의 표현이다. 그것은 하느님 외에 다른 신을 숭배하지 말 것, 우상을 섬기지 말 것, 하느님이름을 거짓 부르지 말 것, 안식일을 지킬 것, 부모를 공경할 것, 살인하지 말 것, 간음하지 말 것, 도둑질하지 말 것, 남의 집이나 아내를 탐내지 말 것(출애20, 1~17:신명5, 6~21).
이것을 성아우구스티노가 정리하여 교회시대의 십계명으로 쓰고 있는 것인데 정리된 십계명은 구약성서의 십계명과 내용은 같지만 조항이 다르다. 역사화 된 십계명은 간음금지조항이 7계명에서 6계명으로, 원본의 제10계명을 둘로 나누어 9계명이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는 계명으로 되었고 본래의 2ㆍ3계명을 하나로 묶었다. 십계명은 하느님께 대한 도리, 인간에 대한 도리, 사회에 대한 도리를 구약시대에는 금지명령으로 표현했던 것을 그리스도의 새 법은 이것을 하느님사랑, 사람사랑, 사회사랑으로 바꾸었다.
하느님이 모세에게 주신 십계명은 「…하지 말라」는 금지명령으로 인간의 외부행위를 다스리는 명령임을 알 수 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새 법은 인간이 내부로부터 정화되는 양심의 법이다. 산상교훈에서부터 시작하여 원수까지를 사랑하라는 율법의 교정은 사람이 죄를 짓지 말도록 하는 계명의 차원을 넘어서 모든 사람을 하느님과 같은 완전한 사람으로 만들어 새로운 백성을 형성하기 위함이었다. 모세를 통하여는 율법이 왔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는 은총과 진리가 주어졌다(요한1, 17). 이것이 사랑의 새 법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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