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례기」로 작가의 착실한 자세를 보인 방영웅의 제2작품집「달」은우리의 전통사회가 어떻게 변모되어 왔는가를 보여주는 이정표에 대신한다.
이 작품의 무대는 오얐리로 되어있는데 온갖 미신과 무속으로 가득찬 전설적인 마을이다. 전설이 어떻게해서 하나하나 무너져가는가를 우리는 아주 재미있게 지켜볼 수가있다.
김서방과 순이네가 불의의 관계를 맺었다해서 처참한 죽음을 당하는 애기부터가 한에 맺힌 사연으로 오얏리 부부고개에 깔려있고 전통사회의 수호자로안 무당이 끝까지 버티다가 마침내는 손을 들고마는 대목에 이르도록 처량하고안스런 토착민의 정한이 눈시울을 적신다.
그러나 이 작가가 보여주는 한국의 촌락사회의 모습이란 아직도 미숙한 작가의식탓인지 구조적인 파악에는 어딘지 등한하다는 인상을 지워버리기가 어렵다.
「분례기」가 빈틈없는 구성위에 재치있는 충청도방언의 구사로 세련된 작품효과를 거두었고. 「달」에서도 그러한 작가적 재능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능이 민중적 리얼리즘에 미흡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요청됨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작품은 제2회 한국창작문학상을 받은 역작이다.
홍익출판사 刊 B6判 296面 6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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