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교단은 14일 제4회「평신도의 날」을 맞아「주교단 공동교서」를 발표, 전국 가톨릭 신자들과 선의의 모든 형제들을 향하며『오늘의 부조리를 극복하자』고 호소했다. 25항에 걸친 공동교서는 한국의 현 실정을 분석, 너무도 보편화된 사회의 병폐 앞에 교회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진정한 사회정의를 가르쳐야할 사명을 절감하게 되었음을 밝히면서 사회정의의 두 기둥인「공동선」과「인간의 존엄성」구현을 위한 교회의 명백한 태도를 밝혔다.
교서는 또 「마지막 호소」에서「교회에 대하여, 순수한 양심을 지키고 따르는데 온갖 고통과 희생을 각오」하고 다소의 현세적 손실과 때로는 부당한 간섭과 억압을 당하드라도 솔선해서 양심적 생활을 보여주며 특혜와 뇌물제공의 유혹을 용감히 물리침으로써 우리 사회를 혼란케 하는 온갖 부정부패를 일소하는데 앞장서겠다는 결연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우리가 많이 보아온 교서와 달리 현실에 대한 냉철한 비판위에 선의의 모든 형제들에게「정의와 사랑의 사회」를 부르짖은「공동교서」에 대해 주교회의 사무국장 김남수(안젤로) 신부와 애기를 나누어 본다.
-공동교서를 발표하게 된 교회의 입장은 어떠한 것인지?
『아시다시피 급변하는 세계 정세 안에서 우리의 위치를 지키며 특히 공산주의와 대결하기 위해선 정부와 국민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국민총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심정은 반공을 놓고 볼 때 상대적으로 민주사회가 살기좋은 곳이라는 자존심을 갖기엔 너무 많은 불만과 불평을 안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 원인은 파행적인 사회발전에서 오는 정신빈곤과 이에 따른 부정부패라고 봅니다.
그것을 꾸짓기는 쉬우나 시정작업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교단은 심사숙고한 나머지 각계의 가톨릭 신자와 선의의 형제가 한뜻이 되어 시정의 대열에 앞장서자는 뜻에서 마련된 겁니다. 』
-말하자면 교회가「예언자적 역할」에 등한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사회속의 교회가 현실을 직시하며 그리스도의 유산인 정의ㆍ사랑을 실천함은 그 임무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악질 자본주의의 횡포에서 공산주의가 싹틀때 교회는 경고를 아끼지 않았고 「러시아」혁명 직전에도「쨔르」정권에 누차 충고를 보냈으나 부패한 정권은 오히려 잡아 가두었습니다.
이런 역사과정에서 볼 때 5ㆍ16 이후 근대화 신념속에 경제발전을 이룬건 사실이나 빈부의 격차는 날로 심해가고 몰지각한 일부 지도층의 부정부패는 국민총화를 결정적으로 해치고 있습니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공산주의에 대항하며 바른 사회발전을 볼 수 있겠습니까?
역사적 과정을 피할수 없는 것이지만 그 기간을 줄여야겠습니다. 』
-공동교서 준비과정에서 나타난 주교님들의 의견은 어떠했는지?
『초안을 작성해서 주교님들에게 들리자 어떤 주교님은 좀 더 구체적인 문제까지 솔직히 다루자는 강경론을 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교회의 뜻은 냉철한 이성을 유지하며 사회에 반성의 계기를 만들어 주는데 있는만큼 이 점을 이해하고 교서를 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요사이 성직자들의 태도를 어떻게 보는지?
『사회정의 구현을 부르짖는 소리를 막으려고만 하는 정부의 태도는 오히려 부정부패를 덮어두려는 듯한 인상을 주는것 같습니다. 올바른 소리를 막아 정부와 국민을 갈라놓는 듯한 근시안적인 태도는 버려야 합니다. 』
-「공동교서」는 부조리 극복에 앞장서겠다는 결연한 태도 위에 자신의 부정부패 요소 추방을 부르짖었는에 이 점에 대해서?
『현실이 뇌물과 부정과 타협치 않고는 일을 할수 없다보니 교회도 부정부패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현실적 불편」이 온다 해도 과감히 뿌리칠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겠습니다. 우리가 다른사람과 같이 거짓말이나 하고 특혜를 추구한다면 남을 탓할 자격이 없습니다. 일부 교구에서는 이미「뇌물 안주기」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민주사회의 일원인 우리는 먼저 자신의 정의를 실현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닙니까? 이런 의미에서 교서는 우리에게도 준엄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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