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과 무지와 폭력이 만연한 가운데 영양실조와 비위생적 환경으로 사선과 맞딱뜨려진 곳, 남미의 에콰도르. 이곳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복음적 삶을 나눠오고 있는 예수그리스도 수녀회 김옥 베로니까 수녀와 유스콜라스티까 수녀를 만나 이곳 에콰도르의 의료 및 복음선교에 관해 들어보았다.
지난 84년 9월 남미 에콰도르 콰야스주 꽈야낄대교구 빨말본당에 파견, 복음을 전파해 온 이들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들의 문화와 습관을 온전히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다』면서 『처음에 많은 이들이 질병과 가난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매우 충격을 받았었다』고 덧붙였다.
에콰도르는 남반부에 위치한 태평양연안 지역으로 일년내내 무덥고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3개월간이 우기(雨期)로 약간의 강수량을 보이는 건조지역이다.
주민들의 9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이지만 성서를 가진 이들이 거의 없으며 기도생활을 하는 사람도 드물다. 게다가 신양에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신앙교육이 절실한 실정이다.
태어나자마자 세례를 받지만 그 후로는 신앙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생활한다. 그러다보니 성호조차 그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에콰도르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극심한 빈부의 문제. 소수만이 경제적 사회적 이익을 누리는 반면 다수의 농·어촌 주민들은 절대빈곤상태에 놓여있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상태에서 농사에 종사한다는 것은 토마토나 옥수수 정도를 재배하는 것으로서 결국 대부분 굶주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 김옥 수녀는『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원시적인 방법으로 그물을 쳐서 생선을 잡거나 몇몇 부유층이 소유한 배에서 잡은 고기를 나르는 노동력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6·25동란 후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인 이곳은 첨단과학시대인 오늘날에도 의료시설·의약품부족과 관심부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어이없이 죽어가고 있다.
너무 쉽게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이라면 살 수 있는데』하는 생각으로 의료선교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힌 김 수녀는 『가톨릭신문』(86년 6월29일자)에서 가톨릭의사협회의 의료선교프로그램에 관한 기사를 읽고 도움을 구하면서 직접적인 활동을 개진했다』고 밝혔다.
86년8월 에콰도르 선교팀의 지원요청을 받은 가톨릭의사협회는 곧바로 지원계획을 수립, 국내에서 각종 의약품, 약1톤(2천만 원 상당)을 수집하여 9월초 현지에 공수했으며 그 후로도 두 차례에 걸쳐 의약품을 보내주었다.
특히 89년 8월2일부터 28일까지 빨말본당 및 10여개의 공소를 중심으로 진행된 한국가톨릭의사협회 의료팀활동은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웃마을 보건진료소에 스위스 신부님이 한분 계셨는데 평신도 의사들이 자연스럽게 방문, 진료를 해주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무척 부러웠었다』고 밝힌 유 수녀는 『한국인의 긍지와 한국교회의 모습을 강하게 보여준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 열대지방 주민들의 성품이 그러하듯 낙천적이고 느긋한 에콰도르 주민들은 하루 14시간 이상 진료에 매달리는 한국 의료진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김중호 신부·강남성모병원 박성학 박사·중앙대의대 조승열 박사(기생충학)와 봉사자 김순영씨 등 4명으로 구성된 이들 진료팀은 오전에는 본당, 오후에는 공소를 돌며 순회진료를 실시했으며 기생충감염 실태조사도 벌였다.
『의료팀이 돌아간 뒤에도 처방전을 그대로 가져와 약을 얻어가는 사람들도 많은 실정』이라고 전한 김 수녀는『이번 한국의료진 활동이 이들에게 병에 대한 무지와 회복에 대한 무지와 회복에 대한 체험상태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진료를 통해 의료팀은 식수원 문제 「가축」 등의 분진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의 높은 발병 등 근본적인 문제의 요인을 규명, 에콰도르 주민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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