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위한 조직
교회안의 대화가 효과적으로 전개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과 조건을 연구한 우리는 조직의 필요성을 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의의, 조직의 한계점들을 함께 고려했어야 했다. 현대는 격동하는 시대로서 변하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 그런데 이 격동하는 사회내에는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인간은 자기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총동원하여 자기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모든 조직을 거부하는 소위 말하는 반제도주의가 생기는가 하면 그와 반대로 기존조직 체제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조에 적응하려는 전통주의도 있다. 이것을 일컬어 양극화 현상이라고 하기는 하나 우리가 느끼는 바는 양자가 다같이 모색하고 있는 것은 자기의 사상과 존재와 업적을 어떻게하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바로 그것이다. 다시 말하면 각자는 자신을 발표할 수 있는 조직적인 표현방법을 탐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인간은 연령 지위 지식이 서로 다르면서도 악을 조장하는 불균등을 없이하고 대화를 통해 새로운 평등을 찾으려는 욕망을 갖고 있으며 대화할수 없는 상태에 있으면서 자신의 말이 들리게 하기 위해서 조직을 바라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싫던 좋던 조직은 인간생활에 절대로 필요하다. 그 조직이 지역적이든 교육정도에 따르든 이해관계를 위해서든간에 조직은 대화를 위해서 있고 또 대화는 조직을 낳게 마련이다.
조직의 의의
심포지움 참가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주장한 것은 조직이 그 성원들의 필요와 발표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조직이 존재할수도 의의를 가질 수도 없다고 했다. 조직을 위한 조직은 영혼이 없는 육신과 같다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조직이 대화의 광장이 되고 대화를 실지로 가능하게 해주고 대화를 유발해 준다면 그 조직은 산조직이 될 것이다. 그래서 조직이란 생명과 활동의 원천이 된다. 조직은 개별적인 것을 한묶음해서 단체적으로 만들며 공동체를 이루어준다. 교회내의 대화에 있어서도 조직은 사목적인 의의를 갖는 것은 물론이다. 공소 본당 교구 관구 전국 등의 조직은 교회공동체를 표시하면서 사목적 의의를 갖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있는 사실이다.
조직의 한계점
이와같이 필요한 조직이 한계점을 갖고있다. 조직은 마술적이거나 기적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조직만 하면 만사가 해결된다는 사고방식은 금물이다. 조직은 문제를 발견하게 하고 문제를 연구하게 해서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 한국신자들에게는 중대한 교훈이 된다고 본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회니 협의서니 단체니 하는 것을 조직하지만 그것들이 대화의 광장이나 상호교환의 장소가 되지못하고 회장과 임원들에게 만사를 맡겨놓는다든지 또는 직책을 명함에 기입해서 명예를 찾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때가 많은 것을 우리는 목격한다. 조직은 대화를 위해서 있고 대화의 필요성이 조직을 필요로 하게 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하는 바이다. 그래서 교회안에 단일조직체란 모든 신자들의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 조직은 마치 생활이 다양하듯이 다양해야 함은 물론이다.
조직의 다양성을 교회는 종적조직은 물론이지만 횡적조직도 발전시킴으로써 가지게 될것이다. 그리고 교회내의 조직에 있어서 노동사회나 기업사회의 조직을 연구하고 그 장점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결론
이번 심포지움은 3월 20일 오전 11시에 심포지움 참가자 일동이 교황 바오로 6세를 알현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페막되었다. 교황께서는 한시간 여의 강론을 통해서 교회내의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셨고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공동체 의식을 가지도록 애절히 호소하셨다.
이상「로마」에서 있었던 세계 평신자「심포지움」의 토의와 연구내용의 보고였다. 그러나 문제는 어디까지나 실천에 있다. 대화는 억지로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보면 대화를 받기 위해서 우리는 기도중에 대화를 위한 자신의 교육을 소홀히 말아야 할것이다.
지금까지 13회에 걸쳐 세계 평신자「심포지움」보고를 마치고「교회안의 대화」에 대한 한국교회의 의견을 주교, 신부, 평신자로 갈라 3회에 걸쳐 다음호에 계속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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