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를 여는 새해 벽두에서「가톨릭시보」의 신년호가 지령7백호를 기념하게된 것을 충심으로 축하한다.
「가톨릭시보」는 초창기에 몇몇 평신도들이 가난에 시달리면서 침식을 잊고 교회의 홍보사명을 위해 온갖 노고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을 맞이했다.
그들은 이 모든 시련을 신앙에서 받은 보람으로 이겨나갔다.
그리스도의 정신이, 그리스도의 사랑이, 지면을 통해 방방곡곡에 흩어져 사는우리 신자들에게 전해진다는 데에 보람을 느꼈던 것이다. 특히 제2차「바티깐」공의회 때에 전세계 주교들이「로마」에 모여교회생활의 앞날을 토의ㆍ모색할 때「가톨릭시보」는 우리한국교회가 온세계 교회와 호흡을 같이 하게하는 중요한 역할의 한몫을 담당하였다고 믿는다.
바야흐로 우리는 격동과 발전의 60년대를 보내고 희망과 불안이 엇갈린 70년대를 맞이했다.
국제적으로 국내적으로 또한 교회자체로서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이 세대의 전환점에서 앞날을 전망할때 70년대의 우리나라는 무엇보다 물질적인 면에서 비상한 발전을 할 것인 반면 정신적인 면에서는 더 큰 시련을 겪지않을까 여겨진다.
우리나라 주요도시들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국토의 전면으로 뻗어 나감으로써 전국은 1일 생활권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과연 시간적 공간적으로 지리적 여건이 좁혀졌다고해서 모든 인간과 인간의 거리, 마음과 마음의 거리도 가까워 질 것인가?
오히려 사람들은 참된 인간적인 교류, 참된 우정과 사랑을 갈망하게 될 것이고 참된 마음의 고속도로를 아쉬워 할것이다.
한편 신앙의 위기는 커지겠지만 사람들은 물질만이 아닌 다른 무엇이 없는지 더 간절히 추구하게 될 것이다.
70년대에는 교회나 개개인의 신앙생활에 많은 시련이 닥쳐오겠지만 그럴수록 교회나 신앙의 본질은 더욱 뚜렷이 드러날 것이고 보다 더 순수한 본연의 자세로 점차 돌아갈 것이다. 또한 그래야만 교회나 신앙인은 존속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지령 7백호를 맞이한「가톨릭시보」를 보고 과거 2년간「시보」를 직접 운영해본 사람으로서「시보」가 지닌 본연의 사명과 중요성을 새삼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시보」에 종사하는 사람들역시 모두가 완벽하지못한 인간이었기에 때로는 실수를 범한적도 있었을 것이고 본의아니게 교회건설에 누를 끼치는 사례조차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신자들은 현대가「매스콤」의 시대이며「매스ㆍ콤」을 통해 복음을 전파해야하는 현실을 생각하고 하나뿐인 교회신문의 질을 더욱 높이고 더욱 널리보급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가톨릭시보」는 실제 사회구조가 다원화하고 복잡해가는 이때에 사회 각계각층에서 그리스도의 정신이 침투할 수 있도록 가일층 노력하고, 신자와 신자 본당과본당, 교구와 교구를 더 밀접하게 연결 함으로써 모든 이가 신비체인 그리스도의 광장으로 모여들 수 있는 마음의 고속도로를 틔우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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