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요한14·6) 이 말씀은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다. 따라서 산길·들길·촌길·국도·고가도로·고속도로· 모두가 크리스찬적 의의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뿐아니라 모든 길은 그리스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길이란 지구상의 두 점을 연결시키기 위해 그어진 선이며 그러기에 길 없는 마을은 고립된 마을이며 길은 인간의 상통, 일치를 의미한다. 세계일치, 국가간의 일치, 남북일치, 교회일치, 종교일치, 그외 모든 일치는 크리스찬의 목적이고 하느님의 선물이다. 그리고 또 모든 일치는 평화의 절대적 조건이다. 일치가 없는 곳에 평화가 없다는 것을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 민족은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구라파대륙이 여러나라로 갈라져 있고 언어와 풍습 사상과 주의가 서로 다르나 경제적으로는 구주공동시장이 생기고 정치적으로는 구주연합국을 이룩하자는 욕망이 싹트고 사상적으로는 평화공존운동과 교회일치 운동이 활발하게 된 원인중에 도로와 고속도로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잊을 수 없는 사실이다. 분리된 구주제국이 점차 일치해가는 것은 서로간의 교류가 쉽게 된데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고속도로는 인물과 사상과 감정의 교류를 더 민활하게 해주며 사람과 사람 도시와 도시 사회와 사회를 더 가깝게 해 줄 것이다.
1970년 6월 이내로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된다고 한다.
그러면 서울~부산간을 잇는 국토의 대동맥이 될 두 줄기의 검은 선이 뻗게 될 것이고 한국전체가 일일생활권 내로 들어갈 것이다. 아침에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용무를 마치고 저녁에 부산에 돌아와서 잘 수 있을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고속도로는 우리나라의 경제순환을 훨씬 더 쉽게 해 줄 것이며 따라서 우리나라가 그만큼 더 발전하였다는 표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지 1면의 신년사에서 김 추기경이 전술한 바와 같이 고속도로가 완성되었다고 사람과 사람간의 상통이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상통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며 땅위에 놓여진 고속도로처럼 우리는 마음의 고속도로 정신적 고속도로를 하루빨리 놓아야 할것이다. 여기에는 서로의 교류를 더 빈번하게 하며 서로 마음의 장벽을 무너뜨려야 하는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70년대는 종래 우리사회의 불신풍조를 불식하고 신뢰와 협동으로 마음의 고속도로를 닦음으로써 정신적 번영을 가져오는 시대를 이룩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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