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당시 나는 14세의 소년으로 중학교 2학년 학생이었습니다. 그즈음 미국폭격기의 공습을 피하기 위한 방공호 시설공사에 소년이었던 우리들도 어른들과 함께 노동을 하였습니다.
8월 6일 아침도 언제나 마찬가지로 시작되었습니다. 저의 동급생 친구들 5~6명은 오오다가와강 상류에 모여 있었습니다. 이때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이 B29의 갑작스런 폭음을 듣고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는 일제히 하늘을 찾아보았습니다. 일순간 태양광선에 반사된 콩알만한 비행기를 보았습니다.
잠깐 사이에 날아가 버린 비행기의 자취를 쫓고 있을 때 우리들의 눈앞엔 돌연 짙은 노란색이 빛났으며 다음 순간에 가벼운 어두움이 드리웠습니다.
나는 몸의 위험을 본능적으로 느끼고서 재빨리 그 장소에 엎드렸지만, 동시에 몸 전체가 무언가로 강력하게 맞는 듯 했으며 이상한 열기를 느꼈습니다. 그곳은 폭탄투하지역에서 북쪽으로 반마장정도 떨어진 장소였습니다. 순간 나는 머리 뒷부분과 등전체, 두발과 두 다리에 화상을 입고, 저의 살갗은 갈갈이 찢겨졌습니다. 숨이 넘어가는 듯한 심한 고통이 온몸을 감쌌고,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나 자신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꼬마소년(Little boy)」으로 부르는 세계최초의 원자폭탄에 의해 내가 태어나고 자란 히로시마는 한순간에 폐허가 되었습니다. 수십만의 사람들이 존엄한 생명은 잃었습니다.
전쟁은 우리에게 죽음을 가져왔고 파멸을 남겼습니다. 더구나 원자폭탄은 한번으로만 그치지 아니했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몸에 밴 방사능은 그들을 죽음의 공포에 몰아넣었고 다음세대에까지 그 피해를 유전시키고 있습니다.
오늘날, 온세계가 가지고 있는 핵무기의 위력은 히로시마에 투하 되었던 원자폭탄의 몇 천배에, 몇 만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전세계를 가루로 만들 수 있는 무서운 위력을 가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핵전쟁에 반대하는 의식이 강화되고 있으며, 평화를 향한 새로운 노력과 결의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교황 요한바오로2세께서도 히로시마의 피폭지점에 서서 『히로시마를 생각할 때 핵전쟁을 거부해야 한다』고 전세계 사람들에게 호소하셨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평화를 목표로 삼으며, 그리스도 안에서 한마음 한 몸이 되어 그리스도 평화의 길을 걷지 않겠습니까?
주여, 우리의 기원을 들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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