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망은 한이 없는 것. 그 욕망과 현실과의 틈이 크면 클수록 이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삶의 불행도(不幸度)도 커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주께서도『마음이 가난한 자는 진복자』라고 했던가.
여기 비록 그리 부유한 가정은 아니지만 현실에 만족 할 줄 알고 웃음이 그칠새 없는 단란한 가정이 있으니 바로 박채환(세꾼도 무학중학교사ㆍ34) 김남선(도로테아ㆍ31)씨 부부 가정.
경산군 하양면 도리동 무학산 기슭에 우뚝선 무학중학교운 동장 바로 아래 나지막한 기와집 한 채. 여기가 바로 박채환씨 부부의 행복의 산실이다. 방안에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찬몸을 훈훈히 녹여준다. 그리 값진 가구는 아니지만 모두가 깨끗이 정돈되어 제자리에 잘놓여있다.『저희들이 결혼한 후 오늘같이 기쁜 날은 없었어요』막 자리에 앉은 기자에게 박씨와 얼굴생김이 흡사하게 닮은 부인 김 여사가 얼굴을 붉히며 던진 첫 말이었다.
평소 남의 모범이 될 생각은 없었으나 적어도 다른사람의 손가락질을 받는 일만은 없어야 겠다고 합심ㆍ협력, 가정화목에 노력한 보람 있어『멀리서 소문을 듣고 찾아줄 정도가 된 것』이 한없이 기쁘단다.
이들 박 씨부부가 결혼하기는 지금부터 8년전 62년 2월 22일이었다다고. 2자와는 깊은 인연이 있는지 지금슬하에 두고 있는 자녀도 신희(젤마나ㆍ5) 경미(수산나ㆍ3) 딸만 둘이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돌아오면 박씨는 아이들의 아빠라기 보다도 그들의 가장 친근한 동무로 이들과 어울린다고한다. 아이들과 함께 장난치고 딩굴며 놀 때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을 깨끗이 잊을 수 있다고. 천성탓인지 애들만 보면 귀엽고 사랑스러워 못견딜 정도로 애들에겐 다정한 아빠라고 한다.『아빠를 마치 동무같이 생각하니 애들의 버릇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라고 부인 김 여사가 말한다. 그래서 이들 다정한 내외간에도 아이들 교육문제로 가끔 의견충돌이 생긴다고 한다.
이아이들을 위해 이들 부부는 가히 넉넉치 못한 살림에서도 조금씩 저축해 나간다고 한다. 시골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치솟는 물가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아직 받지않고 있지만 역시 여기에 관심이 없을 수 없다.
직장을 따라 이곳 하양에 와 있지만 고향에서 농사일을 돌보고있는 노부모가 항상 걱정된다고 한다. 벌써 몇해전부터 합가(合家) 할려고 했으나 농사에 애착을 가진 노부모들은 고향을 떠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비록 저는 직장 형편상 이렇게 분가해서 살아가지만 역시 부모님은 자식들이 모셔야지요』오늘날 부부중심의 소가족제도에로의 가족제도의 변천추세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태도이다. 그래서 금년에는『무슨 일이 있어도 부모님을 꼭 모셔올 작정』이라고 한다.
박씨는 현재 하양성당의 운영위원이란 중책을 맡고 있지만『성당을 위해 좀더 희생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는 것이 죄스럽다』고 겸손해 하기도한다.
결혼한지 8년이 되지만 아직까지 부부간에 싸움같은 싸움한번 못해봤다는 화목한 가정! 그 가정의 평화의 비결은『서로가 이해하고 모든 생활을 가정중심으로 해나갑니다. 왜 옛말에 소문만복래란 말이 있지 않았습니까? 될 수 있는데로 웃으면서 말하고 웃으면서 대답하는 가운데 가정평화는 자연히 깃들기 마련이지요』라고 한다. 그리고 설사 바깥에서 언짢은 일들이 있어도『이것을 집안에 까지 끌고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외부에서의 불상사를 집안에까지 끌고 와서 가정분위기를 흐리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말이다. 웃음이 그칠사이가 없는 이 가정에 불행의 그림자는 접근할래야 할 수도 없으리라.
일요일 모처럼의 여가를 이용, 아이들의 손목을 잡고 낚싯대를 메고 나설 때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부러울 것이 없다고 한다.
만족할 줄 아는 생활분수에 맞는 삶을 즐길 줄 아는 생활-. 평범하면서도 따르기 어려운 이생활속에서 오늘도 박채환씨 부부가정에는 웃음과 평화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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