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바티깐」공의회를 계기로 하여 가톨릭교회는 하느님께로 향하려는 인간의 모든 노력을 보다 넓게 이해하고 그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구세사적 입장에서 교회 사명을 명백하게 했다. 그후 가톨릭이 그 사명을 어느정도 실천해왔으며 주위에서는 어떤 반응이 일어났으며 일치운동의 전반적인 진전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살펴보면 앞으로의 일치운동에 있어서 우리가 취해야할 방향이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본다. …□
당초부터 부르짖은 대화(DIALOGUE)란 말마디는 종래의 선입견이나 독선적인 견해를 없애고 타종파나 타종교들이 가톨릭에 접근하는데 지름길을 마련해준 것은 사실이나 4세기 이상 내려온 분열의 상태를 당장 해결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각 종파간에는 우선 선의의 상호교류나 그리스도의 복음전파를 위한 새로운 시도 등으로 상호이해와 협조를 도모하게되었다.
종파간의 교류
일치운동이 제창되자 이 위대한 그리스찬의 공동사명을 수행하기위하여 지역적 국가적 혹은 세계적 규모의 상호교류를 위한 행사가 거행되었다. 지역적으로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의 상호교류행사는 두말할 나위 없고 전세계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행사가 많았다.「웁살라」에서 열린 세계교회 협의회에 가톨릭 신부가 신학전문위원회에서 연설을 한 것을 비롯여 루터교세계연합회는 1970년에 열린 제5차총회에 일치운동을 의제로 택했던 것이다.「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사이를 화해시키기 위한 교회의 임무」란 제목으로 채택된 이 의제의 내용은 각 종파간의 공동예배가 가능할뿐 아니라 필요하다는 것이다. 초안자중의 한 사람인 하딩 마이어 박사는『이러한 관점이 비록 교회의 조직을 바꿀만한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며 신학자들이 합의한 사실이 아니더라도 희망찬 내일의 일치와 복음적 동료의식을 촉진하는 요소임에는 틀임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백악관에서는 닉슨 대통령의 주선으로 여러교파간의 합동예배가 거행되었다. 여기서 전 주유엔레바논 대사를 지낸바 있는 말리크 박사는 닉슨의 시도를 찬양하고『이러한 시도는 인류에게 평화를 촉구하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며 미국뿐아니라 전세계의 운명에 근본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했다.
또한 가톨릭 신부로서는 최초로 미국 교회협의회의 상임위원이 된 예수회의 테이비드 보만 신부는 적어도 미국에서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를 망라한 전국연합기구의 청설 가능성이 계속 커지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예로 가톨릭측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전국교회협의회에 정식가입이 가능하다는 점과「텍사스」주에서는 이미 실현되고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나아가 동협의회의 총장을 지낸바 있는 아더 플레밍 박사는 가톨릭의 참여를 촉진시킬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려는 계획이 수년전부터 시도 되어왔다고 주장했다.
독일「봐르트 부르그」에 있는 루터교 신학교에서는 일치신학을 공동연구한 가톨릭, 장로교, 루터교의 신학생 30여명이 일치신학의 학위를 받은 일도 있다.
이와같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상호교류의 이면에도 어두운 그림자는 있다.
즉 일치운동 전반에 걸쳐 젊은 세대가 소극적이란 점은 일치운동의 계속여부에 직결되는 것이며 또 한가지는 일면에서 보이는 지나치게 급진적인 획일주의는 기존종파의 생존권을 일방적으로 침해함으로써 일치운동과 역행하는 반동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성공회와의 관계
영국교회는 애초부터 일치운동의 주도권을「바티깐」이 수행해줄 것을 원함으로써 그 관계가 한층 긴밀해졌다. 따라서 어느종파보다도 일치운동의 세부적 고찰을 많이 해왔고 거기에 가로놓인 장애물도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는 것같다.
이 사실은 교황께서도 성공회의 고위 성직자들을 접견하실 때 인정하신바 있으며 나아가 성공회가 일치운동에 있어서 가장 진실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찬양하셨던 것이다.
1970년 7월 12일에 있을 성 토마스 베케트의 순교8백주년 기념행사때엔「캔터버리」의 램지 대주교가 강론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같이 일치운동이 구체화된 반면에 그 애로사항도 뚜렷하고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즉 지난해 북아일랜드에서 일어났던 종교분쟁이나 성공회 성직자들의 집단개종 등은 일치운동을 위협하는 요소로 들 수 있다. 16세기 종교개혁때 순교한 40위의 시성식 문제도 역시 일치운동에 달갑지않은 영향을 미치고있다. 따라서 성공회와의 일치운동은 한층 더 세부적으로 검토해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비그리스도교와의 관계
그리스도교사이의 폭넓은 일치운동은 비 그리스도교 세계에까지 자극을 주게되었다.
전세계 이슬람교에 영향력을 가진「카이로」의 알아자르센타는 그리스도교간의 대화에 이슬람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세계교회협의회가1970년「베이루트」의 세계기독교대회에는 힌두교와 이슬람교 및 불교의 대표들이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등 대회 준비위원중의 한 사람인 사마르타 박사는『오늘날 종교의 다원주의는 학술적 논점이 아니라 경험적 사실이다. 따라서 각기 다른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이라해도 인권, 평화, 인간의 미래 등과 같은 문제는 인류의 공동관심사로 토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학적 문제
신학적인 문제는 선의의 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하여 일단 미뤄졌던 것이나 어느점에 가서는 결국 공동연구를 하지 않을 수 없게되는 것이다. 혼종혼에서 난 아이들의 문제는 일차적인 교류를 시도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좌절감을 느끼게하는 것이다.
미국「발티모아」시에서는 4년전 가톨릭과 루터교가『권위적인 봉사를 가능케하는 요소』에 대한 근본적 합의를 얻고 70년 2월에 있을 회합에서는 사목과 성체성사에 관하여 토의할 예정이다. 나아가 그레고리안 대학의 일치및 프로테스탄신학의 교수 쟌 L. 뷔떼는 루터교에서 하는 영성체의 효력을 인정해야한다고 했다.
또한 스코틀란드의 감독교회와 가톨릭은 성세예절을 서로 인정하고 앞으로 공통된 성세예식을 만들위원회를 구성하는데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여하간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그리스도교 일치운동은 비단그리스도교뿐아니라 하느님을 모시려는 모든 선의의 인간들에게 구원의 보편성을 밝혀주는 복음적 선포임에는 틀림없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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