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번역문제
성서번역의 역사란 곧 토착화의 역사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그리스도교 역사에 있어서 본질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집트에서 구약이 그레시아어로 번역되었고 시리아어로 보존되는 복음서의 번역되었음과 바오로서간이 그레시아어로 쓰여졌다는 사실들은 그시스도교가 그레시아어를 일상용어로 하는 세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성서의 라틴어번역 없이 로마교회를 생각할 수 없고 루터의 번역이 독일 프로테스탄트의 생명이 되었으며 영어성경 없이 영국이나 미국의 기독교와 그문화를 상상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이 문제에 있어서 개신교가 앞섰지만 가톨릭에서도 한문으로 된 구약약사(略史)를 우리말로 옮긴「감략(鑑略)」이라는 책이 이땅에 그리스도교 신앙을 움트게 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성서번역의 전문적이고 역사적인 고찰을 할 수는 없으므로 최근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테스탄트와의 공동번역 과정을 잠간 살펴보기로 하자.
공동번역의 시작을 보면 1968년 12월 28일 가톨릭대학에서 제1차 신약성서 공동번역 실무자회의를 열었고 거기서 가톨릭, 프로테스탄트, 성공회로 구성된 8명의 위원이 1년반의 예정으로 한창 진행중에 있다. 참고삼아 성서공동번역의 예산관계를 살펴보면 총경비 5백만원중 가톨릭은 2차에 걸쳐 75만원(15%에 해당)을 제공했다고 한다. (가톨릭시보 661호 참조)
이와같은 한국의 성서번역 현황을 볼때 이것이 비록 조그만 규모로 시작되긴했으나 한국의 그리스도교가 다른나라에 못지않게 성서번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공동번역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네번째로 착수했음) 성서공동번역이 그리스도교간의 대화와 한국의 토착화에 지름길이 된다고 생각하며 커다란 관심을 기울인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인재양성 문제
농사를 짓는데 있어서도 단순히 씨뿌림과 수확이 직결된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 씨뿌림과 수확사이에는 농부의 일방적 노력뿐 아니라 여러가지 인간의 예지가 필요한 것이다. 즉 기후전반에 관한 과학적 조사와관개(관漑)시설에 대한연구, 병충해방지법, 농기구제작 등등 한마디로 현대의 농사는 농부의 노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방면의 인간 능력이 총집중됨으로써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점은 현대사회구조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며 그리스도교의 토착화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그리스도교의 토착화에 필요한 일군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니 즉 그리스도의 사도직을 이행하는 성직자와 여러면에서 그들을 돕는 일반인재에 관한 문제이다.
성직자 양성 문제
한국에서의 성직자 양성 과정과 현황을 대강 살펴보고 지금 우리가 당면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한국의 신학교는 1856년 제4대 조선교구장 베르뇌 장 주교님에 의해 베론학당이 세원진 이래 원주 부흥골 신학당과 용산신학교를 거쳐 가톨릭대학과 광주대건신학대학등으로 양립하게 되었으며 양적인 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그 배출현황을 보면 신학교를 거친 총학생수가 3000여명, 그 중 사제로 서품되어 성직을 이해한 자의 수는 25%정도라고 한다.
한국에서 대학교육이 신학교를 통하여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특기할만한 사실이긴하나 한편 그내막엔 이해할 수 없는 일도 많았다. 예컨데 한국에서 복음전파의 임무를 수행할 일군들에게 한국말 사용을 금지하고 라틴어전용으로 교과과정을 가르쳤고 심지어 한국어를 사용한 학생이 퇴학 처분을 당한 사례도 있었던 것이다. 그후 해방과 6ㆍ25를 통하여 많은 시련을 겪기도 했으나 꾸준히 사제를 배출하여 오늘날 한국교회의 기반을 이루게되었다.
또한 요즈음 논의되어 일부 시행되고 있는 신학생들의 등록금제도는 좀더 자립적 위치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가능케함으로써 사회의 어려움을 미리 배우게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 문제에 관해서 한국교회는 아직도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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