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협조하고 이해하며 희생하라-이 말은 저희들이 혼배성사를 받을때 백응복(스떼파노ㆍ부산 온천동주임) 신부님이 저희들에게 들려주신 말씀입니다. 저희들이 결혼한 후 오늘까지 잠시도 백 신부님의 이 말씀을 잊어본 적이 없읍니다.』가정화목의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양입모(요한ㆍ32ㆍ청구기업 건축기사) 이강자(헬레나ㆍ28) 부부가 서슴없이 하는말이다.
동아대학 건축과를 나온 후 건축계에 투신, 부산의 대부분 신축성당을 비롯, 왜관성당등 20여개 성당 신축공사의 기술총책으로 활약하고 있는 양씨 부부의 행복의 산실인 대구시 대명동 영남대학교 앞 아담한 한식 주택을 찾았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하얀 발발이가 낯선 방문객이 의아한듯 짖어댄다.
깨끗하게 청소된 뜰에는 오토바이 한대가 놓여있고 꼬마둘이 추위도 잊은듯 정신없이 붙어 놀고있다. 부인 이 여사와의 사이에 난 희광(베네딕또 3) 창호(안또니오ㆍ2) 두 형제들이다.
이들 부부는 아들 만물이면서도 앞으로도 아들 하나, 딸 둘을 더 가져 3남2녀를 갖고 싶다는 욕심장이 부부이기도 하다.
두 아들이 연년생이지만 아직 가족계획 같은 것은 생각해 본 일조차 없고『긴 안목으로 볼 때 멀지 않아 한국에도 노동력 부족 시기가 틀림없이 올 것』이라고 하면서 현재 정부에서 권장하고 있는 가족계획 시책을 비난하기도 했다.
현재 이들 부부는 38년생 기혼 가톨릭 신자들의 모임인 쌍쌍회(회장=조우호)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성가정운동(CFM)의 하나로 1년전에 조직된 이 쌍쌍회(지도=박병원 신부)는 셋째주에 회원들의 집에서 가정미사를 드리고 성경을 연구하는 등 가정성화에 노력하고있다.
양 씨는 지금 이 쌍쌍회 총무직을 맡아 자신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가정화목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매일같이 공사현장으로 뛰어다니다 보니 자기 나름대로의 취미를 가질래야 가질 수 없지만 그대로 틈만나면 부인과 같이 음악을 들으며 건물설계를 구상할 때가 가장 즐거운 시간이라고.
이처럼 건축에 온 심혈을 쏟아온 그이기에 자신이 손수 설계ㆍ시공한 건물이 완공되었을 때가 가장 즐겁고 남모를 보람을 느낀다고.
매일같이 일에 미치다 싶이 뛰어다니다 보니 집에는 늦게 들어오는 때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미리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여 집안식구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해주는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혼배성사 때 백 신부의 당부대로 부부가 서로 협조하고 이해하며 희생함으로써 행복한 가정의 가장이 된 양 씨도 오늘의 이 행복을 맛보기 까지에는 숱한 역경을 넘어야만 했다.
대학재학시 양씨는 시청 건축설계사무소 등지를 전전하면서 고학으로 자신은 물론 동생의 학비까지 마련해야 되었다고. 『그러니까 4학년 마지막학기 때 일이지요. 등록금으로 미리부터 넣어오던 산통이 등록마감 3일전에 터졌을 때는 정말 눈앞이 캄캄하여집디다』간신히 졸업은 했지만『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아찔하여진다』고 하면서 옛일을 더듬는다.
공부할 때 이처럼 쓰라린 고통을 맛보았기에 지금은 현장 노동자들에겐 그들의 사정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아는 기사로 존경을 받고 있다고.
한때의 불운을 인내와 용기로 참고 극복하여 오늘의 행복의 열매를 거두고있는 양 씨 부부의 표정은 한없이 밝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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