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월「가톨릭출판물보급주일」이 문턱을 넘나들 무렵이면 메아리져 오는 말이 있다.『가톨릭신문ㆍ잡지를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나의 교황 지팡이ㆍ제구ㆍ가구 등 나의 모든 재산을 바치겠다』고 하신 성인 교황 삐오 10세의 불후의 명언!
그런데 해마다 열 두번씩은(내가 잡지를 엮어내고 있는 관계상 새달호가 나올 때마다) 반문해 보는 말마디가 있다. 『이 땅의 성직자ㆍ수도자 회장ㆍ평신도들은 삐오 10세의 결의를 따를 몇%의 마음 채비가 되어있을까?』
만약 50%의 열의만 전반적으로 있다면 결코이나라의 가톨릭 정기간행물들이 엄청난 적자속에 허덕거리지는 않았을 것을….
이제 우리는 교과서급에 속하는 필수물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단행본류나 신문ㆍ잡지등 정간물을 통털어 이땅의가톨릭계에서 놀라운 발행고를 울렸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현하통계에 올라있는 신자수에 비하면 엄청난 불경기다
그렇다면 그 부진의 원인은 어디에 있겠으며, 그의 타개책은 없을 것인가? 교육 실제의 ABC에 이런 말이있다. 『효과적 교육은 피교육자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줌에있다』
이 말은 출판물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지언이다. 교회 출판물을 엮어냄에 있어 이점에 유의한다면 조금은 더 매상고를 올릴 수 있을 터.
하지만 손바닥 하나만으로야 아무리 허공을 휘저어도 소리는 못내는법. 잔칫상이 상다리가 휘청하도록 푸짐하여도 손님이 없고서야 별무효과일밖에. 출판물부진의 원인을 3가지로 꼽겠다. 시대와 독자층이 목말라하는 것을 넉근히 안겨주지 못하고 있는 편집실태가 그 하나-교우와 구독자들의 가려운데를 긁어주고 갈증을 풀어주며 마땅히 가야할 바 길을 제시하는 굵직한「테마」를 계속 다루지 못한점. 둘째로는 독자인구의 놀라운 감소-『교회잡지나 신문은 읽을만한 것이 있어야지』하고 간단히 외면하는 층일수록 흔히 독서와는 담쌓은 부류임을 자주 목격한다.
셋째로는 보급ㆍ선전의 후진성-매스ㆍ메디아 운운하고 제법 그럴싸하게 떠드럭하지만, 실상은 우리가「구령의 원자무기」인 교회출판물 소비에 얼마나 미온적이며 비현대적이며, 또 비협조적인가? 자성해 본다.
교회출판물(특히 정기간행물) 보급에는 우선 교회내지도층(특히 주임사제)의 사도적 백열화가 급선무인가 한다. 그런뜻에서 출판물 보급의 중요성을 피부에 닿게 절감할 수있 게 하는 계몽운동이 교회지도층 상대로 먼저 있었으면 좋겠다. 그 다음에 점차로 이 운동을 하향식으로… 문서전교의 중요성이 오늘날같이 시급한때는 일찌기 없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인생에 있어 황금기에 속하는 30대ㆍ40대를 교회출판계에 몸담아왔다면 스스로에 있어 묵과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한다 하겠다. (자기신상 이야기처럼 씁쓸한 감초는 없겠지만) 10년을 교회정간물 편집 (가톨릭시보에 2년 가톨릭청년에 3년ㆍ가톨릭소년에 10년여)에 종사하고보니 오가는 감개자못 착잡하다.
시설부족, 인재부족, 자금부족에서 오는 부작용은 필연적으로 산물의 질 저하를 빚어내게 마련이다. 교회 출판계 전반적으로 시정되어야 할 문제라보지만 경영면에 있어서의 사고방식의 개조와 현실을 직시하는 투시력이, 그리고 선진적 현대 감각이 아쉽다.
공치사나 넋두리를 일삼음은 어리석음일게다.『사람값을 제대로 못받고 있다』는 등 우정어린 동정의 말은 사치로운 외국어로 들리더라도 좀더 종적인 대인관계에 있어 깊은 이해와 애덕의 체찍이 아쉽다고 느껴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해없는 곳에서는 관용이나 동지애를 기대할 수 없겠고 보다 큰 목적을 위하여서는 보다 긴밀하고 뭉쳐진 힘의 응결이 요청되면서 있기 때문이다.
『그 나라의 문화수준은 출판에 소모되는 종이의 부피에 비례된다』고 한다
육신의 건강 유지에는 영양 섭취와 알맞는 운동에 달려있다. 매한가지로 영혼의 성화에는 기도만으로는 부족하다. 값진 독서가 병행되어야만 그저력이 저장될 줄로 안다. 읽고 또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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