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를 고비로 모든 제도나 관습은 급속도로 파괴되어가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럴 때마다 교회는 현실적인 적응과 적극적 참여를 도외시 함으로써 과학지식층과 노동계급을 잃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만일 현대사조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젊은 세대의 반동을 무시해버린다면 결국 교회는 내일의 주인인 젊은 세대를 잃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상과 사회적 모순
현대 젊은층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역시 지식보급의 대중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 체제가 대형화되면 자연 인적수요가 급증하게되고 여기에 발맞추어 갖가지 교육시설이 설치됨으로써 현대의 지식은 유기적인 사회조직을 배경으로 점차 전문화하는한편 보급도 전반적으로 이뤄지고있다.
기존체제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역사적 고찰은 물론 발전 가능성을 최대한 도로 발굴해내고 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어디까지나 원칙적이고 순수학문적 영역안에서 지식의 활용방법을 습득하기 때문에 기존 사회체제에 조금이라도 불충실한 점이 있게 되면 즉각적으로 혐오를 느끼며 이를 추구하는 종교단체들의 태도에 대해 아주 민감하게 된다.
자기지식과 상반된 현실에 부닥칠때 젊은이들은 고민하게 되고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좀더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문제에 집착해버림으로써 사실상 교회의 영역을 탈피해버리고만다. 여기에 대한 지난해 10월말「뉴델리」에서 열렸던「아시아 대학에 있어서의 가톨릭학생 사도직」에 관한 관계자회의에서『사회악의 근절에 대한 교회의 미온적 태도가 청년들로 하여금 좌절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실적 상황
사실 젊은 세대의 요구는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너무나 일방적이고 단편적이기 때문에 실패율이 높으며 따라서 기성세대는 무조건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꺼려하는 것이 사실이다.
젊은이들의 요구가 행동화하면 쌍방이 모두 상대방의 현상과 목적의식을 파악할수 없게 되며 최근 세계를 휩쓴「스튜던트파워」(STUDENT POWER)가 그좋은 예이다. 이와 같이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는 학원문제는 고도의 사목적 관심과 전문적 연구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현대 젊은세대의 문제에 대해서도 상기「뉴델리」회의는『그리스도교적 해결방법은 깊은 반성과 연구조사위에서 이뤄져야한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한가지 예로 현대의 성도덕 문제를 들 수 있다.
과거에는 엄격한 관습의 규제에도 그 원인이 있으나 실제적 면에서 볼 때 생활여건의 불비로 인간의 신체적 기능이 늦게 발달되고 그와 반대로 결혼시기는 비교적 빨랐다. 요즈음엔 사회가 과학적으로 이뤄져 있어서 인간이 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교육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젊은이들의 사회진출이 상당히 지연되고 반면에 생활수준의 상승으로 말미암아 인간의 신체적 기능은 빠른 속도로 성숙된다.
결과적으로 현대 젊은이들은 성을 안후에도 10여년간 절제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보겠다. 뿐만 아니라 유기적인 사회조직은 인간을 극히 한정된 분야에 묶어 버리며 전인적 인격도야를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리고 있다. 이와같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기존 관습이나 제도에 적응하라고 요구한다면 결국 젊은 세대는 교회를 등지고 말 것이다.
대책수립의 자세
이러한 선택의 고민은 사회경험이 풍부치 못한 젊은이들에겐 생존권의 위협같이 보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볼 때『현대교회가 직면하고있는 상태는 19세기 산업혁명 후의 변혁기에 교회가 노동계급을 도외시함으로써 노동계급이 교회를 떠하버렸던 그때의 상황과도 비슷한 것』이란「뉴델리」회의의 견해는 지극히 적절한 표현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상기「뉴델리」회의에서는『젊은 세대의 움직임 특히 학생운동은 그 요구가 과격하며 공약실현이 시기적으로 요원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받아들이면 파괴적으로 나가기 쉽다. 그러나 잘 받아들여지고 소화되면 결과 역시 매우 좋으며따라서 현명한 판단뿐 아니라 때로는 과감한 시책이 요구되기도 한다』고하였다.
사실 교회의 계승으로 볼 때 젊은 세대문제는 교회의 흥망 그 자체이기도 하다
현명한 판단과 필요 적절하면서도 과감한 시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첫째, 천성적으로 민감하며 고도로 훈련된 지도자가 요구된다 현대 젊은 세대의 문젯점은 역사적 지식에서 얻은 방법만으로 훈련된 지도자가 해결하기엔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다. 여기 대해 인도의 레이몬드 대주교는 학생지도신부의 소질을 두고『훈련되는 것이 아니라, 천성적인 것이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학생지도자의 물색은 신학교안에 국한된 문제라고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학생들의 세계와 수년간 격리된 자세로 살아온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스피디」한 변화에 둔감해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같이 현대 젊은이들을 지도할 사람은 선천적으로 민감하면서도 역시 학생들의 현실적인 문제점을 직접 체험해보고 같이 고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결론
이상 말한 바와 같이 현대젊은 세대를 그리스도교 신앙으로 이끌어 나가고 더나아가 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능동적 군사로 사회에서 일하게 하자면 그들의 현실적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함은 물론 그들의 요구를 정확히 판단하여 정당성이 인정될 때는 적극적으로 밀어주어 내적 불만을 없애줄 필요가 있다
여기엔 재정적인 면에서나 지도자 문제에 있어서나 수많은 문제가 따르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어느 특정교구나 수도단체가 단독으로 해나갈 수는 없는 형편이다.
교구, 수도회를 가리지말고 성직자나 평신도를 구별하지도 말아야하며 오로지 전교회가 총동원 되어 각기 독특한 능력과 여건을 살릴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것이다.
즉 지도자의 발굴 및 양성, 재정적 융통, 젊은 세대 욕구체계의 전문적 분석, 기성 사회의 정확한진단 등 여러가지 난문제를 각기 역량에 따라 떠맡고 유기적인 협조를 함으로써만이 가능한 것이다. 비록 현실적인 난관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난관 못지않게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가 바로 젊은 세대의 방향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