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형편을 보면 너무나 보수적이고 전통지향적이었다. 합리적 능률적 사목보다는 전통 고수와 무변화의, 좋게 보자면 안전된 나쁘게 보자면 침체된 사목정책을 써온 것이 사실이었으나 요즈음처럼 사회변화의 속도가 이렇게 빠른 상황하에서는 항상 재빨리 적응할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아야 하며 본당 관할구역도 그 많은 숙제 중의 하나로 이 숙제는 빠른시일 내에 풀면 풀수록 좋으리란 것은 더 말할 필요없음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물론 상관되는 양본당끼리 서로 사전 교섭을 거쳐서 법적절차에서까지 이르는 방법으로 양 본당의 관할구역 조정문제를 개별적으로 해결할수도 있겠으나 이런 일은 쌍방 당사자들의 깊은 이해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로 현실적으로는 그리 쉽게 성립될런지는 알 수 없는일이다. 따라서 나는 만일 가능하다면 이런 제의를 해보고 싶다. 즉 교회사목합리화를 위하여 본당의 관할구역 조정―연구위원회를 교구에 두고 교구사제의 정기적모임인 지역구사제회합에서 이 문제를 거론 토의케 하여 직접 당사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후 교구의 전문위원회에서 이론적근거에 비추어 재조정한 후 좀 더 이상적안을 만들어 다시 지역구 사제 회합과 당사자인 본당 사목위원들에게 검토케 하고 나서 교구청에서 최후결정을 내려 공식적으로 확인, 공포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다. 그런 즉 교구청에서는 각 지역의 대표들과 전문가들이 참가하여 각 지구의 의견을 반영 조절할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 사회변화에 따르는 본당관할구역 조정 문제나 이에 따르는 문제들을 취급하는 전문위원회가 있으면 한다.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 본당 관할구역 문제는 쉽게 해결되리라 믿으며 여타의 문제들도 이런방법으로 잘 해결되리라 믿는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원칙으로서는 상술한 사회변화에 따르는 지리적 사회적 문화적변화를 재빨리 포착하여 이에 대처하는 사목정책을 수립하는 것으로 우리는 전통이나 역사성에만 집착해서는 안될 변화와 발전의 시기에 살고있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좀 더 능동적으로 외부사회와의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역사성이나 전통을 보존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며 가치있는 일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과감한 개혁도 전진을 위한 도약으로서 필요한 것으로 결단성 있는 개혁이 소망스럽다.
우리는 전진 아니면 퇴보 또는 가장 적자만이 생존 번영할수 있다는 냉혹한 사회안에서 남들과 경쟁하며 살고있은즉 안이한 감상론에만 젖어있어서는 안되며 생존경쟁에 승리하고 나아가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이 지상에 건설하는데 보다 효율적으로 해야 함은 우리의 사명임을 통감하고 꼭 실현시켜야 하겠다. 옛날처럼 사회변화의 속도가 완만하여 목가적분위기 속에서 안이하게 살수있던 시대가 아니고 고속으로 회전하고 불꽃이 튕기는 산업과 기술문화 속에서 살고있은 즉 이전의 농경문화 속에서 살던 그런 사목방법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현대기계문명처럼 빠르고 합리적이며 능률적 사목방법을 연구하고 실시하지 않으면 안될 때에 이르렀은 즉 일선사목자들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에 입각한 의견을 종합하여 본당관할 구역문제나 그밖의 사목에 관한 일체의 문제를 교구청에서 또는 문제에 따라서는 초교구적으로 해당 문제의 전문가들과 이해관계의 당사자들과 충분한 심의를 거쳐서 이상적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전문가라함은 교회의 성직자나 사목위원 또는 평신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비신자인 전문가들의 참여도 절대요청되는 것으로 독단적으로 몇명이 적당히 결정했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될것이다. 그리기 위하여서는 지역구 사제들 사목위원회 동의 의견을 충분히 참작해야 하며 가치중립적인 교구청의 전문위원회의 연구 검토를 거쳐 이해관계 당사자들을 납득시켜 일을 원활하게 추진하여 나아가도록 했으면 한다.
물론 예외적으로 이렇게 이상적절차를 거쳐서 결정하여도 아집을 못버리고 자기주장에만 집착하는 본당이 있을런지 모르나 만일 충분한 설명으로 이해시킨다면 모두가 다같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봉사를 하기 위한 일인 즉 진의만 이해한다면 쉽게 해결되리라 믿는다. 요는 각자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르는 과감한 개혁가의 필요성을 부분으로 느끼고 있으나 구심적작용을 하면서 종합적으로 개선해본 일이 없이 지금까지는 단지 임기응변적 즉흥적 미봉책만을 되풀이 하였은 즉 어떤 기회에 거시적안목으로 개혁을 시도해 봄도 필요하리라 생각하여 이 글을 쓰게된 것이며 만일 이런 시도가 실현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문제는 계속 일어날 것인 즉 항상 변화발전하는 사회에 살고있으면서 생명이 약동하는 능동적교회가 되어 만민을 하루속히 하느님의 품안으로 이끌어 드려서 우리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되어지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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