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기념해 MBC TV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평화, 멀지만 가야할 길」이 12월초 MBC 창사특집과 90년 1ㆍ2월 신년특집으로 방영된다.
「평화, 멀지만 가야할 길」은 제44차 세계성체대회의 주제와도 부합되는 것으로 대회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하고 시의성을 살려 대회기간 중 방영을 목표로 기획됐으나 제작과정의 지연으로 방영이 늦어졌다. 「평화, 멀지만 가야할 길」은 세계 도처에 산재한 비평화 내지 반평화의 현장을 고발하고 인간이 깨뜨린 평화는 인간자신이 복원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은 기록물이다.
이 프로그램은 인류가 부딪치고 있는 평화의 저해요소로 「기근과 내란」 「분쟁」 「빈곤과 질병」 「환경과 공해」 「핵과 원전」「마약」 「인권」 「가정파괴」 등 여덟 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매 주제별로 방영될 예정이다.
보다 생생한 현장감을 위해 4개의 취재팀이 두 달여 기간 동안 필리핀, 수단, 이디오피아, 동서독, 스위스, 이란, 일본, 미국, 아르헨티나, 방글라데시, 태국, 이스라엘 등 12개국에서 각국의 두드러진 문제상황을 취재한 것으로 전한다.
「평화, 멀지만 가야할 길」은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를 제시함과 동시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간의 작은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평화를 되찾기 위해 할 수 있고 해야만 할 일들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필리핀의 도시빈민과 주택환경, 이란의 전후 후유증, 일본의 핵, 가정문제, 미국의 마약문제 등을 영상과 함께 볼 수 있는데 「평화, 멀지만 가야할 길」이 갖는 의의는 서방 매스컴의 상업주의와 강대국의 시각에 의존해온 제3세계에 대한 인식을 우리의 시각으로 새롭게 조명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특기할만한 것은 세계 각국에서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로 제기된 것들이 모두 현재 우리나라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 이는 세계가 좁아졌음을 의미하기도 하나 동시에 우리나라의 「평화」가 심각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평화, 멀지만 가야할 길」은 거시적 관점에서 본 인류의 문제를 「우리화」하고 문제의식을 환기시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팀은 이를 위해 국내의 핵, 환경, 철거민, 광주, 실향민 문제를 화면에 담을 계획이다. 아울러 평화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UN국제아동기금과 같은 세계기구와 8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와의 인터뷰 등도 소개될 예정이다.
연출가 윤동혁씨는 『인류를 위협하는 위기는 크고 급속히 증대하는 반면 이에 대한 인간의 인식과 노력은 미약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취재 후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비평화를 내세워 평화를 반증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세계와 우리나라에 대한 위기의식을 공감하고 해결을 위한 노력에 다가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획자체가 제44차 세계성체대회 「평화의 날 특별위원회」와 관련이 되어있다는 점에서 『세계평화를 위해 우리가 어떤 심성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대적 응답을 교회당국자로부터 듣고 싶다』는 것이 편집작업 중인 제작팀의 바람이자 계획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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