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을 맞아 11일 전국 각 본당에서는 이마에 재를 받는 예절이 엄숙히 행해졌다.
『사람아,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이 기상천외의 선포. 이마에 떨어지는 재(灰). 이같이 사순절은 다른 어느 전례행사보다도 특이한 모양으로 시작된다. 삼라만상이 다투어 소생할 봄의 서곡(序曲)치고는 너무나 허탈한 감이 든다.
환희와 허무가 교차하는 이날부터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며 생을 영위해나가야 할까?
쾌락과 절제, 이기심과 희생, 세속과 영원…등 우리 힘으로 판단하고 살아가기엔 너무나 어려운 과제가 많다.
그래서 인간은 구원의 빛을 갈망하게 되는 모양이다.
은총을 갈구하는 인간이 구원을 향해 마음을 여는 때가 바로 사순절이다.
한마디로 사순절은『은총의 때』이며 하느님께로 귀화하는 때이다. 우리 교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죄스런 환경을 벗어나 예수님과 더불어 부활하기 위해 세례의 최종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신자들은 사순시기동안 기도와 절제와 애긍시사, 극기와 희생을 통해서 하느님의 은총을 간청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기도」, 자아를 끊어버리는「절제」, 사랑으로 이웃을 돕는「애긍시사」. 이 3가지는 분리할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덕행의 향기이다.
기도와 절제와 애긍시사 이 3단어는 사순절의 의의를 나타냄과 동시에 인간이 갈망하는 구원에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세속의 온갖 유혹을 물리치고 기도와 절제와 애긍시사에 몰입할 수 있는 용기와 인내를…
통회와 보속, 구원에의 발돋움은 이마에 재를 뿌리며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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