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주의 육욕주의 성의 개방 등 급변하는 사회풍조. 여기서 호흡하는 젊은세대. 이와 같은 상황아래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적 생활관을 확립하고 어떤방법으로 이를 전파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는 현교회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중 하나이다.
학생들의 도시집중은 전국적이고도 가장 자연적인 현상이다. 우선 서울시내의 신자대학생수만 보더라도 4천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고등학생문제에가서는 지방도시까지도 꼭같은 현상인 듯하다.
이와같이 대형화해가는 학생의 집단을 어떤 방법으로 사목해야할 것인가?
대학생 문제
물론 과거에도 본당중심의 학생회가 조직되어 많은 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위주의 풍조가 대두되면서부터 학생들의 관심과 활동영역은 학교나 일반사회로 옮겨졌다. 따라서 학교중심의 학생운동으로성격을 바꾸기 시작하여 현재 서울만 하더라도 단과대학별 학생회의수는 48개에 달하고 있으며 그외 교구연합회에 가입되지 않은 것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주와 안동교구를 제외한 11개 교구에 교구연합회에 가입되어 있다. 그런데 전국연합회는 중앙집권적 기능을 가진 것이 아니라 지역연합회나 대학별 학생회가 모두 1차적 의결과 실천권을 갖고 있으며 전국연합회는 그 의결사항을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제2차적 봉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연합회는 직접적 통솔보다도 근본적인 방향제시를 해야하며 이는 현대사목의 근본문제이기도하다.
사실 대학생들의 종교지식은 순객관적인 주일학교 지식뿐이므로 이들이 현실에 부닥칠 때 그리스도교적 주체성을 살리지 못하는 실정이며 여기서 그들은 종교와 사회간의 조화를 잃어버리게 된다.
대학이 심오한 진리를 탐구하고 인격을 도야하는과정이라 볼 때 신자대학생들은 대학과정을 통하여 그리스도적 인생관과 생활관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이는 젊은이들의 욕구체계를 그리스도교적인 것으로 승화시켜야한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젊은이들의 욕구를 본당중심의 활동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인 동시에 본당과는 완전히 격리된 신앙생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기서 지역중심의 본당사목과 직능중심적 특수사목의 능률을 동시에높일 수 있는 제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학생본당을 설치하여 전례를 생활화하고 실천적 교리지식을 터득케하여 이들로 하여금 각기 본당에 나가 신앙생활의 앞장을 서게하는 방법이다.
사실 대학생들이 신앙인으로서의 생활태도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발전시켜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시 인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이다. 그러나 이 학생본당 문제는 첫째 경영상 애로, 둘째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지방학생들의 기숙사 지도신부 문제 등 아직은 난관을 안고 있다. 현 학생기구만이라도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연간예산이 최소한 3백만원 되어야 한다고 하니 학생본당제도는 운영면에서만 생각해도 그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다.
그러나 당장 사회의 일익을 맡을 대학생문제에 교회는 결코 무관심 할 수 없을 것이다.
학생활동에의 투자가 교무금 징수나 교우수 통계에 직접적인 효과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도외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학생운동기금을 본당중심으로 각출하는 방법도 학생운동의 방향에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고등학생 문제
고등학생회는 원래 대학생회에 속해 있었으나 1960년도 전국대회「옵서버」로 참석하였고 1961년도 광주서 열린 전국대회 때 정식으로 분리되었다.
현재 안동과 춘천을 제외한 11개 교구가 가입되어 있고 신설 안동교구도 결성단계에 놓여있다.
고등학생들은 사실상 본당과 학교 간에 거의 모두가 2중으로 조직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생들의 전국기구는 대학생의 기구보다 더 크며 교육도 용이하고 효과도 더 크다. 더 나아가 경비도 대학생들 보다 적게들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대학생은 회비 징수가 불가능하지만 고등학생들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같이 왕성한 활동력을 본당이냐, 아니면 학교중심이냐 하는 논쟁으로 약화시킬 것이 아니라 연합회를 통한 적절한 계획수립을 하여 양쪽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어야할 것이다.
또 감수성이 강한 고등학생들에게 구체적이고 지역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전체의식을 형성해서는 안된다. 이 점으로보더라도 고등학생운동이 어느 한쪽에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본당을 통한 종교생활의 체험과 학교중심활동을 통한 현실문제의 해결능력이 모두 갖추어져야 신자대학생으로의 진정한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현실적 문제들
이상 학생운동의 밑바탕이 되는 것은 역시 지도자 문제와 교회 전성원의 이해 및 경비문제이다.
첫째 경비문제는 현행 전국가톨릭학생연합회의 연간예산이 30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후원회조직운동이 일어나 준비회합이 몇차례 있었으나 이들 역시 1차적으로 본당에 매여있어 근본적 대책을 세울 수 없을뿐아니라 이런방법은 자칫 잘못하면 학생기구의 행동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게 할 위험도 있다.
앞에 말한 바와 같이 일선 사목자들이 긴 안목을 가지고 학생운동에 적극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둘째 지도신부 문제는 현재 학생운동을 전담하고 있는 신부는 전국연합회 지도신부 한 분뿐이라는 사실만 보아도 그 긴박감을 알 수 있다. 물론 각 교구마다 지도신부가 있기는 하나 거의 다가 다른 직책을 겸하고있어서 효과적인 지도를 못하고 있다. 문젯점을 떠나 단순히 숫적인 비례로 보더라도 한국엔 신자 약1천명에 신부 한명 꼴인데 가톨릭학생 7백명이 넘는 이화여대에 교목 한 분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신자2만명에 40여명의 군종신부가 활약하고 있는 사실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서울만 하더라도 학생운동만 전담하는 신부가 최소한 5~6명은 있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마디로 학생운동은 교회당국과 평신자가 총동원되어 관심을 기울이고 협력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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