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신부 문제
○…현대사회의 특징은 조직적 구조라고들 한다. 반면 현대인들의 욕구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즉 환경이나 천성에 따라 독특한 욕구를 지닌 젊은이들이 대학이라는 한 구조안에 들어있을 때 그들의 욕구발산은 복잡하게 나타나게 된다. 한마디로 현대대학이 가지는 이런 복잡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세계에서 천부적 취미와 사명감을 느낄 수 있는 지도자의 출현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지도신부 현황
현재 한국교회의 지도신부 현황을 보면 물론 교구마다 학생지도신부란 명칭으로 임명은 되어있지만 대부분이 다른 직책과 겸해 있는 실정이다.
뿐아니라 교구의 사목적 안목 역시 학생문제를 제2차적인 것으로 돌려놓음으로써 대부분의 지도신부들이 겸하고 있는 다른 직책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겠다.
학생문제를 전적으로 전담하고 있는 신부는 전국연합회와 서울교구 학생회를 맡고 있는 나상조 신부 한 분 뿐이다.
이는 한국교회의 1만5천명의 학생들을 위하여 전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분이 한 분 밖에 없다는 말과 같다.
이와같은 현실을 두고 지난 1월 31일 경기도 과천에서 열렸던 제1회 가톨릭학생연구회에서는 결의문을 통해『교구 당국은 학생담당 전문기구를 설치하거나 현존 기구내에서라도 학생문제를 담당할 수 있는 소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교구 당국은 적어도 2인 이상의 학생운동 전담 보좌신부를 빠른 시일내에 임명하고 현재 지도신부가 없는 단위대학의 지도신부를 임명해줄 것』과 이상 지도체제의 효율을 높이려면『단위대학의 지도신부는 최소한 5년 이상 유임시켜 주어야 한다』고 동 결의문은 주장하고 있다.
이상 숫적인 문제에 있어서 학생들의 주장은 현재 사제수의 부족을 충분히 감안한 최소한의 숫자이며 한 실무자의 견해로는 이상적 지도를 하기위해서 한 교구에 적어도 2~3인의 학생운동 전담신부가 있어야 된다고 보고 있다.
현대 지도신부상
상기 결의문에 나타난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면 지도자의 집중적 관심과 특별한 상황의 고려를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학생들의 요구는 기성지도자나 기존체제에대한 일방적반발이 아니라 한층 완벽하고강력한 지도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 즉 시대성에 민감하여 세대차이로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시대적인 요구를 잘 검토하여 그 유익성이 들어나면 적극 참여해줄 수 있는 능동적 지도자를 요구하고 있다고 하겠다.
현재 한국 가톨릭 학생들이 바라는 지도신부는 시대조류를 왜곡하여 알아듣고 시대적 특성에 휘말려 버리는 지도자가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강력한「이미지」를 밝혀주고 이와같이 새로운 국면에 자기를 전적으로 투신할 수있 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위의 결의문에 나타난 학생들의 요구를 살펴볼 때 현재까지 교회 당국이 얼마나 무계획적으로 학생운동 지도자문제를 다루어왔던가 쉽게 알 수 있다.
이상적 방안
지난해 10월말「뉴델리」에서 열렸던 아시아대학에 있어서의 가톨릭학생사도직 관계자회의에서는 지도자 문제에 관해서 ①전 교구에 지도신부단을 구성하여야 하며 ②평신도들도 자문직으로 참여시켜야하며 ③지도신부 및 그보조단의 계속적 훈련과학생문제에 관련된 여러가지 신학적 관점을 연구하기 위한 집회를 정기적으로 열도록하며 ④학생지도신부는 대학에서「카운슬러」가 됨으로써 지도신부의 실질적 기능을 수행하고 다른 신부나 평신도들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전기 제1회 가톨릭학생연구회에서도 지도신부단의 실질적 운영과 지도교수단의 조직및 이들의 상호협조를 위해서 연1회 이상 공식회합을 가질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아울러 지도신부단의 조직 강화와 운영합리화를 위해선 전국지도신부의 권한이 강화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도신부단의 효과적 운영을 위해서는역시 모든 교구들이 지도신부단의 구성과 실행을 위해 최대한의 협조를 해주지 않으면 안된다.
효과적 대책
학생지도신부단의 운영과 단위 대학별 학생회의 육성을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두 가지 대책이 요구되니 즉 행정력의 부여와 경비해결이다.
학생지도신부단에 행정력을 부여한다고 해서 반드시 교구행정력이 제한을 받는다고 봐서는 안된다. 학생운동은 특수사목에 속하는 만큼 특별한 관찰과 이에 따른 대책수립이 필요하며 이는 교구의 일반사목과 구별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구는 이런 특수사목 계획을 독자적으로 수립하기엔 재원이 너무나 모자라는 실정이다. 따라서 특수사목의 연구와 실천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전국지도신부단의 구성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전국지도신부단에 특수사목을 위한 일종의 행정력을 부여하게되면 지도신부단은 거기에 맞추어 학생운동이 각 교구의 일반사목에 일익을 담당할수 있도록 유기적이고 초교구적인 계획을 세울수 있게 될 것이다.
이상 초교구적 지도신부단의조직과 운용에는 경비가 들게 마련이다. 이에따른 예산관계는 두말할 나위없이 교구들이 능력이나 규모에 따라 공평하게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회가 학생운동에 경비할당하기를 꺼리는 것은 학생운동이 효과를 내기위해서는 오랜 시일이 요구될 뿐아니라 자칫잘못하여 학생운동의 성분이 교회가 바라는 방향과 달라져 버리지 않을까 하는 위구심에서다. 그러나 내일의 역군인 젊은 세대의 방향에 교회는 결코 무관심해서는 안될 것이다. 더 나아가 젊은세대의「에너지」를 교회의 원동력으로 소화시켜줄 수 있는참된 지도자의 발굴과 그들의 활동보장을 교회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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