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성개방시대. 종래 성을「타부」(禁忌)로만 들리던 우리사회는 성의 무방비상태를 초래했고 이런 상황속에 성이 범람함으로써 성은 화급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이제 뒤늦게나마 문교당국이 여성고생들에게 순결교육을 실시하리라한다. 그러나 가톨릭적 입장에서 본 성의 윤리, 순결의 가치의식 및 심리학적 문제 등 과연 성교육은 무엇을 어떤방법으로 실시할 것이냐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을 것으로 보인다. (편집註)
갖가지 못된 짓을 다한 죄수가 사형대로 가는 마지막길에서도 진흙 위를 마구 걷지않고 마른 곳을 골라 딛는 것이 상례라 들은 일이있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의 본능이며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성품의 일부가 아니가 생각한다. 추한 일생을 하직하는 마당에서 순결을 동경하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며 사라졌으리라고 믿어서 그러한 죄수에게 하느님의 용서가 있었으리라고 믿고싶다.
우리도 보통 길을 갈 때 진 곳 마른 곳을 가려딛게 마련이다. 특히 새 신의 경우나 뽀얗게 다듬어 신은 보선의 경우는 더욱 조심하기를 아끼지 않게된다. 우리는 깨끗한 것을 깨끗이 또 영원히 가꾸고 싶어한다. 그러나 한번 두번 골라딛던 신이 흙탕물에 빠지게 되면 기왕에 더럽혀진 것 신경쓰지말고 빨리나가야 겠다는 것이 사람의 심정이다.
한 켤레의 신발이나 보선짝에 대한 마음 쓰임이 그러하거늘 하물며 하느님께서 주신 몸과 마음의 경우는 다_해시 무엇할깨? 순결한 것을 대할 때 누구나 사람이라면 다 어느때나 어디서나 어떻게 해서든지 아껴서 더럽혀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다. 이러한 자연적인 원칙에 의해서 깨끗한 것을 깨끗이 간직하도록 어려서부터 우리는 우리의 어린 것들에게 순결교육을 시켜야 한다. 또 그것은 언제나 쉬지않고 한 인간이 하느님 곁에 갈 때까지 계속 되어야 하리라 믿는다.
순결교육하면 결혼전까지 특히 청년기에 당면한 자녀들에게만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이가 많다. 보통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누구에게서든지 올바른 인식으로서 자연스럽게 깨끗한 것을 좋아하도록 버릇들여 주는 것은 마음과 몸을 정결하게 가지게되는 길잡이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 결혼후와 같이 사람의 연령에 따라서 순결교육의 내용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업이나 신분에 따라서 혹은 시대에 따라서 그 내용이 전문화 또는 구체화 되는 것이다.
몇일전에 신입생을 환영하는 다과회가 있었다. 나의 손을잡고 악수를 하는 대부분의 남학생을 보고 몇가지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많은 남학생들이 여자의 손을 잡고 인사한경험이 그날 이전에는 없었던 것 같이 보였다. 물론 옛날에는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예의를 배워야할 시대적인 변화가 온 것이다. 즉 순결교육은 하나의 에티켓화한 우리의 생활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남자를 가까이 하면 임신을 하게되고 신세를 망친다고 가르쳐주시던 부모님들의 말씀을 맹목적으로 믿고 만원전차로 귀가한 날은 밤에 잠을 못이루어 근심하던 시절에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우를 본 형이 엄마 애기 어디로 나왔어하고 묻는 말에 사실 전부는 아니라도 거짓이 없는 교육을 해야한다고 배웠다.
여자는 남자보다 순결을 지키기가 쉽다고 이제까지 믿어왔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의 권리니 자유니하는 문제가 노골화 되면서부터 여자인 아내의 자연인으로서의 본능을 인정받게 되었고 이것은 곧 누구도 순결을 순수하게 지킬 수 있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신부들의수단이, 결혼한 사람의 결혼반지가 모든 유혹을 물리칠 수있는 보장이 없다는 것은 곧 순결교육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특히 한국천주교회에서도 순결교육에 대해서 외면할 수 없는 시기가 오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마음이 깨끗하면 몸이 더럽혀질수 없다. 깨끗한 것이 순결이며 순결은 고귀한 것, 성스러운 것이다 라고 외우며 이 어지러운 시대에사는 우리 모두의 순결을 위해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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