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산、검은 물로 곧 잘 비유되곤 하는 강원도 탄광지역 사북에 전국 신자들의 사랑을 기초로 한 성전이 세워졌다。
89년 6월 4일자 본보에 탄광지역의 딱한 사정이 보도된 뒤 전국 신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지어진 원주교구 사북본당(주임·김한기 신부)이 11월 9일 오전 11시 신축성전축성식을 가졌다。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를 비롯 교구사제단 공동집전으로 거행된 이날 축성식미사에는 5백여 명의 신자들이 참례、성전축성의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성전을 세운다』는 신자들의 일념과 국내ㆍ외 신자들의 도움으로 이룩된 성전을 바라보며 신자들은『인생의 막장、탄광촌에서 우리가 안식을 누릴 유일한 안식처』라며 기뻐했다。
지난해 7월 27일 고한성당의 건립을 계기로 사북·고한본당에서 분리、신설된 사북본당은 지난 5월 성전기공에 착수、6개월 만에 성전을 완공했다。
『검은 땅 이곳 사북에 작고 아담한 성전을 봉헌할 수 있게 해 준 은인들에게 감사한다』고 인사말을 한 김한기 주임신부는『이 성담은 우리 신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널리 개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신부는『비록 크고 화려한 성전은 아니지만 막장에서 피곤하고 찌든 심신에 위안을 주는 곳이 될 것』이라며『절망과 어둠이 가득 찬 것처럼 보이는 탄광촌에서도 신앙이라는 희망을 가꾸어 가자』고 덧붙였다。
이번에 축성된 사북성당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과 직업병의 공포 속에서 오직 신앙하나를 의지 삼아 살아가는 광부들의 눈물어린 정성과 교구 벽을 뛰어넘은 전국신자들의 사랑으로 이루어졌다。
성당천정에 금이가 비가 오면 제대를 옮겨가며 미사를 드려야하고 의자도 없이 맨바닥에서 기도를 드려야 할 만큼 낡은 성전을 새로이 짓기 위해 정성을 모은 이곳 신자들은 산나물 판매로 3천여만 원을 모았으며 전국신자의 호응으로 1억여 원 규모의 공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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