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은 신성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노동자는 인간다운 대우를 받지 못하고있다. 역대 교황들은 강력하게 이를 비난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것도 우리의 풍토에서는 마이동풍으로 흘려버렸다. 노동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고 보람을 느끼며 자신과 가족의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날은 아직도 요원하기만하다. 여기에 우리의 노동운동과 그 현황을 살펴보고 크리스찬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알아보기로 한다.

한국의 노동운동 현황과 문제점

19세기 중엽부터 배출되기 시작한 임금노동자의 출현과 1910년이후 일본제국주의 식민지 정책과 함께 도래한 자본주의 사회체제가 모방, 강요되던 시대인 1920년 4월에「조선노동공제회」란 최초의 노동자들의 조직체가 결성됐다. 그후 1922년「조선노동연맹」1923년의「조선노동총연맹」1924년의「조선노동총동맹」등이 8ㆍ15해방까지 운동해왔지만 일제치하의 사회구조상 근대적 노동조합운동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의 이 노동운동으로 민족해방이란 커다란 투쟁목표를 가지고 국가사회에 이바지한 노동자들의 공헌은 잊지말아야할 것이다. 해방이후 4ㆍ19까지는 1946년 3월 10일에 결성을 본「대한노총」이 근대적 형태의 노동조합으로서의 형태를 갖추어왔다 하겠다.

그러나 해방된 조국의 정치적 혼란기를 틈타 공산주의자들이 침투하여 노동조합은 자체적으로나 외부에서 심한 진통을 겪었다.

심지어 선의의 노동운동자들도 공산주의자로 오해당하는 곤욕을 당하기가 일쑤였다.

또 자유당 정권하에서는 이 노동조합이 본래의 사명을 망각하고 정치적 어용단체로 전락하여 국민이나 노동자들로부터 외면당해왔다.

1961년 5ㆍ16혁명으로 지금까지의 노동조합은 해산되고 이해 8월 3일「노동자단체활동에 관한 임시 조치법」에 따라 현재의「한국 노동조합 총연맹」이 재건되어 종전의 노동조합과는 달리 노동조합의 자유설립주의에 입각한 법률을 기반으로 유일한 합법적 노동단체로서 지금까지 운동하고 있다.

1969년 4월 현재「노총」은 그 산하에 철도 섬유 광산 전력 외기 체신 운수 해상 금융 전매 화학 금속 부두 출판 자동차연합 등의 16개 산별조합(産別組合)을 두고 있으며 조합원 수는 430,177명이고 지부 수는 410, 분회는 2,816개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 비하면 노동조합 조직 참가율은 극히 저조한 형편이다. 이와같은 조직발전의 장애물로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 수가 있다.

첫째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운동에 대한 이해부족과 조합운영을위한 소양훈련과 교육의 미비, 둘째 정부 당국의 노동정책에 대한 불실과 조합육성책의 미급 및 노동법의 실효성 약화로서 많은 근로자들이 조합결성권을 얻지 못한점, 셋째 기업가 및 공공단체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편견, 넷째 많은 노동자들의 연대의식 및 조합참여의식의 분산성과 한국산업구조화의 비체계성 등을 들 수 있다.

「노총」은 현재 백만 조합원 가입 목표를 향하여 조직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자립경제 확립과 경제개발을 위한 산업역군으로서의 노동자들의 적극적 참여의식을 지도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국제자유노동연맹」에 가입하고 있으며 노동조합 운동을 통한 국제협력으로서 국가이익에 공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1ㆍ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과정에서「노총」은 전체노동자를 대변하는 조직체로서 근대화 과정의 공업화달성을 위해서 많은 공헌을 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제는「노총」도 그 노총자들이 공헌한 역할에 대한 인간적 대우와 얻어진 재화의 공평한 분배를 받을 수 있도록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현하한국「노총」과 전체 노동자들은 금후의 발전적 노동조직체로서의 활동에 있어 다음과 같은 문제에 대하여 시급한 연구와 대책이 요구된다.

첫째 현대사회는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공업의 현저한 발달로 앞으로는 제3ㆍ제4의 산업혁명이 계속 발생할 것이므로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직업안정 문제에 대처하여야 할 것이다.

구체적 예로서 금번 대기업자들의「오토메이션」기계도입의 확장으로 부두노동자들의 파업돌입을 유발할 사태에 대한문제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일반국민과 가장가까운 단체로 발전시켜야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단체라야만 민주국가에서는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 조합의 운영관리의 체질 개선과 아울러 조합원 들로부터 신임받는 지도자들의 대거양성이 필요하다.

간간 신문지상에 보도되는 노조간부들의「스캔달」사건등은 국민들로부터 조합에 대한 관심이 멀어져가고 그로인한 노조에 대한 협력과 지원도 멀어져가게 되는 것이다.

셋째 조합원 그리고 비조합원들의 여론수집과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일차적으로 파악하고, 노동자들은 그들 자신의 문제를해결하기 위해서는「단결」과「협동」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자각하에서 조직적힘으로 그들 자신이 키워나가고 그들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이러기 위하여 노총은 전문적 연구소 및 훈련소 설치와 전문연구원 양성 및 확보 또한 지식노동자의 대량포섭과 지식노동자들 자신들의 능동적 조합참여 활동이 요구된다. 오늘날에 있어 노동자 교육은 장기적 노동운동 발전에 필수적 요건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넷째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사업이지만 반드시 성취되어야 할것은 조합의 재정자립 문제이다. 재정자립 없이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는 것처럼 어려운 것은 없는 것이다. 조합은 자체 재정자립도 중요하지만 조합원들의 자립, 재정환경 조성에도 관심을 크게 기울여야 한다. 조합원끼리의 신용조합구성 소비조합제도 등등의 환경조성으로 조합원의 가정생활 자립을 도와줌으로써 그들은 그들의 조합자립재정에 무관심하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조합은 사회발전문제에 대하여 적극적 참여를 하여야 한다. 경제발전계획, 문화영역 교육정책, 사회복지정책 등에 노동자들의 권익옹호와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를 향유키 위해 정부, 공공기관 제단체들이 과감히 참여할 길을 터놓아 많은 노동자들이 참여하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노동문제에 대한 크리스찬의 역할

『나는 자신을 가지고 또한 나에게속한 권리를 행사하면서 이 노동문제를 다룬다. 왜냐하면 종교와 교회의 도움이 없이는 이 문제의 실제적 해결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이 말은 1891년 교황 레오 13세가 반포한「레룸ㆍ노바룸」의 첫머리이다.

노동문제는 종교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문제이므로 교황이 언급한 것이다.

그의 관심사는 노동이 다만 상품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인격의 표현으로서 평가를 받고 취급을 받아야겠다는 것이다. 그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노동의 권리를 명백히 지적하였다.

또한 국가는 이 노동문제에 있어 노동관계가 사회정의와 공평의원칙에 따라서 규정되고 노동환경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육신에서나 영혼에서나 침해당하지 않도록 보장하는데 있다고 선언했다.

이 회칙의 영향으로 현대국가들의 사회입법이 마련되었고 교황 삐오 11세의 회칙「꽈드라제시모ㆍ안노」의 영향으로 노동법의 발생을 가져왔다. 더큰 자극은 노동자 자신들이 자신의 존엄성을 자각하게 되었고 많은 노동자 지식인들이 교회의 지도하에서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후도 교회는 노동문제에 관해 계속하여 사회적 교리에 있어 가톨릭 사상인 삐오 12세의 라디오 메시지, 요한 23세의 회칙「어머니와 교사」와「지상의 평화」그리고「현대교회에 있어서의 교회」라는 사목헌장 등에서『노동의 사회적 성격과 개인적 성격을 망각한다면 엄격한 정의에 의한 노동의 평가도 노동의 보수도 바랄 수 없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우리는 과거 이와같은 교회의 소리를 많은 국가, 많은 지식인, 학생, 노동자들이 모두 열렬히 환영하고 정당한 가르침이었다고 느끼고 실천하였음을 보아왔다.

심지어 많은 사회단체들 즉 자선단체, 사회재단, 여러종류의 조합 등이 이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생겨났음을 우리는 서구사회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실질적으로 JOC 등을 조직하고 산업복음화를 위한 투사들이 나타났으며 일부 평신도들은 CMT(세계노동연맹)의 노동조합을 결성, 사회운동으로서 사회정의에 앞장섰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10여년전부터 가톨릭노동청년회 그리고 개신교의 신입전도회 등이 있어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노동사회의 그리스도화를 위하여 많은 신자들이 운동하고 있다.

이와같은 상황을 볼 때 모든 크리스찬이 어떻게 해야하는 가는 명확하여 진다.

크리스찬은 창조주로부터 받은「사랑」의 힘을 사회발전에 마땅히 공헌해야 하는 것이다.

첫째, 역대 교황의 회칙(주로 노동문제에 관련된)과 교회의 사회정책에 관한 연구와 그의 실천이다.

어느 것보다 노동문제에 대하여 교회가 많은 관심과 교육을 해왔음을 똑똑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교회의 많은 기관과 지식인 평신도들은 먼저 현실을 파악하고 그것이 옳은가 그른가 판단하고 여기서 얻어진 결론을 과감히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종교와 도덕에 위배되는 어떠한 사회적 타협도 배제해야 한다. 직장에서 공장에서 고용주조합이건, 노동조합이건 평신도는 교회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에는 과감히 도전하여 개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평신도인 노동자는 각자의 근로자로서의 사명감을 자각하고 먼저 자신들이 어디에 가서 활동하여야 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가를 바르게 알고 주위 동료근로자와 연대의식을 고취하고 자신들의 현재 처하고 있는 상황부터 관찰하고 그것에 대한 판단, 그리고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 가를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넷째, 모든 평신도 및 평신도단체 그리고 교회기관은 각자의 교육과정에 이와같은 문제도 취급하여야 하며 같은 신자 같은 형제로서의 노사문제의 개선점을「정의」를 기초로 국민의 여론에 국가기관에, 기업가에게, 노동자들에게 알아듣도록 모든 조처를 다해야한다. 왜냐하면 노동문제는 종교와 직접 관련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자들의 이익을 도모하는데 가능한한 그 들 자신이나 기관, 단체들이 도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노동문제는 노동자 자신들만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