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체대회는 성공적이었다』『행사를 위한 행사는 아니었는지, 신자들의 삶에 과연 무엇을 남겼는가』10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18개의 행사로 진행된 제44차 서울세계성체대회를 두고 긍정과 부정의 평가가 교회 내에서 내려지는 가운데 세계성체대회 준비위원회 상임위원회는 11월17일 서울대교구청 회의실에서 성체대회 최종 평가회를 가졌다.
이날 평가회에서는 3년여 준비과정 속에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내기까지에는 신자들의 헌신적인 희생ㆍ봉사ㆍ기도가 그 밑거름이 됐다며 봉사자들의 노고에 거듭 감사를 표하고 지금부터 성찬의 삶을 더욱 깊이 살아가야 한다는 의지를 나타내 보였다.
이 평가회에서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우선 여의도 대미사에는 전세계 76개국에서 모두 66만1천99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성직자로는 추기경이 17명ㆍ대주교 45명ㆍ주교 1백24명ㆍ신부 1천6백98명이고 외국인 참가자는 3천6백36명으로 나타났다.
당초 주최 측은 이번 대회에 참가할 외국인은 3만 명으로 예상했다가 다시 1만~1만5천명으로 축소조정하고 준비를 해왔으나 대회가 끝날 때까지 정확한 외국인 참가인원은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예상보다 숫자가 상당수 줄어들었다는 것만 알려졌다.
이와 함께 외국인에 대해 지나친 배려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있었으나 반면 외국인을 위한 민박ㆍ한 가족 만찬 프로그램은 무척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이날 행사분과가 보고한 총평에 따르면 2백주년 행사와 지난해 한국 성체대회 등 축적된 경험의 발판위에 다져진 규모 있고 내실 있는 행사였으며, 종교집회의 승화된 모습을 창조함으로써 한국천주교회의 잠재역량을 재발견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성광의 기념탑 뒤에 내면의 결함들을 평가, 향후 교회 발전의 과제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지난10월말ㆍ11월초 서울 평협회장단 및 전국평협상임위 회의에서 나온 성체대회 평가가 이 자리에서 보고되기도 했다.
평협 회장단의 성체대회평가는 △노인들에 대한 배려 부족 △민박ㆍ한 가족만찬신청자 취소 등으로 실망자 많음 △피정ㆍ연수ㆍ교육 등에 대한 주최측의 공문 남발은 비생산적 △기성신자조직 활용 미흡 △너무 외형적 행사 아니었나 △가난한 교회모습과 거리 멀다 △한국말 미사봉헌에 감사 등을 지적했다. 아울러 △한마음 한몸 운동은 이제부터 시작해야한다. △성체대회 이후의 선교대책을 세워야한다 등을 건의했다.
또 이 평가회에서 보고된 10월 20일 사제 평의회의 성체대회 평가요약자료에 따르면 먼저 대회의 긍정적인 면으로 △개회미사ㆍ여의도장엄미사가 좋았고 나눔의 생활 계기가 됐다 △문규현 신부 방북사건으로 위축된 천주교회에 활기를 되찾는 계기가 됐다 △신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신심에 열의가 생겼다 △신자 단합의 계기가 됐다는 등이 나왔다.
부정적인 면으로는 △진행상 조직체계 미비 △전례준비 및 성체의 신비적 측면 부족 △산발적인 공문과 일관성 없는 안내 △홍보문제 배려부족 △외적행사로 내적 체험부족 △장엄미사 제대 너무 높았다 △성체교리 교육안내·홍보부족 등을 지적했다.
한편 대회준비과정에서 기구 조직의 사령탑이 없이 각 분과들이 횡적으로 연결됐기 때문에 상호 유기적인 협조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은데다 전문 인력이 부족, 방대한 조직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다. 또 주최측은 성체신심을 깊이 새기면서 신자들이 대회를 잘 준비하도록 신심교육에도 주력했으나 산발적이고 지시명령적인 공문 등이 부작용을 낳아 일선 본당신부의 협조가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특히 여의도 장엄미사의 경우 대규모 인원이 참가했는데도 불구, 큰 사건이 한건도 없었고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한 폭의 커다란 꽃그림 같았다는 칭찬의 이면 속에 화장실 사용문제ㆍ헌금봉헌문제ㆍ교황 경호로 인한 통솔문제ㆍ안내문제ㆍ배표관리 문제 등이 지적됐다. <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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