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저희를 어루만져 주시어 마음의 상처를 고쳐주십시오』(예레미야17.14). 하느님 나라를 약속하시며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가르치신 주님!
오늘 우리는 1980년 5월, 이 땅의 민주화의 횃불이었던 광주민중항쟁을 기억하고, 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지내면서 단순한 의미의 기념이 아닌 그분들의 정신과 넋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광주민중항쟁의 희생자들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수십년 동안 계속되어온 독재 권력의 물리적 폭력에 대항하여 민주주의를 지키고 진리와 정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민족과 역사 앞에 산화해 간 거룩한 희생 제물임을 믿습니다.
그러나 광주시민 학살의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서 물리적 억압과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언론매체를 동원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양심적 판단을 막아 왔습니다.
일치를 이루시고 참 평화를 주시는 주님!
우리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 그리고 평화를 위해 광주문제가 민족과 역사 앞에 지혜롭고 올바르게 해결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왔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믿습니다. 『감추어 둔 것은 나타나기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져 세상에 드러나기 마련이다』는 성서말씀을 믿고 광주학살의 진상규명과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가해자들은 아직도 정권안보에 집착하여 국민을 기만하는 부도덕한 행위들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사회에 만연한 죄악에 대하여 침묵하고 방관하고 있습니다.
죄인을 용서하시고 구원하러 오신 주님!
우리로 하여금 권력자들의 죄과는 미워하되 그들도 존엄한 인간으로 존중하고 사랑하게 하소서. 그리고 자신들의 죄과를 솔직히 밝히고 회개하여 하느님의 공의가 서게 하소서. 그리고 우리 민족의 화해, 나아가 일치를 이루어 평화가 머물게 하소서.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안에서 형제적 공동체를 이루며, 주님 뜻에 따라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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