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차 서울세계성체대화와 함께 89년도 교회 문화계는 어느 해보다도 풍성했다. 공연ㆍ연주회ㆍ미술전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마련됐으며 민중문화의 총체를 담은 대형총체극 마당이 벌어져 문화애호가들을 즐겁게 했다. 본보는 문화의 복음화로 가는 디딤돌이 되고자하는 바램으로 89년 한해의 문화계를 결산해보고자 한다. 문화의 각 분야를 출판ㆍ극예술ㆍ공연ㆍ음반 4분야에 걸쳐 4주간 게제, 평가와 함께 전망을 제시해본다. 90년대의 비상하는 가톨릭문화를 기대하면서…
문화의 제1영역이라 불리우는 출판문화는 가장 직접적이고 쉽게 전달되는 매체로 그 영향력과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문화를 통한 복음화를 이야기한다면 문서선교는 커다란 부분으로 남는다.
일반적으로 가톨릭문화를 논할 때 가톨릭문화의 부재 속에서도 출판 분야는 성장을 거두어 왔다.
80년대의 대미를 장식하는 89년 한해 출판문화의 결산은 긍정과 부정 등 양면을 함께 볼 수가 있다.
올해 한해의 출판을 숫자를 보면 양적으로 풍성했음을 알 수 있다. 성바오로출판사ㆍ분도출판사ㆍ가톨릭출판사ㆍCCK로 대별되던 교회내 출판물이 평신도들이 운영하는 출판사의 활성화로 그 수량 및 내용의 다양화 현상을 보였다.
또한 세계적인 교회의 행사인 제44차 서울세계성체대회를 게기로 성체신심ㆍ성체성사와 관련한 출판물들이 예년에 비해 풍성하게 출판되었다.
이런 양적인 면에서의 긍정적인 평가와는 달리 질적인 면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제기된다.
가톨릭문화를 가톨릭신앙을 따르는 이들이 이루어 놓은 정신적ㆍ물질적 모든 성과물이라고 규정할 때 민족의 복음화를 위해서는 우리 문화의 선성(善性) 에 대한 자부심을 일깨우고 신앙과 민족문화의 화해를 이루어가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출판물의 작품성향들이 번역물 중심이라는 사실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우리 가톨릭 신앙 안에서 배양된 가톨릭작가들의 신선한 창작물들은 여전히 빈약한 실정이다.
어린이 도서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여주는데 어린이 신심서적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배경이 외국의 것을 그래도 적용한국적인 정서 속에서 신앙을 가꾸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양적인 출판물의 증가 및 다양화라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 예년에 비해 독서층에게 널리 읽혀졌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즉 성체대회를 맞은 올해 성체를 중심으로 한 서적이 특별히 많이 판매되었으나 독자층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출판매체를 통한 적극적인 선교차원에서 볼 때 교회전반의 인식이 고답적임을 보여준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획기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 문화계자들의 공동적인 지적이다.
『출판매체를 통해 복음화를 겨냥한다면 좀 더 적극성을 띤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 관계자는 강조했다.
훌륭한 책을 만들어내려는 과감한 투자와 함께 독자층에게 흥미를 유발시키는 홍보전략 개발도 시급하다.
현재 대부분 신자들이 교회 서적을 대하는 것은 사제ㆍ수도자들의 추천에 의존, 스스로 가톨릭서점을 찾는 신자들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홍보시대라 불리는 오늘에도 교회서적의 홍보만큼은 원시적인 상태라 할 수 있다.
한편 좋은 책을 찾아 읽는 풍토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견해도 있다. 독자 스스로 영성적 풍요를 채우기 위한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며 그런 자제를 갖추도록 하는 신자교육의 필요가 절실하다.
명동 성바오로서원의 한 수녀는 신자들의 독서경향에 대해 『길고 어려운 책 보다 짧고 분양이 적은 글을 선호한다』고 지적하면서 『다양한 독자층 확보가 과제』라고 덧붙였다. 교회출판문화 관계자들은 『출판문화는 선교의 차원에서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다』고 전제 『일반인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읽혀지는 출판물제작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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