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이 가로수처럼 늘어서고
폭력이
욕망의 명령 앞에노예가 된산
피흘리는 눈동자에 비치는산은
모래 위에 우뚝솟은 갈바리아
해부학 교실에서 인광을 내며
창백하게 빛나던
아이들의 해골
아,
연인의 자궁은
제왕절개를 위해 흩어졌는데
한잎 지페는
일체의 묘비를 파헤쳤어라
실험대에 놓인 두개골을 찾아
백정의 방아쇠를 당겼으리라.
인내의 쟈일을 매고
비웃음의 CHIMNEY를 뚫고 오르면
산정에 십자가는
갈대밭이 된다
그러나 보라!
어두움이 구름과 포옹하며
신비를 찢어버리는 번개에 떨 순간
비극이여!
텅빈 십자가!
쇠약해진 그리스도는
어디로 탈주하였는가?
손톱이 다 까진 등산객은
마지막 생명의 기름을 태우는 제단 앞에서
향연처럼 부르짖었다.
-그는 살해되었는가.
그는 생식력을 상실하여 자살했는가
그는 도피했는가
아
그는 시체를 도난 당했는가
아무도
입을 열어 이야기하지 않았다.
우주의 심장에선 고동소리도
메아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자아의 왕국에서
향락이 독재자로 군림하는 유행의 흐름 때문에
등산객의 외로운 그림자는
갈바리아
썩어 쓰러지는 십자가에 헌옷처럼 걸리고
인류의 눈은
새로운 디자인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註)ㆍ, 등산객은 이렇게 부르짖었다.
-그리스도를 체포해 오라.
-내가 그를 못박으리라
그리고 나서 그는 스스로십자가에 올랐다.
참으로 뚫어진 자아의 손발을 통해
비로소 그리스도가 부활하기 시작하던
순간을 깨낟고
등산객은
한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아 이것이다!
아 이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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