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지난해 3월 1일부터 8일까지 원주교구 JOC회원 연35명이 태백산 일대 탄광지역의 광산노동자 5백세대를 통해 조사한 광산노동자 실태이다.
⊙일반사항
태백산지역 일대에는 약60개의 광업소가 있다. 여기에 매인 노동자는 모두 3만5천명이나 된다. 그중 1만5천명이 정식 종업원이고 나머지 2만여명이 임시 종업원이다.
이들중 5백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평균연령은 노동력이 왕성한 34년3개월. 부양가족수는 세대당 5.6으로 농촌의5.9보다는 약간 적은 편이다. 이들의 평균노동연수는 7년6개월로 나타나고 있으나 이 기간이 지나도 숙련공으로서의 대우를 제대로 못받고있는 실정이다. 더우기 이들중 62%가 중등이상의 교육을 받은 자들로서 노동자의 수준으로선 비교적 상위에 속하는 이들에 대한 치밀하고 도의적인 대우가 요청된다.
⊙경제생활
회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전체의 월평균 수입이 1만5천5백49원인데 비해 지출은 1만6천7백14원으로 매월1천1백19원의 적자를 내고있는 형편이다. 더우기 도시와 달리 교육비ㆍ문화비ㆍ교통비 등의 지출이 극히 적다는 것을 감안해 볼 때 이들의생활은 다만 생명유지에 급급하다고 보겠다.
이들은 전체수입의 약7할을 필수적 생계비로 지출하고있으며 60%가 생활이 곤란하다고 답하고 있다.
부채호수는 58.4%에 이르며 매가호당 평균부채가 4만1천50원에 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의 생활이 얼마나 암담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환경ㆍ위생
위험한 환경속에서 육체적으로도 중노동을 하는데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취하지 못하는 이들중 71.8%가 성격이 거칠어지고 신경질적으로 변했다고 답한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또한 84.3%가 몸이 약해졌다고 답했다. 체력감퇴는 노동량과 작업능력에 직결되어 생산의 감소와 기업운영의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결과적으로 임금의 감소를 초래하여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종교
이들의 종교현황은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않고 다만 어떤종교이든 종교를 가진 사람이 33%(별표참조)고 나머지는 무종교 또는 무응답이다 종교의 필요성을 68%나 인정하면서도 갖지 못하는 이유를 ①술ㆍ담배를 못끊어서 ②혼자다닐 용기가 없어서 ③자신의 생활태도에 죄의식을 느껴서 등의 순으로 들고있다.
또한 이들은 정신적ㆍ경제적 애로점과 난관의 의논대상이 거의(98%) 가족ㆍ친척ㆍ친구인 것으로 보아 신앙을 가진 사람도 생활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종교기관의 활동도 미약한 듯하다.
⊙노동조합
이들은 거의 대부분(94%)이 최소한 초등이상의 정규교육을 받았고 67.1%가 신문ㆍ잡지를 구독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지적수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위한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전혀 엉뚱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즉 노조는 노조간부를 위해 존재한다거나 모르겠다는 대답이 18.7%를 차지하고 있으며 노조가 필요하다는 답은 57.2%뿐이고 나머지는 필요없다거나 심지어 해롭다는 대답을 하고있다. 조사대상자 자신들이 대부분 노조에 가입돼있다는 사실을 두고 생각해 볼 때 이는 노조가 본목적인 노동자 권익을 위해 실제적 혜택을 주지 못한 까닭이라 하겠다. 조사결과 17.4%만이 혜택이 있다고 답한 것은 이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러한 노조 운영에 대해 이들은 개선책을 모색해 볼 의욕도 관심도 없다는 사실이다.
14명만이 이 문제를 생각해 보았다는 것은 노조의 앞날을 위해 깊이 새겨볼 문제라 하겠다.
지금까지 살펴본 이들의 생활은 한마디로 말해서 인간다운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겠다.
이들에게 있어서는 처우개선, 교통난ㆍ주택난해소ㆍ위생 문화 오락시설,신상보장문제, 소비조합운영강화, 부업의 장려와 지도, 노조에 대한 인식과 참여, 노동문제 연구기관설치 등 모든 문제가 선후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시급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나 기업주들을 구호로만 노동자 권익을 부르짖을게 아니라 삶을 위한 이들의 피나는 노력과 처참한 몸부림을 피부로 느껴 이들의 인간다운 생존을 위해 진정한 이해와 격려와 마음씀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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