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동자들이 기아임금에서 허덕이고 있음은 아무도 부인못할 엄연한비극적 현실이다. 그러면 사랑과 자비를 부르짖고 있는 교회내의 전교사 등 교회기관 종사자들의 대우는 어떠한가. 한 마디로 말해서 이들 역시 이 비극적인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도 역시 인간이기에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생활은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왜관교구에서는 이 점에 착안. 그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새로운제도를 마련했다. 사회 일우에서 일고 있는 기아인금추방운동이 빛을 보지못하고 있는 이 때 뒤늦게나마 교회내에서 이를 받아들여 제도화했다는 것은 퍽으나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왜관교구에서는 1969년 9월 교구관하 전교회장을 모아 전교사로서의 그들의 애로점을 조사, 분석했다.

여기서 그들은 첫째, 신분보장이 되어있지 못해 항상 마음이 불안하다. 둘째, 근무시간이 일정치 않아 마음놓고 휴식을 취할 수 없어 항상 긴장과 피로가 떠나지 않는다. 셋째, 전교활동을 하는데 특수전교비가 없어 원만한 활동을 할 수가 없다. 넷째, 건강에 대한 보장이 없어 병이라도 나는 날이면 이의 지출로 생계의 위협을 받는다. 다섯째, 봉급문제에 대하여는 현재의 봉급으로는 인간다운 생활은 커녕 당장의 식생활도 영위할 수가 없다는 등의 불만들을 털어놓았다.

이러한 문제들은 교구당국에서도 어느정도 예측한 사실이었지만 이들의 생활은 상상외로 비참했다.

왜관교구에서는 즉시 이들의 진술을 근거로 교회종사자들의 신분보장 및 처우개선문제 등의 연구에 착수하여 새로운 규정을 마련, 현재 실시하고 있다.

이 규정에서는 교회기관종사자의 채용규정 근무시간 건강문제 봉급규정들을 제도화하고 있어 보다 합리적이고도 과학적인 인사관리제도를 학립해보려는 교구당국자의 노력을 엿 볼 수 있다.

■ 근무시간

전교사들은 일반과는 달리 주일활동이 많으므로 1주일에 하루씩, 또 1년에2주씩의 유급휴가 기간을 설정,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했다.

■ 건강문제

연1회식 전직원에게 종합진찰을 실시, 건강관리에 막전을 기하고 있다.

■ 전교비 문제

각 본당에서 전교비를 별도 예산으로 책정, 전교사가 전교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여비 접대비 등을 지불, 그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 봉급규정

종전까지 각각 일정치않던 교구내 각 본당전교사들의 기본봉급을 1만원선으로 확정하고 다음과 같은 수당을 지급키로 했다.

■ 일반수당

①가족수당=기혼자에게는 기본봉급에서 5천원을 가산 지급하고 자녀수당으로 1세~12세까지는 월1천5백원 13세~20세까지는 3천원의 가족수당을 지급한다.

②근무수당=3년을 기준으로하여 기본 봉급의 10%를 근무수당으로 매월 지급한다.

③학력수당=초급대학 졸업자에게는 1천원, 4년제대학 졸업자에게는 월2천원씩의 학력수당을 지급한다.

④실력수당=이외에 본당신부의 재량으로 그사람의 능력에 따라 일정액의 수당을 지불한다.

■ 특별수당

①출생수당=자녀를 낳으면 1천5백원의 출생비를 지불한다.

②자녀입학수당=중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위하여 입학금의 반액을 지불한다.

③위생수당=건강관리를 위해 봉급의 50%에 해당하는 건강관리비를 매년지급한다.

④휴가비=매년 봉급의 50%씩을 휴가비로 지급한다.

⑤보나스=매년 100%의 보나스를 지급한다.

■ 퇴직금 규정

지금까지는 퇴직금을 근무연수에다 그해에 받은 전봉급을 가산하여 지불하던 것을 고쳐 매년 그해 당하는 금액을 정기적금하여 자기앞 통장을 만들어 퇴직시 그 통장의 금액을 전액 지불토록 했다.

또 만일 6개월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질병에 걸리면 6개월분의 봉급을 지불, 충분한 요양을 하도록하고 6개월이지나도 근무할 수 없으면 퇴직금 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지불하여 퇴직시킨다.

이와 같이 왜관교구에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처우개선 및 생활보장에 관한 규정은 물론 그 지역이 농촌이긴 하지만 앙등하고 있는 오늘날의 물가 추이에 합당한 완전한 제도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비록 만족할만한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하더라도 교구당국에서 교회기관종사자들의 생활을 걱정하고 어려운 재정형편 속에서도 그들의 생활보장을 위한 새로운 제도를 확립 보다 향상된 제도로 향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