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바티깐」공의회 후 교회의 사회참여 문제가 활발히 대두되고 있는 이때 특히 농촌사목에 관심을 갖는 것은 매우 의의있는 일이다. 사실 지금까지 교회가 농촌사회를 위해 얼마만큼의 관심을 가졌던가? 또 무엇을 했던가? 시대가 도시중심의 공업화 사회로 옮겨가고 있는데 교회도 여기에 편승하고 있지나 않는지? 그러나 아직도 우리 국민의 대부분이 농촌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교회는 농촌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농촌사목을 위해 우선 농촌교회가 서있는 현실을 살펴본다.
교회의 태도
지금까지 교회는 농민들의 영혼문제에만 관심을 가져왔지 그들의 현실생활은 살피지 않았다. 현재의 농촌교회는 이농자증가로 인한 지도자 부족과 가난한 경제상태를 한탄만 하고 있다. 도회지 본당에서 사목하던 사제가 농촌지역으로 가게되면 좌천, 또는 휴양소에 가는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교회도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분리되어 상호교류를 갖지 못해 버림받고 있다. 발전을 위한 모처럼의 의욕도 협조가 없어 좌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농촌의 특수사정을 모르고서는 농촌사목이 불가능하며 많은 수고도 허사가 되고 만다.
몇해전까지만해도 교세는 증가일로였다. 그것은 구제품 배급의 효과라 아니할 수 없다. 고픈배를 채워준 것은 좋은 일이나 인간구원 자체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남겨 놓았다.
요사이는 교회에 나와도 구제품을 왜 안주느냐? 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이 교무금만 내라하느냐? 는 등 기초교육이 전혀 없음이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농촌교회가 당면한 작은 문제에 불과하다.
시간이 없다
어려운 또하나의 현실적 문제는 농촌사목자들에게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일거리가 없어서 일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미사에도 교리에도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우선 경제적 안정이 있어야 교회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농한기도 이젠 옛말이다. 농촌부업 장려로 부녀자들까지 다루어 일해야한다. 따라서 교회는 저 뒷방 차지다. 이제 우리는 교회출석이나 강조하고 강론 때 교무금이나 독촉하는 그런시대가 지났음을 알아야한다.
적극적으로 그들안에 침투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그들을 이해할 줄은 알아야한다.
미사나 성사로 사목하던 방침을 지양하고 그들을 선량한 농민으로 생활에 충실할 줄 아는 농민으로 교육해야한다.
세상안에서 그들을 평화와 발전으로 이끄는 동안 교회의 사명을 다하고 구원으로 인도해야한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닮지 않으셨는가? 우리도 그들을 닮아야할 것이다. 성사나 미사가 인간생활의 더 근본적 토대이지만 걸음을 배우는 아이에게 뛰지않는다고 야단치는 사목방침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우선 농촌에서 일하는 일꾼을 양성해야 한다. 농촌사제들이 안타까워하는 일은 다양한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할만한 지도자들의 부족이다.
지금까지의 이 지역 전교회장들은 너무나 안일한 생각만하고 있다. 그들을 이해하며 적응하지못하고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성사독촉이나 교리강좌, 예비자교육만으론 흩어지는 양들을 모으지 못한다. 전교란 그리스도의 복음전파가 아니냐?
교회를 일터로
그런데도 복음, 즉 기쁜소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귀찮은 존재로 전락하고있다. 자기들은 논밭에서 땀흘려 일하고 있는데 전교회장은 그들 생활은 아랑곳 없이 교회이야기만 늘어놓고 있으니 말이다.
교회를 밖으로 끌어내 일터로 옮겨가야 한다. 전교사는 생활의 지도자가 되어야한다. 농촌지역 전교사는 그들이 시범으로 농사를 지어 우수한 영농방법도 가르쳐주고 생활을 통한 접촉을 해야한다. 그럼으로써 서로 사랑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교회의 사명도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농촌지역 사제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농업에 전문가는 아니라도 농촌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할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한다.
또한 교구 당국에서도 농촌사목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아직은 도시중심의 선교태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농촌선교에 관해서는 이렇다할 방안을 가지고있지 않다. 예를들면 도시에는「문화센타」등 많은 기관을 설립하고 있으나 농민을위한「농민센타」는 아직 그 싹도 보이지 않고 있다. 많은 문제를 질머지고 있는 농촌구제를 이런 현실속에서 어떻게 수행할 수 있겠는가.
이제 농촌이 가지고 있는 몇가지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을 연구해보자.
①농민에게는 입이 없다
그들은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알고도 말을하지 못한다. 이는 강력한 대표적 단체가 없어 자본가에게 착취내지 이용당하고있다. 그래도 말못하고 인내가 미덕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그들의 입이 되어야한다. 이것은 개인이 할 수 없으며 농업전문가도 할 수 없으며 교회만이 입노릇을 할 수 있는 것이다.
②농민들은 눈이 없다.
일반농민들에게 아직 확실한 기술보급이 늦어 그들은 90% 이상이 재래식 영농방법에 의해서 영농하고있다. 정부에서 파견된 지도자들은 정부시책의 전달자 노릇을 할뿐이지, 농민이 스스로 문제를 보고 자기 일을 책임지도록 하지 못하고 있다. 혼자서 볼 수없 으면 단체의 힘으로 보는눈을 만들고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 그들의 눈의 구실을 해야 된다
③농민은 힘이 없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통해 노동조건이나 생활보장 문제를 다루며 농민들은 가격보장, 생활보장이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아서 용기를 잃기 마련이다. 또한 여러번 속았기 때문에 일할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 이 때 우리는 새로운 용기를 주고 확실한 지표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주교회의에서는 한국농촌 전문가들을 한데 뭉쳐 농민교육과 농민지도 체제를 확립할 수 있고 농촌위원회를 설립, 앞으로 야기되는 농촌문제를 취급함으로써 교회 일반적 문제를 다루며 현농촌을 발전시키는 대안을 만들어야 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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