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레 신부는 스위스 태생의 신학박사. 임상심리학과 사목의학을 연구하고「다발」대학교에서 의학윤리를 강의했다. 의학과 윤리에 관한 저서 5권이 있다.

1961년에 성청이 정신분석에 관한 엄중한 경고문을 발표하자 그 반응은 찬반으로 갈라졌었다. 성청은 6계와 관련되는 위험스런 생각과 인간행위의 핑계 때문에 정신분석의 실시를 꺼렸던 것이다. 그후 성청은 줄곧 신학교 학장과 수도장상들에게 윤리신학은 교회의 전통적인 교의에 엄격히 일치시켜 가르쳐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리고 특히 6계를 다루고 있는 서적이나 정기간행물은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했다.

이 경고문은 성직자가 정신분석을 실시하지 못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서품을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정신분석적 양성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앞으로 성직자나 수도자는 정신분석적 진단을 받게될 것이라고 가르치는 사람까지 단죄해 버렸다. 성청은 이것을 사제직이나 수도직에 필요한 적성판단의 방법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고문에 따른 규정에 보면 사제나 남녀수도자가 중대한 이유로 정신분석의 진단을 받고자할 때는 교구장의 허락을 받아야한다고 되어있다.

경고문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지난 10년동안 성청도 많이 발전하여 지금은 훨씬 융통성 있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2차「바티깐」공의회는 책임있는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많은 분야 즉 청소년교육, 사제양성, 사목실천, 시생교회의 발전 등에 심리학의「인스피레이션」을 도입해야한다고 가르쳤다.

사회학이나 인류학과 마찬가지로 심리학도 공의회가 권장한 시대의 해석을 용이하게 해준다.

공의회는 오늘날 세계안에서의 교회에 대해 언급하면서 최근의 심리학적 연구는 인간행위의 심층을 풀이해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여기에서 심층심리학을 얘기했지만 신자들이 어느파의 학설을 이용해야 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공의회는 현대인이 자기자신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을 꿰뚫으려하며 그럴수록 자신에 대해 더욱 신념을 잃게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것이 심리학의 위기다. 그러나 심리학을 정복하는데서 인간은 자아인식이 늘고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과학의 발달을 무시하지 않고 그 적극적인 양상을 장려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교회는 과학이 가치체계를 흐리게 할 위험에 놓여있을 때 경고해야 한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교회는 인간의 초자연적인 종말을 보호할려고 한다 정신 분석도 잘 이용하면 신자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자기의 목적을 더 잘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잘못 이용하면 장해물이 되기도 한다.

삐오 12세는 이미「신경계 조직병리학」국제대회 참가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정신요법에서 축적된 욕망과 콤플렉스를 해소시키기 위해 성욕을 일으켜 놓으면 그 욕망은 인간의 잠재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물결쳐 이간은 그 욕망에서 놓여나지 못한다.』

교황이 소위 환자의 의학적 정신요법적 흥미의 윤리적 한계를 취급한 것은 1952년 9월이었다. 삐오 12세는 정신분석을 일반적인것으로 보지않고 오히려 자칫하면 인간의 품격을 떨어뜨려, 자동창치를 가진 순전히 감각적인 존재로 만들기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고착되고 배타적인 방법으로 정신분석과 성문제를 연관시킨다면 그것은 극히 피상적인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프로이드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은 프로이드의 제자들도 우리인간의 무의식 속에는 가장 고상한 동기까지도 더럽힐 수 있는 다른 욕망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철학사전에서는 정신분석을, 무의식세계를 구명하는 심리적이고 정신 요법적인 진단기술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정신분석이란 낱말은 언제나 프로이드의 학설과 방법에 관련이 된다. 교회는 이 점에 대해 신중을 기하고있다. 이러한 기술은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이용하지 않으면 극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삐에르ㆍ앙리 시몽도『프로이드식 정신분석은 욕망을 일어나게 함으로써 무의식이라는 괴물에게 자유를 주는 위험은 제시하지않고 욕망을 억제함으로써 생기는 나쁜 결과와 그 욕망을 채움으로써 치료하는 가치만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어떤 저명한 신학자도 우리의 마음을 파헤쳐 놓으면 각 인간 속에 갇혀 있던 유령에게 오히려 자유를 주는 결과를 빚을까 우려했다.

이러한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빠스칼도 다음과 같이 그 문제점을 지적한 적이 있다『이간의 위대성은 덮어두고 동물적인면만 강조하는것도 위험하고 본바탕을 무시하고 위대성만 강조하는 것도 역시 위험하다. 이들중 어느 한 면을 완전히 잊게 하는것은 더욱 위험하고 양면을 다 제시하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

교회는 정신분석에 대해 불신을 표하지 않고 조심스런 관심을 나타냄으로써 현명하게 처신해왔다. 정신적인 자동현상을 해방시키고 콤플렉스를 해소시키기 위해서라는 핑계로 치료를 받은 후에는 과학을 능가하는 초월적인 규범을 어디에서 찾아야할 지 모르는 상태에 환자를 몰아넣을 권리는 없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에서나 종교나 윤리적 영역에서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반대로 정신분석외는 흔히 무의식 속에 숨어있는 것을 분명히 가르쳐줌으로써 더욱 이러한 규범을 준수하도록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정신분석의 도덕적인 수준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먼저 그가 어떤 인간이며 어떤 정신으로 자기의 학문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또 각「케이스」에 따르는 그의 구체적 방법의 한계가 무엇인가를 반드시 알아야한다. 이렇게 볼 때 교회의 경고문이나 지침서는 올바로 이해돼야하며 교회는 모든 정신분석을 맹목적으로 단죄한다는 오해를 풀어야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