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난주 국내외를 떠들석하게 한 JAL기 피납사건 때 일본 도와 사제폭탄을 휘두르며 살기등등하던 철부지 폭도들은 김포공항에서 숨가쁜 대결을 벌이다 한국정부의 주장대로 무고한 승객 130명(승무원 4명 포함)을 풀어놓았다. 3일 오후 2시26분 만79시간만에 자유를 되찾은 이들 승객중에는 성직자 두 분이 끼어있었다. 두 성직자의 이름은 일본인 하마비(濱尾ㆍ40)주교와 미국인 다니엘 맥더널드(34ㆍ메리놀회) 신부.
하마비 주교는 동경 부주교로 있다가 2월 17일 주교로 임명을 받은 분으로 오는 30일 주교성성식을 앞두고 1일부터「후꾸오까」에서 이태리인 롬바르디 신부 지도로 열리는 성직자 피정에 참석차「요도」호에 탔다가 변을 당했다.
3일 수염이 덥수룩한 채 풀려나온 하마비 주교는 2일 주한교황대사관으로부터 하마비 주교 피납소식을 듣고 급거 상경한「로마」의「그레고리안」(대전 교구 액션지도) 신부와 예기치 않은 재회를 나누었는데 첫마디가『피정치고는 멋있는 피정이었다』고 빙그레 웃었다.
하마비 주교는 처음 피납소식을 듣고 천주께 모든 것을 맡기고 담담하려 했지만 JAL기가 김포에 내린후 납치범들이『여기는 평양입니다.. 그동안 괴로움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한국동란때 북괴에게 모진 학대와 형벌을 받고 끝내 목숨까지 잃은 많은 성직자들의 일이 떠올라 약간 불안했다고.
공항 공군장교식당에서 다른 승객과 함께「커피」를 마시며 잠시 긴장을 푼 하마비 주교는『나를 위해 걱정해 준 한국교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귀국하면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사상을 심어주는 일에 힘을 기울이겠다면서 오후6시3분 기어이 북한으로 기수를 돌리는「요도」호에 말없는 강복을 보냈다.
한편 외국인이기에 하마비 주교보다「매스콤」에 많이 오르내린 다니엘 맥더널드 신부는 63년 뉴욕의「메리놀」대신학교를 졸업한후 곧 일본으로 건너화 3년간 보좌신부생활을 하다 지금은「동경 상공회의소」지도신부와 청소년위원회 지도신부를 역임하는 등 사회활동에 발이 넓은 분인데 오는 7월 13일부터 23일까지「도꾜」성심여대에서 열리는 교황청「정의와 평화위원회」주최「교회와 아시아의 발전」에 관한 세미나 준비회의차「후꾸오까」 로 향하다 66년 업무연락차 잠시 들린 일이 있는 한국땅을 다시 밟게 되었다면서『납치범들이 북한으로 간다고할 때 이북으로 끌려가면 6개월이나 1년은 고생을 할거라는 생각이 들어 동승한 하마비 주교를 찾아 고백성사를 보았다』고.
『납치학생들이 1ㆍ2년전에 공산당이 아닌 그리스도를 알았더라면 그런 짓은 안했을 겁니다.
그들의 야심과 실천력이 그리스도안에 교화되었더라면 훌륭한 일을 할 수 있을것』이라고 아쉬워한다.
맥더널드 신부가 납치된 JAL기에 탑승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자, 메리놀 대신학교에서 맥더널드 신부와 같이 공부하고 지금은 한국에 와있는「제임스 시노트(인천교구 총대리ㆍ한국명 진 야고버) 신부와 로버트 A. 릴리(인천교구ㆍ한국명 이 로베르또) 신부는 2일 오후 대책본부를 찾아「맥」신부 대신 인질이 되겠으니「맥」신부를 내려달라고 요청, 「아나운서」를 통해 기내로 연락했으나 납치범들은 묵살해버렸다.
두 신부는 가톨릭 신부로 북한에 가서 학대받기는 마찬가지만「맥」신부는 한국말을 못하기 때문에 고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 차라리 자기들 둘이 끌려가는게 낫겠다는 눈물겨운 우정에서 이렇게 제외했었다.
맥더널드 신부는 공항에서 동료신부들의 따듯한 영접을 받고 이에 보답코저 3일 저녁을 메리놀한국본부(성동구 능동363)에 머무르면서 이들과 일일히 악수를 나누고 4일 아침엔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 박 대통령의 맏딸 근혜양에게『이렇게 살아난 것은 한국정부의 덕분』이라고 말하고 대통령 내외분에게 자기의 감사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멕」신부는 신범식 문화공보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북괴로 끌려가기전 승객을 무사히 구출해준 한국정부와 국민에 심심한 감사』를 표하고 낮12시50분 JAL기편에 일본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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