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성소감소는 세계적 현상이다. 성소의 감소는교회의 앞날에 큰 암운을 던져준다. 신학교와 수도회의 지원을 던져준다. 신학교와 수도회의 지원자 격감은 우리에게도 현실문제로 등장했다. 해마다 성소주일이면 여러가지 행사를 벌여 성소증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가톨릭 여성단체 서울협의회에서는 관계자 다수를 모시고 이 문제에 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기위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참석자
김창렬 신부(대신학교학장) 최석호 신부(서울대교구상서국장) 권영백씨(가톨릭저널리스트서울클럽회장) 송찬규씨(중림동본당총회장) 심춘섭씨(문교부장학관) 이선정씨(여성단체서울협의회장) 안 니꼴라오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원수련장) 장 체칠리아씨(신부어머니) 오 엘리사벳씨(여성단체총무)
▲사회=김문자씨(여성단체부회장)
▲때 =1970년 4월 2일 오후2시
▲곳 =CCK
▲기록=오옥화 기자
사=바쁘신 중에 이렇게 나와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나날이 줄어드는 성소문제를 볼 때 신자된 우리들은 불안하고또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성소주일을 10일 앞둔 오늘 저희 여성단체서는 여러 선생님을 모시고 우리나라 성소의 현황 문젯점 또 그 감소 원인과 그 대책 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읍니다. 우선 서울대신학교 현황부터 말씀해 주셨으면….
김=지금 서울대신학교에 재학중인 신학생의 수를 말씀드리면 총학생수가 4백8명인데 그중에 입대자가 1백32명 현재 학자가 2백71명입니다. 다시 이것을 과별로 보면 신학과가 1백48명 철학과99명별과 24명입니다. 그리고 다른 측면에서 구분하면 수도신학생으로서 신학과 25명 철학과 18명 라띤어과 8명 군에 입대한 사람이 32명 모두 80명됩니다. 그리고 교수신부 및 지도신부, 평교수가32명 계십니다.
사=학생수가 많으니 천만다행입니다. 외국의 어느 산학교는 지망자가없어 페교됐다는 외신을 읽은 적이 있읍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지원자가 줄어들지는 않고 있는지요?
김=감소된다고 보아야 되겠지요. 한 예로 작년만 하여도 신입생의수가 문교부의 정원 55명을 받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물론 지원자수는 그 만큼 됐읍니다만 그중에서 입학이 허락된 수는 41명밖에 안됐읍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외국과 같이 심각한 문제로서 급박하진 않지만 점차로 그점을 느끼게 되었고 앞으로 어떤 특별한 방책이 세워지지 않는한 더욱더 감소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고 있읍니다.
최=감소 이유를 나로선 이렇게 봅니다. 현재 세계의 흐름이 유물적이고 현세중심적으로 고도로 속세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의 흐름을 쫓아 물이 높은 곳에서 얕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자연법적으로 편리한 문화와 문명의 혜택을 마음껏 누려보자는 데서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수녀=모든 수도원에서도 차츰 자원자의 수가 줄어든다고 각 수도회 장상들은 말하고 있읍니다. 특히 지원자의 학력을 제한하고즉 고졸 이상의 학력자를 받는 수도원에서는 확실히 감소되고 있답니다. 우리회의 경우도 작년까지는 감소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금년에는 많이 줄었읍니다. 그 이유를 알아봤더니 부모들이 반대한다는 겁니다. 즉 열심하고 신덕이 깊은 사람들이 몇십년씩 수도생활을 하다가도 나오고 마는데 너 같은 아이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느냐? 끝까지 수도생활을 못할 바엔 차라리 포기하는것이 낫다면서 입회를 찬성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결국 요즈음 수도ㆍ성직자들이 옷을 벗고 환속하는 실례가 많은 그것이 성소감소의 큰 원인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이=옛날 사람들은 시앙적으로 말하면 그대로 믿었지만 요새사람들은 누가 말한다해도 잘 듣지않는 경향입니다. 자기들 스스로 깨달아야만 믿으려하고 움직이려 드는데다가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해가니 신앙생활이 소홀해지기 쉽고 기성종교인과 사제들이 하느님의 참된 모습과 말씀을 진실하게 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제에대한 매력을 상실한데서 오는 웒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성소와 교육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많아야만 교육을 잘시키고 훌륭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한국사회 자녀교육의 일반적인 인식으로 되어있읍니다. 교육자들이나 부모들이 지식에만 치우쳐있고 자녀들의 내면생활에는 소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의 의지면을 바르게 키워줄 수 있고 용감, 결단성을 자아낼 수 있는 폭넓은 교육을 시켜서 자기의 길을 자기가 용감히 선택할 수있 는 기틀이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하겠어요. 그러자면 아버지도 그렇지만 특히 어머니들이 자녀들의 신앙생활에 힘을 기울여야 될겁니다. 즉 아침 저녁 규칙적인 기도시간을 갖게하고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수도ㆍ성직자 생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줬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수도성소가 줄어드는 이유중 또 하나 큰 것은 요새 젊은이들에게 봉사정신이 희박하다는 것이 아닐까요?
김=수녀님은 봉사정신의 희박을 이유로 보시는데 저는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읍니다. 신부들에게 봉사를 지나치게 요구하면 사제생활 자체가 젊은이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합니다. 사제들도 인간적으로 모든 조화를 이루는 원만한생 활이 돼야지 억지로 끌어다 묶어 놓은 것 같은 생활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미국에서 성소가 왜 감소되는지 그 원인을 학생들에게서 조사해보니까『결혼하고 싶어서』라는 대답이 제일 많고 그 다음이『세속 특수생활에 끌려서』였고 셋째로 사제직의 참뜻을 잘 이해못하는것이 원인으로 나타났답니다. 즉 사제생활은 모든 것을 주는 생활인데 대부분의 신학생들이 대가를 바라지않고 사랑을 준다는 것까지는 알고있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그 댓가가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지요.
권=역시 성소가 감소일로에 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관찰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신앙도 신앙이 서야 할 땅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현상과 진로 관계랄까? 값진 일을 하고 싶지만 무언가 보람을 느끼지못할 때 이 분들도 애를 쓰지만 메아리치는 바가 뭔지 시원치가 않을 때 이들은 혼자 미친사람같지를 않겠어요? 이것이 중요한것 같아요. 이 세상에서 바르게 살겠다고 마음 먹어도 사회현실이 바르게 살지못하게끔 제한된 여건이 많기 때문에 바르게 살다보면 충돌과 역경이 많지 않겠읍니까? 만일 가톨릭 집안에서 관직이나 장사를 할 때, 가톨릭식으로 해야만 장사가 잘되며 관직이 유지될 수 있겠느냐 하는 겁니다. 이것은 십자로서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일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의 보람을 느끼지 못할 때 우리의 영혼을 이끄는 사제들 입장에서 그들이 앞으로 보람을 느끼지 못할 때 계속해서 현싯점을 보는 단계에 있어서는 성소가 역시 감소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제2차「바티깐」공의회 이후 평신도사도직으로서도 얼마든지 하느님께 봉사할 수 있는데 구태여 사제나 수도생활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느냐 하는 문제가 야기됨을로써 성소의 감소문제가 생기지도 않을까요?
김=콰르드ㆍ유닉크 작「내일의 사제들」에 보면 신부 수가 줄어드는 이유로 첫째 평신도들이 사제의 경쟁자로 나타났다는 것, 둘째 사제는 자기자신이 누군지 뚜렷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과거에는 사제가 제2의 그리스도라고 함으로써 거기서 어떤 힘을 유지해왔는데 지금은 그것이 아니고 성서에도『그리스도의 인격으로 성사를 집행한다』는 정도의 표현밖에 없게 됐읍니다. 이것을 사제들은 환영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엇인가 가졌던 것을 빼앗긴 것처럼 허전하고 쓸쓸해하며 큰 힘을 상실한 것 같이 느껴지고 있읍니다.
사=성소감소의 이유를 여러가지 말씀하셨는데 요약하면 사회적인 여건, 가정교육 또 성직과 수도를 지원하는 젊은 사람들의 마음가짐 등이겠읍니다. 그러면 성소감소의 대비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최=아래로 흐르는 물줄기를 거꾸로 끌어올리는 것과 같이 현 사회상에 역행해야만 성소가 된는 것 같은 인상을 우리들은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큰 오류가 있는 것 같읍니다. 참된 성소가 결실하려면 첫째 신앙의 내용을 참되게 이해하며 생활하는 가정이 있고 이속에서 자녀들이 자기 앞날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만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가정이 있어야합니다. 이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성직의 가치를 스스로 느끼고 성직을 택해야 될 줄 압니다.
안=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성소의 바탕은 신자 가운데 있는 것이기 때문에 관념적인 성소를 구체적인 것으로 옮겨가자면 우선 성소의 바탕인 신자들을 철저히 교육시켜야 할 것 같아요.
안=이번 성소주일을 기해 우리회에서는 지원자 30명에 대해 수녀원 지망 동기를 조사해 봤어요. 그랬더니 동기가『가정교육에있다』는 사람은 한사람밖에 없었고 대부분이 자기본당 수녀들과 접촉한 것이 입회인이 됐다는 거예요. 이런걸 보면 가정교육도 중요하지만 수도성직자들의 표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수녀=정말 그래요, 지원자들을 보면 구교우 가정에서 오는 사람은 몇 안되고 영세받은지 1년내지 3년사이가 가장 많아요.
김=신학교 경우도 비슷합니다. 입학동기란에 기록한 것들을 보면 가정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거의 없고 모두 성당 복사반 성가대 레지오단 등을 통해 신부들과 접촉한 것이 동기가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소증가 방법으로는 첫째 부모들부터 노력이 있어야겠다. 둘째 신학교의 생리를 달리해야겠다. 셋째 성직자들이 물심양면으로 협력해야 성소가 증가된다고들 합니다.
오=그리고 젊은 아이들은 아직까지 성직자들을 신격화하는 경향이 많아서 혹시 어떤 신부님들이 아름답지 못할 말이나 행동을 했을때 크게 분노하기까지 하는데 사제를 신격화하는 것도 큰 문제인것 같아요.
이=말이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신부님들이 모든 면에 좀 잘했으면좋겠어요.
(일동웃음)
김=이거 참 곤란하고 큰 문제입니다. 과거엔 신부가 일종의 신격회되었고 어디가지나 지도자였기 때문에 그것으로써 다른 인각적인 약점이「카버」됐지만 지금은 그것이 아니고 사제와 평신자가 일대일의 관계가 됐이요. 그래서 성직자 개인의 가치에 의해서 잘하면 좋게 평가받고 못하면 못한 그만큼의 평가를 받아야하니 일은 크게 된 셈이지요. 저부터도 남보다 조금도 나은 것은 없으면서성직에 있고 또 가르치긴 가르쳐야 겠고….
과거엔 잘봐주셔서 괜찮았지만 지금은 잘 봐주기만을 바라고 기다릴 때가 아니니 좀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
이 수녀=자원자들에게 어떤 것들이 수도성소를 감소시키느냐고 물어봤더니 본당에서 신부님들과 수녀님들간에 서로 협력이 없을때 이런 것을 보면 수녀원에 가고 싶은 생각이 싹가셔진다고들 말해요.
권=지금까지 감소일로를 걷고있는 성소를 증가시키기위한 그방법으로 수도ㆍ성직자들이 좋은 표양을보야야 한다. 또 어머니들이 가정교육을 잘해야한다. 또는 생활정도까지도 일반수준에 떨어지지않게 보장돼야한다. 심지어는 경제적인 뒷받침으로 장학금까지 마련하고 있다는 등등의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읍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는 분명히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그것은성소를 받은자 또 받을 수 있는 상대자들 자시의 태도도 중요한 문제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줄 것이 많아도 받을 자의 태도가 되어있지 않거나 이미 받은자의 관리소홀로 받은 것을 상실할 때는 부모나 친척 또는 제삼자를 모두가 아무리 애를 써도 헛수고가 아니겠읍니까?
사=아주 타당한 말씀을 하셨읍니다. 그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요. 그리고 아드님을 사제로 만드신 장체 칠리아씨를 여러분 앞에 소개합니다. (일동박수)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가정교육의 표본을 현실화 하시느라고 고생이 많으셨을 겁니다. 잠깐말씀을…
장=남달리 자녀교육에 힘쓴 것은 없어요. 다만 기구를 그치지 않은것 뿐입니다 지금 소신학교에 있는 김창환(안드레아) 신부가 저의 아들입니다. 신부가 되었다는 기쁨보다는 걱정과 근심이 항상 떠나지않아요. 앞으로는 더 많은 성직자들이 필요할텐데 지원자들이 그렇게 적어지고 있다니 걱정이군요.
사=줄어드는 성소를 경제적인 면으로 뒷받침해보자는 의도로 우리 여성단체에서 작년에 신학교후원회를 결성하고 장학기금,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회장님 거기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어요?
이=신학교후원회가 발족한 작년 3월부터 장학금을 모으고 있는데 이외로 여러 교우들이 많이 협력해서 잘 되어가고 있읍니다. 내년 4월까지 목표액 1천만원이 달성되면 이 돈을 은행에 예치해서 매월 나오는 20여만원의 이자로 신학교 당국에서 추천하는 신학생몇명에게 장학금을 지불할 계획입니다. 자세한 것은 오 총무님께.
오=신학교후원회는 작년 3월에 구성되어 2백63명의 회원들이 매월 20일 윌례회를 통해 2천원씩 주셔서 원래 목표액이었던 1백만원을 훨씬 넘은 3백만원이 현재 마련되었읍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다시 내년 4월까지 1천만원을 목표로 회원 경신 내지 새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저희 신학교후원회를 조직적으로 원활히 운영하며 최대의 효과를 얻기위해 송 선생님께서 조예가 깊으신「세라」운동이 참고가 많이 될 줄 생각합니다. 송 선생님「세라」운동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송=「세라」운동은 평신도조직으로서 성소배가운동입니다. 1935년미국「워싱턴」주「쎄아트리아」에서 여러 실업가와 유지들에의해 시작되어 현재 3백클럽 이상이 조직돼있고 세계 각국에서 설립중에 있읍니다. 「세라」운동의 목적은 성소배자와 여러회원들에게 가톨릭사상을 강화시키자는 것인데 이 운동의 가장 중요한 것은 성소를 위한 정신교육입니다.
사=정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읍니다. 앞으로 우리네 2세 3세들과 어울려 그들의 영혼을 지도할 장래의 성직자 수도자들을 우리가 어떻게 소홀히 하겠읍니까?
하느님의 부르심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현대 사회환경에서 오는 여러 장해물들이 우리 자녀들의 눈과 귀를 막아주고 있어 심오한 부름의 소리를 듣지못하기 때문에 우리 기성인들에겐 이 장해들을 제거시켜주는 책임이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국에 사제성소 및 수도성소가 계속 불어나 남북통일이 된 후에도 수도성직자의 수가 모자라지 않도록 많은 수도성직자들이 배출되기를 바라며 오늘 좌담회를 끝마치겠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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