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라남도 영광에서 올라온 김익성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얼마 전 여러분을 놀라게 했던 영광 뇌 없는 태아 사산 사건을 기억하시겠지요. 제가 바로 그 사건의 피해 당사자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저희 고향 영광에는 두개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입니다. 나는 처음에는 핵발전소가 무조건 좋은 줄로만 알았습니다만 핵발전소에서 일용잡급직으로 몇 번 일하면서 나는 핵발전소의 작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핵발전소 일용직 노동자들은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으므로 육체노동을 하며 먹고 살고 있습니다.
저희 현장 근무자들은 마치 전쟁을 치르듯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원하는 일의 대부분은 원자로 건물 내부로 들어가 부품을 청소하고 수리하는 것입니다. 저희들의 작업장은 6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곳이며 바람도 통하지 않는 어두운 곳이지요. 그러나 방사능 노출 위험 때문에 법적으로 중무장을 하고 들어가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안전장치를 완벽하게 한다고 해도 우리 노동자들은 방사능 앞에 노출되어 있는 게 오늘의 현실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방사능구역에서 생명을 건 작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에 선 이유는 바로 이러한 열악한 노동현실과 핵 방사능의 병폐와 위험성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영광은 예로부터 영광굴비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그 유명하던 영광굴비도 이제는 핵발전소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해서 잘 팔리지도 않습니다. 우리 영광 칠산 앞바다에서는 등이 굽은 기형어가 때지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 가까이에 있는 「가마미」해수욕장도 핵발전소가 들어선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지금 방사능오염으로 죽어간 나의 두 아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전장치가 철저하지 못한 핵발전소가 이 땅에 있는 한 나와 같은 피해자는 또다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의 경우 실수로 이곳에서 대사고라도 나버리면 모든 분들은 저와 같은 신세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여러분! 이제 나는 여러분들께 호소합니다. 하느님을 믿으시는 여러분들께서는 핵발전소의 위험을 경계하셔야 합니다. 인간을 파멸로 몰고 갈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앞으로 불쌍하게 죽어간 나의 아기들을 위해서라도 핵발전소의 위험을 밝히는 운동을 열심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널리 알려주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동참을 간절히 바라며 저의 호소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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