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년 들어 중산층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한국교회가 가난한 이들에게 보다 열려진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부문에서 각고의 노력이 요청된다.
우선 현 교회의 상태 즉 사목구조ㆍ사목방향ㆍ신자교육 등등이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찰과 함께 이것이 가난한 이들과 어느 정도 접합점을 갖고 있는지를 검토해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 한국교회의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는 개인 신심 위주의 성향을 지양하는 교육의 실시 및 가난한 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평신도 양성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 교회가 가난한 이들에게 열려진 교회로 변화하는데 따른 두려움을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변화하려는 자세가 요청된다.
이 같은 요소들과 함께 본당공동체들이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실시해 나간다면 가난한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교회의 모습이 빠른 시간 내에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나 11월2일 서울 대교구 교구청 별관에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열려진 교회가 되기 위해 많은 사목자들이 모여 진지한 논의를 했던 제3차 아이사(AISA) 평가회를 개최、 아이사의 프로그램을 교구차원 및 본당차원에서 확대 실시하고 그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목방안을 논의한바 있다.
이 평가회에서 참석자들은 아이사의 프로그램을 몇몇 본당을 중심으로 실험 실시하고 공부방 및 탁아소도 본당사목의 일환으로 운영해야 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고、 이 같은 평가회의 내용은 서울 대교구 사제총회에도 보고돼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가회에서 결정된 이 같은 사항들은 비록 작은 것이지만 가난한 이들에게 열려진 교회로 변모돼 가는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것은 교회가 가난한 이들의 삶의 문제를 수용한다는 측면 및 가난한 이들을 교회로 불러올 수 있다는 측면과 함께 부유한 이들에게는 가난한 이웃에게 눈을 돌릴 수 있게 해준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추영호신부(서울대교구 도시빈민위원회총무) 는『삶의 문제가 복음적 과제이고 교회의 사명임에도 불구、 그동안 교회는 가난 및 생존문제에는 등한히 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본당 관할내에 있는 지역민들의 삶의 문제、 즉 철거 및 주택ㆍ환경공해 문제등도 바로 사목의 대상임을 인식、 교회가 아픔을 함께하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본당에서 탁아소를 개설할 경우 지역주민들로부터 받는 환영은 대단하다. 이것은 지난달 서울금호동본당 (주임ㆍ서춘배 신부)이 본당 내에 탁아소를 개설했을 때 불과 일주일 만에 50여명이 넘어선 것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 옥수동본당(주임ㆍ정월기 신부)은 11월 2 ㆍ28일 양일간 본당 구역반장 70여명을 대상으로 아이사의 프로그램을 실시했는데、 참석자들은 『새로운 시각을 얻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가난한 이들에게 열려진 교회로 가는 과정이 더욱 짧아지기 위해서는 이 같은 본당의 사목대안 및 실천과 함께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본당사목위원의 선출과 평신도 양성은 아주 중요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본당 사목위원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을 갖고 있는 신자들이 맡고 있다. 때문에 가난한 이들이 느끼는 문제를 실존적인 교회의 문제로 인식하는데 있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몇몇 본당에서는 본당 내 여러 계층의 신자를 대신할 수 있는 사목회의 구성을 위해 사목위원 및 사목회장을 신자들이 직접 선출케 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김영필 신부(정평위 총무)는『본당에 있을 때 상대적으로 가난하다고 생각되는 신자가 사목회장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느껴보지 못했다』며『사목위원을 균형 있게 선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일선 사목자들은『사목위원을 할 수 있고 현장교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능력 있는 평신도가 많이 양성돼야 한다』면서『교회의 적극적인 투자와 인재등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3차 아이사는『교회의 인재양성은 그동안 성직자ㆍ수도자에게만 국한돼 온 것 같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한바 있다.
또 박준영 씨 (도빈위 간사) 도『평신도를 조직적으로 양성하고 있는 곳은 현재 교리 신학원 뿐인데、 교과과정에 있어 너무 이론에 묶여져 있고 또 이곳을 졸업하는 평신도들이 교회에서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장기적인 안목에서 평신도를 양성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난한 교회、 가난한 이에게도 열린 교회로 변모해 가기위해선 극복해야할 것도 많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것도 많다.
그러나 각 본당에서는 이 모든 것을 감수하면서 늘 새롭게 방안을 강구하고 가난한 이에게로 개방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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