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인권주일을 맞았다.
사회 전반적으로 인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가고 억압된 인권、 박탈된 인권에 대한 회복운동을 벌이는 단체나 개인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인권회복을 위한 노력들이 부분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즉 우리 사회가 관심 갖는 인권의 문제는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문제라기보다 일부 계층의 인권이 특별히 존중되거나 반체제 인사、 양심수 등 정치적 목소리가 큰 사람들에 대한 인권운동에 치우쳤다는 의견이다.
본보는 인권주일은 맞아 여라 인권문제 가운데 태아의 인권문제、 즉 낙태와 관련된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교회가 낙태를 금하고 있으나 많은 신자가정에서 낙태가 행해지고 묵과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과 함께 각성이 요구되는 일이다.
이에 교회가 벌이고 있는 생명존엄성 회복을 위한 활동을 소개하면서 낙태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변화와 반대운동에의 동참을 기대해 본다.
지난 88년 주교회의는「인공유산과 불임수술에 관한 담화문」을 발표、 죄책감 없이 늘고 있는 낙태행위와 낙태를 통해 인구조절을 꾀하는 정부에 대해 경종을 울린바있다.
주교회의 담화문에서 천명했듯이 가장 기본적인 인권은 바로 생명에 대한 권리로 인간생명권을 인정하지 않는 한 다른 권리는 결코 보장받을 수 없다. 때문에 이제는 정부의 정책에 의해 혹은 이기적인 부모에 의해 말없이 죽어가는 태아들에 대한 인권문제를 재고할 때라고 관심 있는 이들은 일을 모은다.
교회는 그동안 낙태와 낙태를 조장하는 법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반대자로 존재해왔다. 아울러 인구 억제를 해야 하는 정부와 피임이 필요한 부부들에게 인공적 시술이나 약물에 의한 피임보다는 자연피임법을 권장 홍보해왔다.
대표적인 예로「한국 행복한 가정운동」과「마리아회」가 주축이 돼 실행해온 생명운동을 들 수 있으며 이 운동은 종교와 교파를 초월、 보급되고 있다.
「행복한 가정운동」은 자연적 가족계획방법의 교육과 보급、 청소년을 위한 순결교육、 교육지도자 양성 및 훈련、 각종 세미나 등을 개최해왔다. 또 자연적 가족계획방법에 대한 교육용 자료제작 보급 및 유관 국제기구와의 교류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마리아회는 낙태반대 비디오테이프와 자연주기법에 대한 비디오테이프를 제작、 배포한다.
이 테이프를 들은 인간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과 약ㆍ기구 사용 없이 인간의 이성과 절제를 기본으로 한 자연적 피임방법의 보급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생명운동은 자발적인 참여자와 관심 있는 사람에게 우선 열려있는 소극적 형태이기 때문에 낙태의 죄악성에 무지한 대다수에게 확산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가르침을 통해 신자들에게 낙태반대의 당위성을 숙지시키는 한편 낙태의 정책적인 금지를 위해 정부기관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 그리고 관련기관 단체를 통해 낙태당사자인 부모들에 대한 교육과 계몽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는 소리가 높다. 한편 낙태아를 위한 기도서도 나와 있는데 수원교구가 88년 발행한「죽어야만 산다는 것을…」은 태아들의 십자가 길로 독일의 한 교구주보에 실린 것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기도서는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되지 않는 태아들이 인공 유산되기까지 태아의 육체ㆍ정신적 고통을 사실적으로 그림으로써 빗나간 산아제한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밖에도 본당ㆍ수도회단체별로 매월일정하게 낙태아와 낙태시술자、 낙태한 부모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는 등 신자중심의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관계기관 종사자들은『아직도 낙태를 지지하거나 행하는 신자가정이 많다』고 전제하고 교회의 생명운동이 신앙과 생활이 일치하는 신자가정에서부터 확산되길 바라며 교회가 보다 적극적이고 조직적 방법으로 태아들의 인권회복과 세인의 도덕적 각성에 활력소가 돼야 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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