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빈사업의 대상은 인간이다. 이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 즉 구빈사업 기술의 제1단계라고 본다. 기술 중에는 세가지가 있다고 알고있다. 첫째는 케이스 웍(Case work) 둘째는 구룹활동(Group Work) 셋째는 콤뮤니티 오가니제이션(Community Organjation) 다시 말해서 공동사회조직 사업이라고 할수 있다. 여기에서 기술 하나하나를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구빈사업의 목적, 대상자, 장소, 때, 방법들을 심사숙고해서 도움을 받는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말자는 것이다.
가난한 이에게 무상으로 물질을 분배하는 것은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의 분배라고 생각한다. 즉 가난안에 묶어놓고 가난을 팽창시키는 일밖에는 되지 않는다. 스스로 돕고 스스로의 진로를 택해 갈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 참으로 돕는일이다.
이러한 정신과 태도, 방법이 아쉽다.
가난한 자를 만났을때 그가 주인이란 생각을 하고 물질로 도와줄때는 그이가 맡겼던 것을 다시 찾아가는 것으로 여겨 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이다.
받아가는 이가 자존심을 팔면서 구걸하게 하면 몇 푼 안되는 물질을 주고 가장 비싼 자존심을 도적질하는 폭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JOC나 신용조합 활동은 가난한 이들끼리 가난한 이를 통해서 가난한 이를 위한 구제사업이라고 할수 있다. 서로 돕고 자립 자조(自助)할때까지 노력하며 건설하는 곳에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구제사업은 자리잡힐 것이다. 병이 들거나 기타의 원인으로 전력 생활력을 상실했을때 근린자(近隣者)의 입장에서 힘이되어 준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또한 본당은 소수의 부유층만의 활동이 아니고 가난한 이들끼리의 회(會)와 단체에 같이 가입해서 공동체로서 움직일때 그 힘은 대단히 강한 것이다.
우리는 가난하지만 한데 뭉쳐서 자립하고 자조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물질적으로 여유가 있는 자는 가난한 자에게 봉사해야 하고 특히 큰 첨례때 이 정신과 태도를 강조해야 한다.
특별헌금의 큰 부분을 극빈자(極貧者)에게 나가게 하고 그들의 복지사업에 보탬을 주어야 한다.
본당의 구빈사업은 지역사회 발전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선택된 백성은 일반 백성들에게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개발을 도와줄수 있는 일들을 우선 생각해보자. 예를 들면 위험한 길가에서 뛰노는 아동들을 위한 구룹활동이나 소창(蘇創 Recreation)사업도 할수 있고 부부간의 갈등이라든가 학생의 불량화문제 성년층의 사람들을 위해서도 활동을 시킬수 있는 보장(Settlement)사업같은 것도 연구해봐야 한다. 청소년의 문제가 곧 가정의 문제이고 양친(兩親) 등 성인의 문제와 관계를 갖는다는 것이 거의 상식적으로 인식되어지고 있는 때에 성인을 위한 사회교육적 구룹활동이 대단히 중요성을 갖게된다. 그리고 본당으로서의 도서관운영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방문도서관 사업을 하여 가정을 방문하고 병인(病人)과 외출할수 없는 사정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영옥간의 도움을 주는 것도 좋은 구빈사업이 될것이다. 능력이 있는 본당에서는 직업제도사업도 전개할만 하며 민예(民藝)와 그리고 사소한 지도로써 일과 직업과 생활을 예술적으로 할수 있는 배려도 기대되어지는 것이다. 이상 예거한 것은 본당에서 할수 있는 바람직한 활동이라 생각한다.
끝맺음을 하면서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은 본당에서의 여하한 구빈사업도 부유층에만 의뢰하는 사업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근로의욕을 높혀 주는 정신적 교육을 해야 한다. 자립하고 자조하는 힘을 길러 주는 방향으로 이끌어져야 한다. 가난한 사람끼리 가난한 사람을 통해서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하는 구빈사업을 교회는 내적 외적으로 강화 하는 큰 역할을 해야한다. 이처럼 본당에서의 구빈사업은 서로의 인간완성을 기해야 한다. 이 뜻은 가난한 이에게, 보람과 뜻을 넣어주고 가난한 이에게 화환을 씨워 영원한 생명의 가치성을 부여해주는 까닭이다. 가난한 사람끼리 뭉쳐서 함께 생동하는 그리스도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선교활동이나 _정적인 힘까지도 가난한 사람끼리 하나로 뭉친 가난한 사람의 손에서 살아난 힘과 돈으로 운영되어 왔다. 초대교회 운영은 하나의 좋은 예가 된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하나같이 가난하였고 보잘것없는 자들이었지만 굳게 뭉쳐서 그리스도의 사랑안에 일치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공존하는 공동체로서 움직였던 것이다. 비단 제자들만이 아니라 그리스도 자신도 자의(自意)로 가난을 택하여 구유에서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가난하셨고 실지로 가난한 이들과 공존하고 가난한 이를 통하여 가난한 이를 위해서 죽으셨고 부활하셨던 것이다. 오늘날의 교회는 2천년 전의 교회의 환경과는 물론 다르다. 그러나 본연의 자세는 변함이 없으리라. 교회는 위에서부터가 아니라 아래서부터 갱신되어야하고 무명(無名)의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서 출현하는 인재야말로 본당의 젊음과 정력을 갱신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구빈사업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복음은 전해져야 할것이고 그들을 중심으로 본당은 운영되어야 한다. 『여우도 굴이 있고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나 인자는 머리둘 곳도 없도다』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가난…. 그는 가난한 이의 벗이었고 병든 자와 헐벗고 굶주려 우는 이의 형제가 되셨던 것이다.
본당에서의 구빈사업은 바로 그리스도의 복음적생활을 증거하고 구현하는 것이며 자조 자립 할수 있는 옥토에까지 이끌어주는 믿음직하고 희망에 찬 그리고 사랑을 실은 구원의 방주로서 내적, 외적역할을 해주는 가난한 이의 센타가 되어야 한다.
(끝)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