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 공기ㆍ수질 등 자연화경 공해로 인한 해악 못지않게 우리사회는 언어공해로 병들어 가고있다.
언어공해는 물리적 환경공해와는 다른 차원 즉 인간의 의식과 가치관에 영향을 주고 불건전한 행동양태로 드러나기 때문에 하루속히 정화돼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언어공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용되는 유행어、 학생사회에서 만들어지고 번지는 속어、 비어、 외래어 범람과 함께 국적불명의 합성어 난무 등 다양하게 파악된다.
특히 TVㆍ라디오 등 대중매체의 발달에 따라 유행어나 속어ㆍ비어 등이 일정한 계층도 없이 말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가운데서도 고운 우리말을 배우고 써야 할 어린이ㆍ청소년층에서의 유행어 선호、 확산이 두드러져 교육적 차원에서도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청소년층의 유행어 선호는 언어교육 및 인성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주장하는데 오늘날 우리사회의 청소년들은 자신이 불건전한 언어 공해에 물들고 있다는 인식조차도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유행어를 모르면 또래집단에서 소외되기 때문에 일부러 유행어를 사용하고 외운다는 청소년도 적지 않은 형편이다.
최근 전염병처럼 번졌던「잘났어, 정말!」증후군은 언어공해의 단적인 예이다.
TV드라마에서 사용된 이 말은 코미디프로를 통해 확산됐는데 상대에 대한 냉소와 야유ㆍ경멸이 가득한 언사이다.
이정희씨(아녜스 ㆍE중학교교사)는『학생들에게 진심어린 충고나 걱정의 말을 하고 돌아서면 즉각 「잘났어, 정말!」이라는 반응이 되돌아온다』고 말한다.
유행어인지 알면서 야단을 칠 수도 없다는 이 씨는 교사의 권위는 차지하고 무분별하게 유행어를 사용함으로써 타인에 대한 무시와 경멸의 감정이 보편화될 것이 염려스럽다고 밝힌다.
이 사회에 만연한 언어 공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자신의 주의와 함께 대중에게 파급력이 큰 방송매체가 솔선해야할 것이라고 방송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대중매체는 부지불식간에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대중매체와 그 일부 종사자들은 언어공해의 방조자 내지 창조자로 존재하는 형편이다.
코메디 프로에서는 출연자들이 각기 경쟁적으로 유행어나 신조어 창조에 앞을 다투고 있고 진행자가 불특정 다수의 청취자에게 반말도 존댓말도 아닌 어투로 방송하는 예도 있다.
또 진행자가 출연자와 농담이나 비어를 사용하는 예도 비일비재한 편.
『방송사는 언어유희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추구하거나 유행어 사용을 위해 내용을 구성하는 단세포적인 차원을 벗어나야 합니다』
또 방송종사자들도 인기와 영합하기 위해 언어질서를 깨고 궁극적으로 개인의 심성과 의식을 좀먹는 유행어와 난잡한 속어를 사용하는 자세를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TV모니터 박경혜씨는 주장한다.
언어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풍자하는 속어의 탄생이나 그때그때 사회구성원의 심리와 의견을 표출해주는 유행어의 확산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국어교사 이정희 씨는『언어사용이 자신의 신분과 지위、 학력과 성격을 나타내주며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는「어떤 행동」을 가져오느냐는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인식 아래 개개인이 언어사용、 특히 유행어 속어 사용에 신중을 기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이 씨는 무방비상태로 노출된 언어홍수 속에서 선택적 언어사용이 주변의 언어공해를 제거할 열쇠가 될 것이라 부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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