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 친구들이 다 떠나고난 후 답답한 피에르는 마드레느에게 물었다。
『틀림없이 로제였을까, 마드레느?』
『올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어요。지난 목요일부터』
농담조로 피에르가 물엇다。
『빠리엔 병원이 모두 몇 개나 있는지?』
『어차피 언젠가는 마지막으로 여기 나타나겠지요』
『그게 오늘일지도 모르지...』
『그럴지도 모르지요』
『왜 웃어요, 마드레느?』
『울지않으려면 웃어야지요』
그녀는 돌아섰다。
『마드레느씨가 어렸을 때 일요일보다 목요일을 더 좋아했소。지금도 학생도 아닌데 그러니...』
『목요일은 휴식일이지요。초대받지 않은 사람들은 밖에서 기다리고!』
『우리 집엔 누구나 다 초대받았지。문이 활짝 열려있지않소!』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그 사람들을 기다릴 것이 아니고 찾으러 가서야 하지 않겠어요?』
『매일 똑 같은 일을 되풀이해야 하니』
『그래요 신부님』
『뱅쌍 드ㆍ뽈은 무엇을 시작해놓기만 하면 그것이 그대로 돼나갔지요。
그래서 그분은 다른 일로 옮겨갈 수 있었지요。』
『다른 일로 옮겨가요?』그녀는 웃엇다.
『그야 물론 언제나 사람에게 관한 일이긴데 한가지지만...』
『항상 같은 노름이지요。다만 노름꾼이 바뀌고 노름판이 되풀이될뿐이지요。여자들은 노름을 안해요!』
『매일 똑 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여자들은 매일 똑 같은 일을 되풀이해도 질력을 내지않지요』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일하기엔 여자들이 더 적격인가보지 그러나 마드레느 당신은 이 일에 온 종일을 바치고 있지 않소. 베르나르도 그렇고』
『절 부러워하지 마세요 신부님 비스켓공장을 그만둔 것이 이제 겨우일년도 안돼요 그땐 공장안이 하두 뜨거워서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기절해 넘어지곤했지요... 그래도 전 그시절이 그리워요!』
『그럼 그때가 힘이 덜 들었다는 말이오?』
『덜 어려웠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훨씬 필요성이 적은 일을 하고 있었지 않소。그런데 난 요새 하루종일 무엇에 봉사하고 있는건지 모르겠소』
『그 자리에 있는 것。제 생각엔 가장 필요한 곳에 있다는 것 보다 있어야 할 곳에 있다는 것이 그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그 나머지는 하느님이 하시는 거지요』
『난 언제나 가장 어려운 곳에 있고 싶소。아마 이것도 오만이겠지...이것이 오만이라고 생각하오。마드레느?』
피에르는 고통스럽게 들었다。갑자기 그는 외로워했다。
『그렇게 생각해요, 신부님』
『그렇지만 내가 정말 행복한 것은...』
『아니요。신부님은 조금 전에 행복했어요』
『그것도 사실이요。그러나 로제가 와서 다시 날 깨워준거요』
『술이 취했을 때도 사람은 행복하게 느낄 수 있죠。나도 행복했었소。그러나 마음의 평화는 없었지요。난 마음의 평화를 얻길 원해요。』
『원해요? 전 아무것도 원치않게 된 후로는 마음이 평화로워졌어요...안녕히 주무세요。설거지는 내일 하겠어요。뽈렛트가 와서 도와줄거예요。로제를 찾을려면 곧 떠나야겠어요。』
『나도 함께 가지。』
『베르나르 신부님은 어떻게 하고요?』
『그렇군。무슨 일이 생겼을까?』
『아! 신부님은 걱정형(型)이예요!』
마드레는가 미소짓는다。
『우린 모두 걱정형이 아니겟소!』
『천만에』
그녀는 고개를 젔는다
『새들이나 어린이들은 걱정이 없지요!』
에띠엔느의 푸른 눈이 눈앞에 떠오른다。바다로 열린 현창(현窓)같은 두눈! 마드레느는 벌써 밖으로 나가버렸다。차가운 밤바람이 획 들어온다...
피에르는 문을 다시열었다。
『마드레느, 걱정의 반대말은 뭐요?』
그는 어두운 밖을 향해 소리었다。
『유쾌한 것』
어두움 속에서 여자는 큰소리로 외쳤다。
생각에 잠겨었던 피에르는 맥없이 걷는 발자국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마음을 가다듬고 지쳐있는 이 낯모를 사람을 맞을려고 돌아섰다。순간 베르나르가 문간에 우뚝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베르나르? 발자국 소리를 못알아들었어요』
『평상시의 내 발자국 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이지』
『피곤하오?』
『거기서부터 걸어왔네』
그는 남의 집에 온 것처럼 문지방에 서서 들어올 줄을 몰랐다。국방색만또에 면도를 하지않은 텁수룩한 얼굴, 두 눈을 감고 서있는 베르나르는 마치 도망병같이 보였다。
『베르나르!』
그는 눈을 떴다。피에르는 조금전 자기의 절망적인 눈초리를 그 눈에서 보았다。베르나르의 침묵은 구원을 청하고 있었다。
『들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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