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누가 한권의 책으로 신학교를 알고 싶다고 한다면「태시기가」를 보라고 얘기하였다。
베일에 싸인(?)신학교가 어떤 곳이고 그속에 사는 젊은이들은 어떤 자세로 신비를 생활화해 가고 있는지 비록 신자라 할지라도 그들의 정신세계 형성과 정도 적나라하게 알 수는 없을 것이다。
20세기 후반의「아노미」현장속에서도 사제직이 건재하고 있다는 이 놀라운 신비를 이 책은 역설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고가야한다는 생활실제엔 얼마나 큰 희생이 수반되고 있는지를, 평범한 인간이 인간적인 면을 버리고(양성화하고) 초자연적 부르심에 따라가는 길목에서 고심하고 투쟁하는 그들의 애절한몸부림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솔직담백하고 용감하게 부르심을 발잡던 그도 친구 부복에게 보낸 독백에서 독신서약 앞의 망설임을 고백하고 있다。『난 요사이 방황하였다。거리를 그리고 자신에게서 이렇게 헤매다난 피정에 들어가는 것이다。이 몇일간의 낙서를 보낸다 칼 라아너는 『선택이란 것은 희미하고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결산』이라고 하였다지만 이 선택을 앞두고 괴로와하는 것이다。자기를 찢어버린다。그리고 운다。울고나서 또 일어선다。창공을 목이 터져라고 찢어지게 고함쳐버린다。...거부하고 포기하고 그리고 선택한다。그 다음은 웃을 수 있다。나의 이 심정은 아무도 모른다。다만...그분만은 안다。』그리고는 더 계속 못하고 울었던 것이다。
이는 인간의 한계성과 가능성 사이에서 몸부림치던 그리스도의 모습이 아니고 무엇인가? 사제직이란 십자가를 지고가신 그리스도의 길 바로 그것이며 그생 활인 것이다。어제 한 청춘이 머물다 지나간 길목에 쌓인 대화속에서 그를 보고 자신을 재인식한다。그러기에 어느 저녁 그의글을 보다 기어이 울어야했던 밤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해 성탄절 음악회를 다녀오며 농끼 어린투로『내 손금이나 봐주소』하던 그 해사한 미소。『섭섭하지만 나보다 먼저 죽어야겠군』한 나의 멋적은 폭언에『죽는거야 매 일반이고...먼저 죽는다니 축복 받았구먼』하던 그의 소박한 신비경! 장난기 어린 표정에 담긴 진지한 그의 인생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졌다는 사실이 도시 실감이 나지 않을 지경이다。친구의 미완성된 조각이 주는 여운。그것은 어느누구 개인에게만 미치는 것이라기 보다 현대교회의 지침서의 영역을 꿰뚫고 있고 현대 령성의 각성제가 될 것이라 예언하고 싶다。
헤르만 헷세의 신구절마냥 그의 죽음과 동시에 메어진 신학교의 거목등걸을 볼 때 베어진 등걸에서 돋아나는 새싹들은 그들 연상케한다。
그는 연륜보다 더 높게 하늘을 향하여 자라고 있는 새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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