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농경지 총면적은 233만8천88정보인데 농가호수는 2백57만8천5백25호나되어 호당 평균면적은 9단보애 지나지 않는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다。이러한 상황하에서 영농방식의 혁신이나 전환 없이는 농민소득 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그런데 몇몇 외국신부들이 일찍부터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양돈조합을 창립, 우수한 종돈을 도입하여 농민들에게 사육케하여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충북 남부지방 3개군이 영동 황간 보은 육천 청산동 5개 본당의 메리놀회 신부 6명은 낙후된 한국농촌 농민들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지역사회 개발에 앞장서기로 다짐, 69년 3월 19일 삼오양돈조합을 창립했다。
동 조합 창립에 앞서 신부들은 68년 11월 영동군 일원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기초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결과 영동지방은 산약지대로 경지면적이 좁은데도 농민들은 여전히 미작중심(米作中心)의 구태의연한 영농방식을 따르고 있어 농가소득은 보잘 것 없는 것을 발견했다。따라서 이들의 소득을 유축농업을 적극 권장, 실시하는 길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어 축산중에서도 농민들 대다수가 원하는 사업인 양돈에 착수키로 한 것이다。
조합창립 후 작년 4월 신부들은 미국「캘리포녀」주와 충남 국립축산시험장으로부터 덴마크산(産) 랜드레이스 종돈(種豚) 1백두를 구입, 조합원에게 70두를 분배하고 종돈장에서 30두를 사육하기 시작했다。이어서 작년 11월 30일, 봄에 착공한 사료공장 및 종돈장의 준공으로 이 조합의 운영은 본궤도에 올라섰다。
동 조합의 조합원자격은 그 지역내 신용조합원으로서 동 조합에서 실시하는 소정의 축산강습을 받고 조남에서 지시하는 규정된 돈사의 시설을 갖출 수 있는 자들로 제한하고 있다。그러나 이 지역 전체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그 지역내 주민이면 신자 비신자를 가리지 않는다。
조합에서는 이러한 조합원들에게 축산에 필요한 종돈 및 사료 등을 연리(年利)5%의 저리(低利)로 외상공급해주고있다。
제1차 연도인 69년도에는 조합에서 총 축산자금의 70%를 융자해주고 자부담(自負擔)은 30%에 불과했으나 매년 소득증가에 비례하여 자부담 액수도 증액 금년도에는 자부담이 45%로 늘어나고 목표년도인 5년후 74년도에는 완전히 자부담만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자립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조합에서는 이외도 사육기술의 지도 및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돼지의 시장성(市場性)을 세밀히 조사, 분석하여 비쌀 때에 적기에 출하 할 수 있도록 공동출하를 주선해 줌으로써 중간상인들의 농간을 막고 농민수입을 높여주고 있다。
또 조합에서는 2~3년마다 주기적으로 오는 돼지시세의 폭락을 예견하고 이에대한 만반의 대비책을 세워놓기까지 했다. 즉 돈육(豚肉) 가공공장 설치를 위한 모든 계획을 이미 세워놓았고 금년에 수출지정업체로 등록되어 오는 가을부터 일본에 생돈(生豚) 수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이 사업을 이끌어오는데 든 돈은 1천2백만원이나 된다。이 사업자금은 주로 영국「옥스팝(OXFAM)」을 비롯한 의원단체의 도움에 의존하고있으나 부산교구장 최재선 주교도 5천불을 전달, 이들을 격려해준 바 있다。
이 조합의 지난 한해동안의 사업실적을 보면 자돈 구입비 및 사료대와 그 이자를 조합에 납부하고도 조합원 50가구 전체의 총 순이익금이 12만8천여원이 있다。
이는 사업 착수 첫해이기 때문에 시설비 등 경비가 많이 들고 사옥기술이 서투를 것이라는 점에 비춰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에비춰 조합원이 1백명으로 늘어난 금년도에는 목표액 1백만 원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그런데 이 조합의 운영을 보면 사업계획의 입안(立案)이나 그 실천은 모두 조합전무 한백룡(시몬)씨와 축산담당기사 장추국(까를로)씨 관리인 등 실무진에 맡기고 축산의 경험이 전혀없는 신부들은 뒤에서 경제적인 뒷받침만 해주고 있다。
현재 동 조합에는 농어촌개발공사를 비롯, 각 처의 농민들이 자돈구입을 신청해오고 몇몇 본당에서는 기술지도를 요구해오고 있는데 현재의 시설로는 자돈구입신청에는 응할 수 없으나 기술지도에는 기꺼이 응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동조합은 조합원의 자격을 신자에만 국한하지 않고 비신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 이들에게「조건없는 사랑」이 교회의 참사랑이란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여 가톨릭정신을 이해시키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고있다。
또 이러한 사업이 이미 기술지도를 신청한 몇몇 본당외에도 곳곳에 전파될 것으로 보여 농촌교회는 농민들과 호흡을 같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고하고 있는 이때 그기 대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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