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멈추고
성모 마리아를 한참
쳐다보는 그것으로
나의 기도는 끝난다.
산천동(山泉洞) 뒷등성이로
아침 산책을 하는 길에
성당에 들리어
성모 마리아를 한참
뵈옵는 그것으로
충만한 나의 신앙.
성모 마리아의 얼굴에는
그날의 표정이 서려 있었다.
그
표정을 읽는 것만으로
드릴 말씀이 없었다.
마리아여
눈이 오는 날에는
정결한 슬픔으로
그늘이 깔린-
동트는 새벽에는
장미빛
환한
그 얼굴을 쳐다보는 것으로
문이 열리는.
흔들리는 나의
감정의 물결에 따라
동요하는 신앙.
순간마다 변모하는
그
어지러움 속에서
마리아여
순간마다 더운 핏줄로
탄생하시는
오늘의
마리아의 오늘의
얼굴을 뵈옵는.
발을 멈추고
한참 뵈옵는 그것만으로
드릴 말씀이 없는
가난한 신앙.
간혹
입 안으로 주기도문을 중얼거리며
돌아오는
골목길에서
걸어가시는 뒷모습을
혹은 돌아서시는
순간의 눈매를
뵈옵게 된다.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