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과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건전한 놀이문화가 아쉽다」는 지적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게 일고 있다.
그것은 예년의 경험을 비춰볼 때 직장모임이나 여러 단위 모임 시에 뚜렷이 함께할 건전한 놀이가 없어 대부분「술」또는 속칭「고스톱」으로 시간을 보낼 것이 쉽게 예상되기 때문.
「셋만 모이면 고스톱을 한다」「고스톱은 망국놀이다」등의 말이 세간에 떠돌 만큼「고스톱」이란 화투놀이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려져 있다.
김현수 (34ㆍ회사원) 씨는『일주일에 한번 씩은 고스톱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서『친구나 직장동료와 시간을 보낼 때 고스톱으로 시간을 보낸 적이 가장 많았다』고 말한다.
「김 씨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즐겨하고 있는 이 고스톱은 거액을 판돈으로 하는 것이 아닌 한 친목도모、 분위기 진작 등 갖고 있는 장점도 많다.
그러나 이 놀이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은 놀이가 창조적이지 못해 놀이를 끝내고 나면「공허함」을 맛보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스톱 놀이를 할 경우 적은 액수이지만 항상 돈이 거래되고、 장시간을 하게 되며 대화의 부족을 가져와 다하고 나면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답변이다.
고스톱이나 이와 같은 류의 놀이가 공허함을 줌에도 불구、 사회에 뿌리내리게 된 데에는 사회 전반적인 향락풍토에도 원인이 있지만 올바른「여가관」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년간 건전한 놀이문화를 연구해온 임광진 YMCA 사회개발부장은『여가관은 대개 자신의 직업과 관계가 있어 자신의 직업이 천직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은 나머지 시간을 그 직업과 관계된 유사한 일을 하면서 삶을 즐기는데 반해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일회적이고 시간을 때우는 식의 놀이를 찾게 된다』며『쉬는 것과 여가 개념을 분리、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여가 (놀이) 관」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즉 사람들이 술 마시고、 화투놀이 하는 것과 같은 류는 시간소모 형식의「쉬는 것」으로、 교사가 빈 시간을 이용해 야학을 지도하는 것과 같은 것은「놀이」로 개념을 분리、 인식변화를 가져오면 사람마다 나름대로의 여가관을 갖게 될 것이고 이것이 발전해 같은 지역 또는 같은 직종의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건전한 놀이를 창출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구의 경우 나무타기ㆍ접시 나르기 등등 자신의 일과 관련돼 개발된 놀이가 많고 그것이 일상생활에서 놀이로 애용되고 있는 예가 많다.
건전한 놀이문화 연구가 김희민(43세)씨도『예전에는 우리나라도 일과 연루된 건전한 놀이가 많았지만 일제 36년과 가치관이 뒤따르지 못한 산업성장 제일주의 정책으로 말미암아 이런 것들이 개발되지 못하게 됐다』며『이 시대에 맞는 건전한 놀이의 개발과 올바른 여가관을 정착시켜 우리일과 연관된 놀이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여가관」을 건전한 놀이문화 창출의 중요 요건으로 간주하는 전문가들은 각자가 할수 있는「여가관」의 정립방법을 일러준다.
올바른 여가관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에 대한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며 자신이 현재 어떤 태도로 일을 해나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 후 자신이 그것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과 주변상황을 점검、 맛 들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만의 놀이문화를 갖게 되고 이것에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점차 그 놀이가 확산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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