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선생님은 예수 스리스도에 대해 어떻세 생각합니까?
②그리스도는 선생님의 생활에 어떤 의의가 있습니까?
③한국 가톨릭에 대해 무엇을 기대하십니까?
◆김경환 ⑤<조선일보 출판국장·미신자>
정치 경제 등에 영향 미쳐야
부정부패 불식에 어떤 구실?
①비신도인 나로서 그리스도에 대한 생각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다만 평소에 신도인 이웃 사람들, 친척 친구들의 생활 태도 언행 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위대한 사랑 은총 또 시쳇말로 영향력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남을 미워하지 않고 항상 진실하게 살아가는 그 생활 태도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이것은 비신자인 나 자신에게도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부지불식 간에 그리스도의 위대한 영향력이 미치고 있는 증거인지도 모르겠다.
②나의 친척 가운데 두 가정에서 가톨릭을 믿고 있다. 한 집은 노부부가 다 신도였는데 남편 되는 분은 외롭고 고생스러운 피난생활 중 노년에 병상에 있으면서 신도가 되었고, 부인도 따라서 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남편 되는 분의 장례 때 교회미사에 나도 참석했었다. 경건한 의식 속에서 나는 가산과 자녀들을 다 고향에 두고, 또 잃고 외로이 평생을 마친 그 분이 임종에서 반드시 구원을 얻었으리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나 그 분 자신이 운명의 마지막 순간에 과연 그러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는지는 지금껏 의문으로 남는다.
또 한 가정은 그 집 젊은 부인이 원리 신자의 집안에서 태어난 독신자이다. 그래서 자녀 삼남매도 다 신도인데, 한 번은 그 집에서 일가 친척들이 모여 아이들 할아버지의 제사를 드리게 되었다. 그런데 맏손자인 그 집 아들 아이가 제례에 참석하지 않아 아주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아이 어머니가 참례 못하게 한 모양이었다. 일상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어떤 이질적인 면을 절감하게 됐다. 최근엔 가톨릭에서도 결혼 조건에 배우자의 종교가 크게 문제되지 않게 되었다는 내용의 얘기를 전해 들었으나 신교의 자유를 위해 좋은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③후진국, 후진사회에 있어서의 종교의 힘은 사회 개혁의 선구자 구실을 하는 데 그위대한 영향력을 보여야 한다고 믿는다. 온갖 부정과 부패가 세상을 뒤덮고 있는 듯한 오늘의 세태를 바로잡는 데 한국 가톨릭이 어떤 선구적 구실을 하고 있는지 익히 알지 못하고 있다마는 외로운 사람, 가난한 사람들 편이 되는 것만로는, 특히 그들의 마음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것만으로는 선구자의 구실을 다할 수 없다고 본다.
정치를 움직이는 사람을 움직이고 가난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을 움직이고 큰 도적의 마음을 착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개혁의 선구자가 되어 주었으면 한다.
어느 유명한 외국 작가의 작품에 나오는「대심문관」을 상기하게 된다. 그리스도의 재임을 거부하는 그 대심문관의 고백-그것이 아직도 많은 비신도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면 오늘의 세태를 바로잡기 위한 현실에의 도전이야말로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권성국 ⑥<필명 허어·한국일보 기자·미신자>
소크라테스 초월하는 존재
고난의 한가운데 서서 정화
①예수 그리스도는 소크라테스나 간디에 비교하지 않는다.
지금의 내 아버지 권연용 씨를 나를 낳으신 아버지가 아니라고 의심해 본 적은 없다. 나를 낳을 때 나는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지만 지금의 나는 나를 낳은 아버지로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 모진 고문을 하고 단두대에서 목이 달아나고 이 목숨이 다한다 해도 진정 내 아버지를 아니라고 돌변하여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②지은 죄는 그만한 무개로 아픔을 안겨 주고 반성할 수 있는 영혼을 녹슬지 않게 한다.
③프랑스 혁명은 부르봉 왕조의 종말을 고하게 하고 4·19는 李정권을 무너뜨리고 인간들은 백 년을 다 살지 못했다. 그러나 일천구백 몇십 년을 존속한 교회는 결코 무너지지 않고 맥맥히 이어왔다.
평화와 정의와 자비와 원수까지도 품에 안고 고난의 한가운데 서서 지성으로 화농한 무지를 치료하여 아물게 하는 데 끊임없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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