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무리를 가르치신 후 밤 새도록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베드로에게 그물을 치라고 명하신다. 베드로 역시 무리 속에 끼어 예수님의 교훈을 들으시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는 것은 추측되는 일이나 예수님의 이 명령에 의혹을 품었을 것도 당연한 것 같다. 베드로는 일평생을 어부로 살아왔고 또 경험상 대낮에 그물을 친다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명령에 불복할 수도 있고 그 말씀을 어리석은 소치로 돌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복종하였다.
요즘 사회 풍조는 인간 만능으로 흐르고 있다. 월세계를 정복하고 인공 유전인자 창조도 성공하여 생명체까지 개선할 가능성을 찾았다. 이젠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저 멀리 하늘에 계신 하느님! 당신이 인간 사정에 대해서 무엇을 아십니까? 나의 일상생활에 대해 무엇을 아십니까? 나는 내 계획대로 생활하겠으니 간섭하지 마십시오』라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지나 않는지?
그러나 사실 이 자체가 죄인의 상태이다. 베드로가 죄인이라고 고백하게 된 원인도 이러한 자기상태를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예수님은 죄인으로 자인한 베드로를 자기사업의 협조자로 부르셨다.
내 자신의 힘과 지식을 믿는 것보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세가 바로 사도가 되는 자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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