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하고 못하고가 문제 아니야. 옳고 그른 것이…』
『그르단 말이야. 자넨 사람들을 잠재우고 있어!』앙리의 거친 대답이다.
『모두들 잠자는 것 같지 않던데. 미셀, 자네 생각은 어떤가?』루이의 퉁명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피에르가 오히려 사람들을 깨웠지』미셀은 맞장구를 치며 낄낄 웃었다.
『난 해야 할 일을 똑똑히 알고 있네. 자네도 잘 알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단 한 가지 노동자 해방뿐이야. 이 문제에서 그들의 관심을 뺏아 가는 것은 무엇이든 좋지 않어. 영화든 웃음꺼리 신문이든 라디오든 또는 자네의 사랑 얘기 같은 것이든…』
『내 얘길 웃음꺼리로 비유하다니 잘 하는군』앙리는 진지하게 다가섰다.
『여보게 친구, 시시한 도색잡지나 읽고 신파극이나 보러 다니는 계집애들은 이미 투쟁할 수 없다는 걸 자네도 잘 알지 않나?』
『여보시오 그리스도를 뭘로 혼돈하고 있는 거요?』미셀이 쏘아붙였다.
피에로는 다시 입을 열었다.『나도 한마디 할 얘기가 있네. 자넨 둘에 둘을 더하면 넷이 되고 또 차바퀴가 구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그러나 누군가 그것을 먼저 말해 준 사람이 있어야 했다는 걸 알게. 지금 자네는 모든 사람이 형제가 되고 서로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것도 누군가 먼저 말해 줄 사람이 있어야 했네. 그분이 바로 그리스도야! 그 뒤를 내가 따르는 거지 내가 말하는 건 그분의 평화야』
『평화는 단 한 가지지 이런 평화 저런 평화 구별이 있나?』
『글쎄 그럴까? 다만 그리스도를 따를 때는 한 가지가 되지. 사람들은 참된 평화가 뭣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이 바로 내가 얘기한 평화지』
『꾀임수지!』
피에로는 앙리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의 입김이 닿았다. 피에로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있었으나 두 눈은 유난히 반짝이고 있었다.
『앙리 자넨 못 쓰겠어. 내가 언제 맑스, 레닌, 스탈린을 보고 꾀임수라고 말한 적이 있던가? 오늘 밤 친구들이 내 얘기에 감동하지 않았다면 본부를 우리집에 설치하겠다고 할 것 같은가? 자넨 속으로「이 자들은 내 것이다. 신부가 여기 뭣하러 관여하는 거야」하고 있겠지? 자넨 나빠. 벌써 넉 달 전부터 날 차가운 눈초리로 관찰하고 있었지. 내가 그저 단순한 신부가 아니라는 것, 노동자의 권리를 나도 자네만큼 주장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거야. 부당한 일이 생길 때마다 친구를 위해 내가 몸을 아끼지 않았다는 걸 자네도 잘 알고 있어. 다만 자네는 친구들을 혼자 독점하지 못하게 된 것이 기분 나쁜 거야. 그건 독점기업과 같은 사고방식이야』
『닥쳐!』
『닥치지 못하겠네. 난 해야 할 얘기가 있을 때는 꼭 해야 하니까! 앙리 자넨 내가 우리집에 본부 설치하는 걸 거절해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욕설을 할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나쁘다는 거야』
『나쁘고 말고』미쉘이 덧붙였다.
『아가리 닥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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