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도 목요일에 오게』
피에르가 웃는 얼굴로 덧붙였다.
『우리 마누라는 어떻게 하고?』
『함께 데려오게나.』
『애들은?』
『옆집 사람이 봐줄 거요.』
『당신은 참 이상한 사람이요! 그럼 목요일에 봅시다.』
이쪽에선 낯선 두 사람이 십자가 앞에서서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참 이상하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할아버지 집에 이런 것이 하나 있었어. 이상하게 생겼다.』
『이 사람들은 꿈을 꾸는 자들인가 봐. 그래도 행복해 보이는데!』
얘기를 나누던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갔다.
리스트를 검토하고 있던 마드레가 갑자기 묻는다.
『알 수 없는 일이네. 쟝, 서명하지 않았어요?』
『더 있다 하겠소』
『왜요?』
『글쎄, 더 있다 하겠소』
『미쉘도 안 했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도 드문 일이라 아무도 대답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또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루이가『들어올 것이지!』소리치며 안경을 이마 위로 걷어올렸다. 젊은 신부가 문을 밀고 들어섰다.
『아니, 여기에 동냥을 달래러 왔나!』
하며 루이는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피에르는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여기서 노크하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제가 방해되지 않겠습니까? 전「싸니ㆍ오」의 보좌신부입니다. 얘기가 하고 싶어서…』
『그런데 화요일마다 노동사제 간의 모임이 있어서 지금 떠나는 길인데요. 그러면…』
피에르는 지하철까지 함께 걸어가자고 하고 싶었으나 오늘 처음 이 집에 왔다 간 노동자들 생각이 났다. 그들이 본당신부하고 함께 걸어가는 자기를 본다면…다소 망설여졌다.
『당신하고 걸으면서 얘기하고 싶지만 저하고 함께 걷기를 꺼려하는 심정을 이해합니다.』
『아니오』피에르는 얼굴이 붉어졌다.『함께 갑시다』
「죠레스」광장까지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무엇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피에르는 어색한 미소를 띠운 채 호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걸었다.
젊은 신부가 먼저 말을 꺼냈다.
『어젯밤 모임에 갔었지』
『수단을 입으시고?』
『물론이지요! 평화를 위한 모임에 신부가 가는 것이 적당치 않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네 본당신부가 그 사실을 알고 계시오』
잠깐 침묵이 흘렀다.
『모릅니다』
『뭘 도와드릴 일이 있습니까?』피에르는 조용히 물었다.
『나도 모르겠소. 그날 저녁 정신이 번쩍 났소… 그래서… 그래서 당신한테 매달리는 거요!』
붉은 머리의 사나이가 빠른 걸음으로 그들 옆을 지나갔다.
『잘 있나 바오로! 좋은 가죽 저고릴 입었군!』피에르나가 인사를 했다.
『참 좋은 거지. 그러나 이 속엔 아무 것도 입은 게 없네!』상대방은 웃으며 앞을 열어 보인다. 누더기 셔츠가 보였다.
『목요일에 오게 바오로! 꼭…』
『단 한 번도 우리 본당 교우들에게 좋은 덧저고리를 입었다고 말해 본 적이 없는데』
젊은 신부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것이 속에 아무 것도 입은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유일한 방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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